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인원 변동 따른 합격선 변화 ‘촉각’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19정시 원서접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의학계열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근소한 차이로 합불이 갈리는 만큼 올해 변수에 대한 분석이 필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의 도움을 받아 2019 의치대 정시 변수에 대해 짚어봤다. 

대표적인 변수는 모집인원 증가다. 모집인원 자체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의학계열 지원이 지난해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것이 본인이 지원하려는 대학의 합격선 하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병진 소장은 “오히려 바뀌는 환경은 더 많은 변수를 동반한다. 그 변수에는 수험생들이 소위 ‘폭발’이라고 부르는, 예년과는 다른 입시결과 상승이 포함될 수 있따. 올해 유난히 ‘폭발’한 모집단위가 내가 지원한 모집단위가 아니라는 보장 또한 없다. 즉 전체적인 상황에 대한 분석과 그 의미를 이해하되,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의학계열은 작은 점수로도 합불이 결정되며,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 반영지표상 유불 리가 극명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본인 점수구조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유리함을 활용할 수 있는 모집단위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자연계열 최상위권 각축지인 의학계열 변수는 무엇일까. 2019정시 원서접수를 앞둔 수험생들은 의대 대학별 모집인원 증가, 인성면접 확대 등에 주목해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모집인원 증가여부 ‘촉각’.. 합격선 변동>
모집인원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9학년은 의전원이 학부로 전환되는 마지막해로, 최근 몇 년 간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해이기도 하다. 의대의 경우 가톨릭대/경북대/경상대/경희대/부산대/이화여대/인하대/전북대/제주대/조선대/충남대 등 11개 대학에서 총 347명이 증가하며, 치대는 경북대/경희대/전북대/조선대 등 4개 대학에서 77명이 증가한다. 서울대 자연계열 정시 선발인원은 361명으로, 의치대의 증가 모집인원이 서울대 자연계열의 정시 선발인원보다 많다. 의대 선발인원은 총 3000여 명 수준으로, 그중 37% 수준인 1095명을 정시로 선발한다. 하지만 수시 미등록 인원으로 인한 최종 정시모집 확정 인원이 발표되면 실제 정시 모집인원은 더 늘어날 것이므로 각 대학이 발표하는 최종 정시 모집인원을 필히 확인해야 한다. 

모집인원 증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이유는 모집인원의 증가가 곧 합격선의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체 수험생이 60만명이고, 서울대가 신입생을 2000명 선발한다고 가정하면 상위0.33%까지 서울대 합격이 가능하다. 만일 서울대가 3000명을 선발한다면 상위0.5%까지로 늘어난다. 

이런 원리는 모든 대학에 연쇄적으로 적용된다. 연고대가 각2000명을 선발한다고 가정하면, 서울대가 2000명을 선발할 경우 6000등 기준인 상위1%가 돼야 연고대 합격이 가능하다. 반면 서울대가 3000명을 선발하면 상위7000등 기준인 1.17%까지 연고대 합격이 가능하다. 이런 맥락에서 자연계열 최상위 선호도 학과인 의학계열 선발인원 증가는 자연계열 전체 대입의 변수로 작용한다. 

이같은 영향은 주요 한의대/수의대는 물론 주요 상위권대학 공대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시미등록인원으로 인한 정시모집 확정인원에 따라 이 영향은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다. 올해는 작년 부산대/원광대 수준의 많은 이월인원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두 학교를 제외하면 전년과 큰 차이 없는 이월인원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진 소장은 “극상위권들의 싸움인 의대 정시는 모집인원 한 명, 두 명의 증가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의대를 염두에 두지 않는 상위권 공학계열 희망 학생들도 이를 유심히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연대 가톨릭대(나군) 의대 모집인원 증가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연대 가톨릭대의 모집인원 증가다. 2019학년에는 나군의 최상위권 의대인 연세대와 가톨릭대 의예과 정시 모집인원이 각5명 증가한다. 연대 가톨릭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크게 가군 서울대에 지원하는 경우과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뉜다. 서울대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가군 경희대를 지원하거나, 일부 여학생의 경우 이화여대에, 지방 학생의 경우 거점 국립대에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연대 가톨릭대 정시 모집인원 증가는 해당 대학 합격선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늘어난 5명이 모두 가군 경희대 의대를 지원한다면 경희대 의대 합격 가능한 예비순위가 10순위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가군 국립대 의대 지원 경향이나, 나/다군 의치대 지원에도 연쇄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 이대(가군) 모집인원 대폭 증가 
이대 모집인원 증가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이대는 최상위권 여학생들에게 여전히 선호도 높은 의대다. 나군 메이저 의대를 지원하면서 가군 서울대 도전이 어려운 경우, 가군 이화여대를 선택하는 비율은 여전히 적지 않다. 이대는 올해 의전원 모집인원이 학부로 귀속된 대학 중 하나로, 귀속인원 전체를 정시에 배정해 정시 모집인원이 2018학년 22명에서 2019학년 45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김병진 소장은 “이대 모집인원 증가는 나군 한림대 을지대, 다군 인하대 순천향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대 특수성을 고려할 때, 반영비율은 다르지만 나군 연대 치대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군별 불균형 심화.. 가군 대폭 증가>
의대 정시 증가인원은 총111명이다. 이 중 가군에서만 84명이 증가한 특징이다. 이대의 경우뿐 아니라 가군 거점 국립대가 대폭 포함됐기 때문이다. 2019학년부터 다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한 아주대를 합하면 가군에서만 정시 모집인원이 96명 증가했다. 

반면 나군은 전체 모집인원이 5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천대2명, 가톨릭대/연대 각5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학은 같거나 오히려 줄었다. 충북대가 나군으로 이동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최상위권을 제외하고는 정시지원의 문이 더 좁아진 셈이다. 

