모평 6월4일 9월4일, 학평 네 차례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2020학년 모의고사 일정이 확정됐다. 모의고사는 수험생 본인의 공부상태를 점검하고 본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수능과 동일한 체제로 진행하기 때문에 실전연습의 장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모의고사 성적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실전과 같은 긴장감을 유지하고 본인의 약점을 보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다만 올해는 고등학교 학년별로 학생들이 다른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고3 수험생들은 2019수능과 동일한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수능을 치른다. 고2부터는 2015개정교육과정으로 교육과정이 바뀐다. 그렇지만 1년 유예기간이 있어 2021수능 역시 2019수능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1부터는 본격적으로 2015개정교육과정에 기초한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이 운영된다. 이에 따라 2022수능은 교육과정에서 국어와 수학이 공통과 선택과목으로 나눠지고 탐구영역의 변화가 반영될 전망이다. 제2외국어와 한문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점도 대비해야 한다.

올해 2020수능을 치르는 고3의 경우 큰 변화가 없는 만큼 공개된 고교 수능과 모의고사 일정에 따라 수험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2 겨울방학 기간부터 국어 수학 탐구 중심으로 수능 대비와 고3 1학기 내신 대비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절대평가의 역습’으로 평가되는 2019수능영어를 감안하면 자신있는 상위권을 제외하고는 영어에 대한 집중학습도 빼먹기 어렵다. 자연계열의 경우 탐구영역인 과탐의 영향력도 상당한 만큼 빨리 대비를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비 고1,2 학생들은 고교 내신을 중심으로 우선은 학습하고 중장기적으로 수능을 대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고3 총 6회 모의고사.. 6월, 9월모평 각각 4일 실시>
11월14일 수능을 치르기 전까지 고3은 총 6회의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다. 가장 활용도가 높은 시험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하는 수능 모의평가(모평)다. 6월모평과 9월모평 모두 4일 각각 실시한다. 6월 모평은 재수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첫 모의고사로 의미가 있다. 전국적 위상을 가늠하고 여름방학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는 기회로 유용하다. 9월모평은 처음으로 수능과 동일한 전체 범위로 시험을 치를 뿐아니라 재수생에 이어 처음으로 반수생들까지 참여해 실질적 실력을 가늠해보는 기회다. 게다가 9월모평은 곧바로 수시원서접수가 이어지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본인의 성적을 기반으로 수시 6장의 카드를 결정하는 가늠자 역할까지 하게 된다.

각 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는 4차례 치른다. 3월7일(서울) 필두로 4월10일(경기), 7월10일(인천), 10월15일(서울)로 날짜가 잡혔다. 모평보다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수능과 동일한 형태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시험의 감을 익히는 실전연습의 기회로 삼기 충분하다.

모의고사 시험범위는 3학년 6월모평의 경우 국어(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문학), 영어(영어Ⅰ 영어Ⅱ), 한국사, 사탐은 모두 전범위 출제된다. 수학(가)는 미적분Ⅱ 전범위, 확률과통계는 확률까지, 기하와벡터는 평면벡터까지 출제된다. 수학(나)는 수학Ⅱ 전범위, 미적분Ⅰ은 다항함수와 미분법, 확률과통계는 확률까지 출제된다. 과탐은 물리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은 전범위 출제며 물리Ⅱ는 Ⅲ.파동과빛 1.파동의발생과전달, 화학Ⅱ는 Ⅲ.화학평형 1.평형의 원리, 생명과학Ⅱ는 Ⅱ.유전자와생명공학 1.유전자와형질발현, 지구과학Ⅱ는 Ⅲ.대기와해양의 운동과상호작용 2.해수의운동과순환까지 출제된다. 제2외국어/한문은 전범위 출제다.
9월모평은 수능과 동일하게 모두 전 범위에서 출제된다. 이전까지는 고3교육과정이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시기에 따라 출제범위를 조정했지만 9월모평부터는 처음으로 전 범위로 확대된다. 1,2학년은 학년별로 3회의 모의고사를 실시한다. 3월7일 서울(경기, 광주 미실시), 6월4일 부산(서울 미실시), 9월4일 인천(경기 미실시), 11월20일 경기 순으로 진행된다.

