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가리기 양극화'.. '상승' 10개교 '미달' 4개교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2019학년 전국 30개 외고의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1.36대1(모집5917명/지원8062명)로 확인됐다. 지난해 경쟁률 1.38대1(6117명/8422명)보다 소폭 하락한 결과다. 최근 4년 연속 하락세지만 고입 동시실시와 외고-일반고 전환 논란이 끼친 영향은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해보다 지원자 감소폭도 적다. 외고 지원자는 2016학년 1만1941명, 2017학년 9513명, 2018학년 8422명, 2019학년 8062명의 추이다. 2017학년 학령인구 절벽으로 2428명이 대폭 줄은 후 지난해 1091명, 올해 360명이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 부산국제외고가 일반고로 전환, 1개교의 지원자 수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나름 선방한 모습이다. 전체 경쟁률은 하락했지만 경쟁률이 상승한 외고도 10곳에 달한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체 정원을 채우지 못한 외고가 4곳이나 등장, 고교별 선호도 차이가 드러났다. 

베리타스알파의 경쟁률 집계는 타 매체의 경쟁률 집계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국 30개 외고는 정원내 전형과 정원외 전형을 둘 다 운영하지만 베리타스알파는 정원내 모집/지원인원만을 바탕으로 경쟁률을 집계하기 때문이다. 

2019학년 전국 30개 외고의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1.36대1(모집5917명/지원8062명)로 확인됐다. 명덕외고는 올해 전체와 일반전형 경쟁률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전체경쟁률 1위 '명덕'.. 성남 대전 충남 수원 톱5>
명덕외고는 올해 전체와 일반전형 경쟁률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최근 4년간 명덕외고의 전체 경쟁률은 2016학년 8위, 2017학년 11위, 2018학년 19위였으나 올해 이변을 만들었다. 전체 경쟁률 1.87대1(250명/467명)의 수치다. 경쟁률 상승요인은 최근 대입 실적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 학교 경쟁력이 상승했다는 여론이다. 명덕외고는 2018대입에서 서울대등록자 28명(수시21명+정시7명)을 배출하며 외고 3위의 실적을 냈다. 전국 순위로는 15위다. 수시대세인 현 대입에 안정적으로 적응, 내실있는 학종 대비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대입에서도 서울대등록자 15명(수시14명+정시1명)을 기록, 수시강세를 보여줬다.

전체 경쟁률 톱5는 명덕 대일 전남 수원 한영에서 끊어졌다. 지난해와 경쟁률이 동일한 수원을 제외 4개 외고의 경쟁률이 모두 상승한 모습이다. 올해 경쟁률이 상승한 외고는 10개교에 달한다. 고입 동시선발에도 불구하고 외고 경쟁률이 상승한 이유는 일반고와의 복수지원 가능과 영어내신 평가방식 변화 등으로 분석된다. 올해부터 외고 국제고 입시에서 반영하는 4개학기 영어성적은 모두 절대평가 성적으로 전환됐다. 지난해까지 중2학년 성적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 중3학년 성적은 상대평가인 석차9등급제로 반영하던 것에서 2019학년 고입부터는 중3학년 성적까지 절대평가 방식으로 확대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평가방식 전환으로 지원자 풀이 늘어나 경쟁률 상승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마찬가지로 2022대입개편으로 정시확대(30%이상)가 예상되면서 기존 정시에 강했던 학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위였지만 올해 6위에 자리한 미추홀의 경우, 경쟁률 하락이 외부요인에 있다고 파악된다. 올해 11월부터 3차례에 걸쳐 진행된 인천교육청의 인천지역 5개 외고/국제고/자사고대상 고입선호도 조사(인천지역 중3 대상)의 영향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미추홀외고는 정원내 192명을 모집하지만 선호도 조사에서 1차365명 2차335명 3차317명이 지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 5개교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최대 173명을 초과하는 수치다. 선호도 조사결과를 통해 학생들이 미리 지원자 풀 규모를 예측하고 경쟁률 상승을 우려, 실제 지원은 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전체 경쟁률이 상승한 외고는 명덕 대일 전남 한영 강원 경기 부일 안양 청주 고양이다. 명덕 1.35대1(250명/337명)→1.87대1(250명/467명) 대일 1.62대1(250명/405명)→1.77대1(250명/443명) 전남 1.62대1(125명/202명)→1.77대1(125명/221명) 한영 1.37대1(250명/342명)→1.68대1(250명/420명) 강원 1.57대1(125명/196명)→1.59대1(125명/199명) 경기 1.54대1(200명/308명)→1.57대1(200명/313명) 부일 1.08대1(200명/216명)→1.44대1(200명/288명) 안양 1.04대1(250명/260명)→1.36대1(250명/339명) 청주 1.19대1(200명/237명)→1.33대1(200명/266명) 고양 1.24대1(250명/309명)→1.31대1(250명/328명) 순이다.

