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수능 성적표가 나온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성적표에 찍힌 자신의 점수를 인정하는 것이다. 점수에 맞는 정시전략 수립이 부족한 점수를 만회하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정해진 점수를 바꿀 순 없지만, 대학별로 적용되는 최종 점수는 달라질 수 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연구소장이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정시 합격 로드맵'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점수에 맞는 정시전략 수립이 부족한 점수를 만회하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미 정해진 점수를 바꿀 순 없지만, 대학별로 적용되는 최종 점수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1단계 성적 분석은 입체적으로>
정시 전략 1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능 성적표 분석이다. 대학/학과마다 수능 반영 방법이 천차만별이므로 내가 가진 수능 점수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수능 총점이더라도 표준점수, 백분위 등 활용지표에 따른 유불리가 존재한다. 수능 영역별 가중치나 가산점에 따라 대학 환산점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지원 대학의 수능 활용 방법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같은 대학이라도 모집단위별로 수능 반영 영역이나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다. 상위권 대학에서는 수학, 탐구 영역의 유형을 지정해 반영하지만, 중하위권의 경우 대부분 가/나형, 사/과탐을 반영하면서 교차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한다. 영어 등급제로 인한 영어 반영 방식도 대학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보다 유리한 반영 방식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성적 분석에는 5가지 체크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 영역별/영역 조합별 전국 기준 나의 석차 파악해야 한다. 두 번째는 대학에서 활용하는 표준점수, 백분위로 성적을 살펴봐야 한다. 세 번째, 나에게 유리한 영역과 불리한 영역을 분석하고 가장 유리한 반영영역 조합 찾아내야 한다. 네 번째, 동점대 평균을 통해 반영 영역 총점이 같은 동점자들과 비교해 성적 영역별 강약을 확인해야 한다. 다섯 번째로 대학별 맞춤 점수와 현실적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모집 단위의 범위 체크해야 한다.

<2단계 군별로 3~4개 입시 전략 노트를 만들자> 
정시 모집은 가/나/다 군별로 1회씩 총 3회까지만 지원할 수 있다. 수시보다 3번의 기회가 적다. 정시 3번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군별 지원전략을 철저히 짜야 한다. 입체적인 성적 분석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수능 활용 모형을 찾았다면 모형에 맞는 대학/학과를 군별 3~4개로 압축해야 한다. 같은 대학이라도 모집단위별로 수능 반영 영역이나 영역별 반영비율이 다르므로 자신에게 유리한 학과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군별 3~4개의 대학/학과를 선정한 후에는 입시 전략 노트를 만들어야 한다. 입시 전략 노트는 모집군별, 우선순위별로 정리한다. 목표대학/학과의 모집 인원, 선발 방법, 내 점수와 배치점수 비교, 3개년 경쟁률 및 입시 결과, 추가 합격 순위까지 상세히 기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3개년 정도의 경쟁률을 취합하면 매년 경쟁률 흐름이 어떤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지원 성향에 맞춰 입시 전략 노트를 작성하고 성적 분석을 통한 정확한 자신의 위치 파악했다면 모의 지원을 통한 지원 경향 분석, 실시간 경쟁률 확인 등을 종합해 꾸준히 업데이트하도록 한다. 정보력이 곧 입시에서의 경쟁력을 의미하므로 입시 동향과 변수들을 미리 정리해둬야 원서 접수 전 혼란을 피할 수 있다.

<3단계 올해 입시 변수 파악>
올해 입시의 변수를 미리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년도 수능 지원 인원과 비교해보면 올해는 2018학년 대비 1397명이 증가한 59만4924명이 수능에 지원했다. 실제 수능 응시자는 5일에 공개될 것이나  지원자로 보면 재학생은 전년 대비 3237명 증가한 44만8111명(75.3%), 졸업생은 2050명 감소한 13만5482명(22.8%)이 지원했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졸업생이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높으나 올해는 전체 지원자 수 증가에도 졸업생은 오히려 감소해 졸업생 영향력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에 비해 탐구 미선택 인원이 증가하면서 사회/과학탐구 지원자가 모두 감소한 특징이다. 특히 과탐 지원자 수는 전년 대비 1349명이 감소해 자연계 인원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반면 수학 나형 지원자는 증가해 자연계열 학생의 수학 나형 지원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교차지원이 가능한 자연계열 모집 단위 지원 시 유의할 필요가 있는 지점이다.

정시모집은 수시와 달리 마지막 지원 기회라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안정 지원 경향을 보이게 된다. 성적권별로 중복 합격자들의 모집군별 연쇄 이동현상이 생기는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게 되는 원인이다. 마찬가지로 학과보다는 대학을 선택하는 경향도 강해 전통적인 학과 서열이 무너지고, 하위권 학과에서 높은 합격선과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한다. 상위권 대학은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학과의 서열이 매년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과 합격선을 나타냈던 상위권 모집단위가 다음 해에는 하위권으로 경쟁률 및 합격선이 낮아지기도 한다. 반대로 전년도에 하위권 합격선을 보였던 모집단위의 합격선이 최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등의 변화도 매년 일어나기 때문에 반드시 지원 대학의 입시 결과를 확인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4단계 원서접수 전 최종 지원 원칙을 세우기>
군별 지원전략을 잘 세웠다고 해도 결국 마지막 결단에는 본인의 소신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정시모집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는 수능 성적이기는 하지만, 입시 결과를 보면 수능 성적순에 따라 차례로 합격이 결정되진 않는다. 수많은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누구도 합격과 불합격을 보장할 수 없다. 

본인의 소신이 확고해야 결과에 따른 후회가 줄어든다. 만일 재수는 고려하지 않으며 올해 꼭 대학에 가야 하는 학생이라면 합격 지원을 목표로 해야 한다. 재수도 어느 정도 고려하는 학생이라면 1~2개의 군에서는 합격 지원을 한 개의 군에서는 추합가능 지원 전략으로 대학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재수까지 각오하더라도 꼭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은 학생이라면 추합가능 지원과 불합격 각오 지원 전략으로 가/나/다군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본인의 소신에는 학과를 선택할 것인지, 대학을 선택할 것인지도 포함돼야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향후 진로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관련 학과 중 나의 성적에 맞는 대학을 결정하고, 학과에 상관없이 목표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은 희망 대학의 경쟁률과 합격선이 낮은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

<5단계 최종 선발 인원까지 확인한 뒤, 원서접수 진행>
올해 수시 모집 미등록 충원 등록 마감일은 27일이다. 수시 미충원 인원은 정시 모집을 통해 선발하기 때문에 정시 모집 인원은 처음 계획했던 인원에 비해 증가한다. 대학 및 학과에 따라 정시 모집 인원의 변화 폭이 다르며 최초 정시 모집 요강에는 선발 인원이 없던 학과에서 수시 이월로 새롭게 모집 인원을 선발하기도 한다. 모집 인원의 변화는 경쟁률과 합격선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대학/학과별 수시 이월 인원을 확인해 최종 정시 모집인원을 기준으로 한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정시는 수시와 달리 막판 눈치작전이 매우 치열하다. 하지만 지나친 눈치작전은 잘 세워놓은 입시전략을 한순간에 무너지게 할 수 있다. 지원 대학의 실시간 경쟁률을 살피면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끝까지 체크해야 하지만 대학별로 원서 접수 마감 시간이 다르므로 마감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학에서 마지막에 발표하는 경쟁률의 영향으로 최종 경쟁률 순위가 크게 뒤바뀐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 경쟁률이 낮다고 최종 경쟁률이 낮을 것이라고 속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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