<최근3년간 수능 1등급컷.. 국어 하락 ‘주목’>
2016년과 2017년 실시한 2017학년, 2018학년 수능 원점수 1등급컷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치러진 2019학년 수능에서 수험생들이 국어를 가장 어려워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1등급컷을 형성하는 원점수가 높아지는 경우 쉬운 시험, 낮아지는 경우 어려운 시험으로 평가할 수 있다. 100점을 받아야만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시험과, 90점만 받아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시험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표준점수는 높을수록 어려운 시험으로 분석된다.

2019수능 국어의 1등급컷은 84점이었다. 2017수능의 92점, 2018수능의 94점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 결과다. 표준점수의 경우 2017수능 130점, 2018수능 128점, 2019수능 132점이다. 원점수와 표준점수 모두에서 올해 수능이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된다.

수학의 경우 큰 난도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이과생이 치르는 수학(가)가의 경우 3년 연속 원점수 등급컷이 동일했다. 2017수능부터 2019수능까지 모두 92점이었다. 표준점수는 약간씩 변동이 있었다. 2017수능 124점, 2018수능 123점, 2019수능 126점의 변화다. 2019 수능이 약간 어려워진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문과생이 치르는 수학(나)는 1등급컷이 내려간 특징이다. 2017학년과 2018학년 수능에서는 92점으로 같았지만 2019수능에서 88점으로 하락했다. 표준점수는 2017수능 131점, 2018수능 129점, 2019수능 130점이었다.

영어의 경우 원점수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1등급비율을 통해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다. 처음으로 절대평가로 시행한 지난해 수능에서는 1등급비율이 10.03%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는 5.3%로 나타나 1등급비율이 반토막이 나면서 ‘절대평가의 역습’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6월모평 9월모평 1등급컷은>
수능이전 치른 모평/학평 중 평가원이 직접 주관하고 재수생들까지 시험에 참여한 모평의 등급컷은 수능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는 주요잣대 중 하나다. 그렇지만 2019수능의 경우 9월모평이 다소 난도가 하락한 추세와 반대로 국어 영역의 난도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예측이 어려웠다는 평가다. 영어 역시도 예상보다 난도가 높아 1등급 비율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치른 6월모평의 경우 국91점 수(가)85점 수(나)87점이 1등급컷이었으며, 9월모평의 경우 국97점, 수(가)91점, 수(나)92점이었다. 6월모평 대비 9월모평에서 등급컷이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하락했던 모습이다. 수능의 난도 상승이 예측이 어려웠던 이유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실시되기 때문에 90점이상인 경우 모두 1등급을 받게 되는 구조다. 영어 난이도를 판단할 수 있는 1등급비율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6월모평의 1등급비율은 4.19%로 어렵게 출제된 반면, 9월모평에서는 7.92%로 높아졌다. 6월모평보다 쉬워지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서 수능 난도에 대한 엇갈린 예측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수능 영어의 1등급 비율이 5.3%로 나타나면서 난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수능, 전반적 난도 ‘상승’.. ‘역대급’ 국어>
2019수능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체감했던 대로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점수 최고점 등으로 분석한 결과 영역별 난도가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특히 ‘역대급’으로 불린 국어의 난도가 상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으로 상승했고 만점자도 전체 응시생의 0.11%인 148명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어려웠다는 비판이 많았던 만큼 2020수능 국어는 다소 평이했던 2018수능과 비슷한 난도 출제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변별력이 있는 문항을 어느 정도 대비할 필요는 있지만 지나친 고난도 문항까지 걱정할 필요는 크게 없을 전망이다.

2019수능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150점 수(가)133점 수(나)139점이었다. 2018수능의 국134점 수(가)130점 수(나)135점보다 전반적으로 표준점수가 높아진 특징이지만 국어의 상승폭이 월등했다. 전체집단 중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내는 표점은 어려운 수능일수록 최고점이 오른다. 따라서 표점 최고점은 높다면 해당시험이 어려웠다고 판단할 근거가 된다. 국어영역의 표점 최고점이 지난해보다 16점이나 상승했다는 점은 시험의 난도가 상당했다는 것을 드러내는 지표인 셈이다.