<일반경쟁률 평균 1.52대1 '상승'.. 명덕 대일 한영 전남 경기 수원 톱5>
정원의 80% 상당을 모집, 실질 경쟁률로 여겨지는 일반 경쟁률 평균은 1.52대1(4715명/7153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1.48대1(3630명/5358명) 대비 상승한 모습이다. 명덕 대일 한영 전남 경기(공동) 수원(공동)이 톱5에 자리했다. 1위에 자리한 명덕외고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2.16대1(200명/431명)이다. 지원인원이 지난해 302명보다 무려 129명 늘었다. 이어 대일 1.77대1(200명/354명)→2.03대1(200명/406명) 한영 1.62대1(200명/324명)→2.02대1(200명/404명) 전남 1.77대1(100명/177명)→1.97대1(100명/197명) 경기 1.73대1(160명/277명)→1.81대1(160명/290명) 수원 1.86대1(160명/298명)→1.81대1(160명/290명) 순이다. 유일하게 수원이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떨어졌다. 올해 2대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인 곳은 단 3개교에 불과하다. 

일반 경쟁률이 상승한 외고는 명덕 대일 한영 전남 경기 안양 동두천 부일  청주 고양 서울이다. 명덕 1.51대1(200명/302명)→2.16대1(200명/431명) 대일 1.77대1(200명/354명)→2.03대1(200명/406명) 한영 1.62대1(200명/324명)→2.02대1(200명/404명) 전남 1.77대1(100명/177명)→1.97대1(100명/197명) 경기 1.73대1(160명/277명)→1.81대1(160명/290명) 안양 1.22대1(200명/244명)→1.55대1(200명/310명) 동두천 1.49대1(160명/238명)→1.52대1(160명/243명) 부일 1.12대1(160명/179명)→1.51대1(160명/242명) 청주 1.29대1(160명/206명)→1.49대1(160명/239명) 고양 1.42대1(200명/283명)→1.45대1(200명/290명) 서울 0.95대1(200명/189명)→0.96대1(200명/192명) 순이다. 서울은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소폭 상승했으나 미달을 기록했다. 

<경쟁률 미달.. 인천 김포 과천 서울 4개교>
올해는 인천 김포 과천 서울 4개교가 전체 경쟁률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지난해 3곳에서 4곳으로 증가한 양상이다. 인천과 서울은 2년 연속의 결과다. 인천은 250명 모집에 지원자가 218명에 그쳤다. 서울은 250명 모집에 203명이 지원했다. 각 0.87대1, 0.81대1의 수치다. 김포는 200명 모집에 170명이 지원, 0.8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천은 250명 모집에 211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은 0.84대1이다. 네 학교 다 일반전형과 사회통합 전형 모두에서 모집인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일반전형은 그나마 근소한 차이였지만 사회통합 전형은 크게 미달해 전체 경쟁률 하락에 영향을 줬다.