지난해 서울대 2018학년 정시 추합인원은 총 103명으로, 인문계열10명과 전공 등의 이유로 KAIST 등 타 대학에 등록한 사례를 감안하더라도 최소 80여 명의 의대 중복 합격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는 가군에서 모집하기 때문에 이 학생들이 중복 합격한 의대는 나군 또는 다군이다. 즉 의대 지원을 고민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풍족한 가군과, 그렇지 못하면서 서울대 지원자와도 경쟁해야 하는 나군 사이에서 전략적 고민을 충분히 해야 한다. 이는 본인 점수대가 의대 안에서도 어느 구간에 위치하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 가군으로의 활발한 추가합격이 애초에 부족했던 모집인원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 엄밀히 판단해야 한다. 

<치대 모집인원 증가 역시 의대 변수로 작용>
상위권 치대 중 하나인 경희대 치대 모집인원 증가가 중위권 의대 지원에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 치대는 의대보다 선호도가 약세지만, 서울대/연세대와 함께 서울 소재 치대로서 경희대 치대 선호도는 거점 국립대 의대 수준에 육박한다. 수도권 의대를 희망하던 학생들이 수도권 의대에 지원하기 어려울 경우, 그 대안으로 충분히 고려할만한 모집단위라는 의미다. 

조선대 치대 역시 변수의 가능성이 높다. 지역학생 장악력이 높은 경북대/부산대 치대 인원증가도 주목해야 하지만 더 변수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조선대 치대 역시 지역학생 장악력이 있으면서 전 영역 백분위를 활용하는 치대로, 백분위 상 점수가 표준점수보다 높은 학생이 전략적으로 선택할 만한 모집단위다. 김 소장은 “표준점수상으로 불리해 백분위를 활용해야 하지만 백분위 활용 의대에 합격이 확실하지 못한 학생은 생각보다 많다. 이 경우 서울 소재 주요대학 대부분이 표준점수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상위권 대학 일반 공학계열 지원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은 조선대 치대를 선택지에 놓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도 서남대 폐교에 따른 전북대/원광대 의대 모집인원 증가도 변수다. 서남대와 전북대/원광대 사이에는 입시적 위치 차이가 있었던 만큼 전반적인 합격선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의사 인성문제 대두 따른 인성면접 강화>
모집인원 증가 외에도 살펴야 할 변수는 다양하다. 인성면접 강화에도 유의해야 한다. 몇몇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의학계열 합격자 인/적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여러 대학이 의대 입시에 인성면접을 도입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대입전형 간소화 조치로 수시/정시에서 대학별 사용 전형 요소가 제한됐는데, 2019학년부터 인성확인면접은 이 제한에서 제외되면서 자유롭게 인성면접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신임 서울대 의대 학장은 MMI(다중미니면접) 강화를 피력하기도 했다. 신찬수 신임 학장은 올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 “마음이 따뜻한 의사, 공감능력을 갖춘 의사가 진료현장에선 훨씬 중요하다. 아무리 천재적인 머리를 갖고 있어도 대화가 안 되는 사람은 의사가 되면 안 된다”며 “스무 살이 넘은 학생들에게 배려와 공감을 대학에서 가르쳐 바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입시가 매우 중요하다. 좋은 의사는 좋은 학생을 선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대 의대는 MMI(다중미니면접)라는 심층면접을 하고 있다. (다중미니면접을) 더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는 면접 시간을 두 배 늘린다고 명시하기도 했고, 울산대 고려대 충북대도 2019학년부터 인성면접을 도입한다. 이는 앞으로도 확대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대학의 경우 제시문에 영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언어 능력 향상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인문계열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의대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각축지인 의대에서도 수(나)+사탐 조합의 인문계열 지원이 허용되는 대학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이대다. 이대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인문계 6명을 선발한다. 만점에 준하는 점수여야 지원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가톨릭관동대도 인문계 학생을 선발한다. 전체 정원 중 인문계를 3명 선발하면서 자연계 정원이 3명 줄어든 점에 유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만점에 준하는 점수여야 지원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곳 모두 가군이라는 점에서 서울대 인문계열 지원을 포기해야 지원할 수 있다. 

순천향대는 인문계열 학생이 지원할 수는 있지만, 사실상 합격이 어려운 곳이다. 수(가)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나)+사탐으로 만점을 받으면 순천향대식 환산점수 1000점이 되는데, 순천향대 합격선은 가산점을 포함한 1006점 내외부터 시작한다. 김 소장은 “즉 인문계열 만점자라 하더라도 순천향대 의대에 지원하는 것은 원서 한 장을 낭비하는 것에 가까우므로, 의대를 지원하고자 하는 인문계열 학생은 이대 가톨릭관동대 중 한 곳만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원광대 치대(4명)가 유일하다.

<2019정시 37개의대 1095명 모집.. 수시 이월인원 주목>
의대는 올해 정시에서 1095명을 모집한다. 서남대가 폐교하면서 40개교로 재편된 의대는 학부선발을 하지 않는 강원대 건국대 차의과대를 제외한 37개교가 정시선발을 실시한다. 의전원에서 의대로 전환하며 지난해 한시적으로 학부모집을 중단했던 제주대가 올해 선발에 복귀한다. 

올해 정시모집인원 1095명은 작년보다 154명 늘었다. 수시이월을 고려하면 요강보다 100여명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36개의대 정시 모집인원은 요강상 941명이었으나 수시이월인원이 109명 발생해 실제로는 1050명을 모집했다. 올해 수시모집인원이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작년 이월규모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높다. 다만 수시이월 규모가 2016학년 252명, 2017학년 128명, 2018학년 87명 순으로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정시원서접수 전 공개되는 최종 모집인원을 필히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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