만점자 비율로 살펴봐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만점자 비율은 국어 0.11%(148명), 수(가) 0.68%(655명), 수(나) 0.58%(810명)이었다. 2018수능의 국어 0.61%(3214명), 수(가) 0.1%(165명), 수(나) 0.11%(362명)에 비해 수학 만점자 비율은 늘어난 반면 국어는 대폭 줄었다. 결과적으로 국어영역의 난도 상승하면서 수험생들의 정시지원에서도 영향력이 확대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올해 치러질 2020수능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수능 난도에 대해 사과까지 했기 때문이다. 국어의 영역의 난도가 더 오르긴 어려운 만큼 이전의 수능과 모의고사 문항들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절대평가의 역습’ 영어.. 2019수능 1등급비율 5.3%>
절대평가 2회차를 맞은 2019수능의 영어 1등급 비율은 5.3%(2만7942명)로 나타났다. 상대평가로 치러진 수학 가형 6.33%, 나형 5.98%보다도 낮은 비율을 보였다. 2018수능의 첫 절대평가에서 1등급 비율 10.03%(5만2983명)로 ‘쉬운영어’ 기조를 확연히 드러낸 것과 상반됐다. 2년 만에 1등급 비율이 반토막이 되면서 상대평가로 치러졌던 2017수능 1등급 비율 4.42%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수험생의 입장에서 난도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영어 영역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절대평가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평가원은 난도조절 실패를 자인했다. 성기선 평가원장은 지난달 4일 수능채점결과를 발표하며 수험생 분석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성 원장은 “출제위원 검토위원이 예상 정답률을 정하는데 예측력이 일부 문항에서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영어의 경우 학생들의 변화가 많았다. 지난해 1등급이 많이 나오다 보니 올해 좀 가벼이 본 것이 아닌가 싶다”며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준비도가 약간 떨어졌다고 본다. 학생들이 과거보다 영어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었고, 시험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 앞으로 모집단 특성 파악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수능 직전 실시한 9월모평에서 영어 1등급비율은 7.92%로 나타나 수험생들이 실제 수능에서 영어 난도 상승을 예측하긴 어려웠다. 다만 6월모평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4.19%로 절대평가 체제에서 치른 모의고사 중 가장 어려운 수준을 보였던 만큼 ‘불수능’을 예견했던 전문가도 있었다. 다만 9월모평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7.92%로 확대됐고 지난해 수능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10.03%였던 만큼 실제 2019수능에서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렸었다.

반대로 2018학년에는 6월모평이 쉽게, 9월모평이 어렵게 출제됐었다. 이후 수능에서도 영어 1등급 1비율이 10.03%로 기대 이상으로 쉽게 출제됐다. 6월모평에서 영어 1등급비율은 8.08%로 다소 쉽게 출제됐다가 9월모평에서 5.39%로 대폭 축소됐었다. 지난해 첫 절대평가 체제로 영어가 이전보다 쉬울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지만 막상 9월모평 영어는 6월모평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2017수능의 90점 이상 비율인 7.8%와 비교해도 확연히 낮았다. 9월모평 난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수능최저 충족에 비상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실제 수능에서는 영어 1등급 비율이 10.03%의 유례없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2018학년의 사례를 되짚어 보면 9월모평에서 영어가 어렵게 출제됐더라도 실제 수능은 난도를 다소 하향한 셈이다. 반대로 지난해는 9월모평에서 다소 쉽게 출제된 영어가 실제 수능에서는 급격히 어려워진 모습을 보이면서 평가원이 절대평가 난도조절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학생들의 준비도가 부족했던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영어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영어영역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성적에 따라 영어의 학습량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2020수능을 치를 수험생들 역시 자신의 영어 성적을 기준으로 과목별로 학습량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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