미달 학교가 서서히 증가하는 등, 외고의 선호도 하락은 외부적 차원의 이유가 존재한다. 지난해부터 수능 영어영역 절대평가가 실시되면서 영어성적은 표준점수나 백분위가 제공되지 않게 됐다. 9등급 고정분할식을 적용해. 90~100점이 1등급, 80~89점이 2등급으로 등급간 점수차가 10점에 달한다. 영어가 갖는 변별력은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대학들은 영어 절대평가 시행을 감안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조정하고 정시에서도 반영비율을 줄였다. 수능에서 영어의 변별력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수시모집이 확대된 상황에서 통상 외고 학생들의 대입 루트였던 어학특기자전형은 매년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입 간소화 정책을 일환인 데다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인문계열 취업난의 영향도 있다. 4년제 대졸자의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인문계열 취업난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 역시 과학기술 발전과 SW(소프트웨어) 중심 산업 육성을 장려하고 대학의 이공계 정원 확충에 힘쓰고 있다. 외고에 진학하게 되면 고교 진학시점부터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모집단위가 인문계열로 한정된다. 교육과정도 외국어와 인문사회계열 교과위주로 편성된다. 일부 학교에서 운영되던 이과반도 2014~2015학년 입학생을 마지막으로 폐지됐기 때문에 진로를 명확히 정하지 못한 학생들은 지원을 망설일 수 있다. 

<옥석가리기 양극화.. 학교별 교육경쟁력 영향>
이런 상황에서 일부 외고의 경쟁률이 반등한 것은 개별학교가 갖춘 교육 경쟁력 때문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최근 대입의 무게중심의 수시 학종 위주로 급격히 옮겨 가면서 과거 수능이나 특기자에서 강점을 보였던 외고들도 수시 학종 대비 체제를 갖추고 있다. 통상 수시합격생이 재학생인 점을 감안하면 10명 이상의 서울대 수시 합격생을 낼 수 있다는 건 학교 차원의 학종 대비 체제를 갖췄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지난해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한 고교 가운데 외고는 28개교(경남 제주 청주 실적없음)로 수시216명+정시75명의 실적을 냈다. 수시 실적이 압도적이다. 실제로 2018 서울대 등록자 외고 상위3위까지만 끊어봐도 모두 올해 고입에서 경쟁률이 상승한 모습이다.

외고 가운데 2018 서울대 등록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1위는 대원이다. 서울대 등록자 53명(수시36명+정시17명)을 배출해 전국순위로는 5위에 해당하는 실적을 냈다. 2017학년에도 서울대 등록자 55명(수시42명+정시13명)을 배출, 외고 1위와 전국순위 4위였다. 대원은 2011학년 고입에 영어내신 위주의 자기주도학습전형 도입으로 소위 '선발효과'가 사라진 이후에도 학교 자체 경쟁력으로 대입 수시체제를 일궜다고 평가받는다. 

이어 한영과 명덕이 각 2위, 3위에 올랐다. 한영은 서울대 등록자 34명(수시25명+정시9명)을 배출해 외고 2위를 차지했다. 1위 대원외고와 등록자 수로는 큰 차이를 두고 있지만 전국순위 8위에 해당하는 우수한 실적이다. 2017학년 외고순위 2위에 해당하는 실적 31명(수시26명+정시5명)보다 증가한 등록자수로 2018학년에도 외고순위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외고 3위(전국15위)는 명덕외고(서울)다. 서울대 등록자 28명(수시21명+정시7명)을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명덕외고는 2017학년 실적 15명(수시14명+정시1명), 외고순위 7위에서 무려 13명(수시7명+정시6명)이나 대폭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고교별 서울대 등록자수 조사는 고입체제 개편 이후 학교별 경쟁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잣대로 의미가 있다. 특히 수시는 고교 경쟁력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수시실적은 정시에 활용되는 수능이라는 정량평가나 우수한 개인들의 실적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 시스템이 만드는 실적이라는 점, 재학생 중심의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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