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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한의사 배재원의 건강한 공부] 시험을 위한 약 알고 먹어야

기사승인 2018.11.19  21: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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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철이면 물범탕, 수능주사, 우황청심원 등의 시험관련 약물 기사가 단골뉴스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찾는 사람도 많고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다는 반증이다.

보도에 의하면 미국 대학생 중 30%가 시험을 앞두고 ADHD치료제를 시험 잘 보는 약으로 복용한다고 한다. 주자독서환이라는 한약은 성리학을 집대성한 송나라의 유학자 주희가 암기력을 높이기 위해 복용한 약으로 지금까지 처방되고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서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약이 시험을 위해 쓰여 왔다. 남들 다 먹는 것 같아 안 먹자니 불안하고 막상 먹자니 무슨 약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난감하다.

시험을 앞두고 약을 복용할 때는 평소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시험 잘 보자고 먹은 약이 오히려 시험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은 잘못 쓰면 독이 된다. 어떤 약을 어떻게 써야 시험에 도움이 될까? 똑같이 공부해도 시험 성적은 다르다. 시험을 더 잘 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체력과 담력을 손꼽을 수 있다. 시험 잘 보는 약은 이 두 힘을 북돋을 수 있어야 한다.

시험 끝까지 최상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체력

한두 시간 내에 끝나는 짧은 시험이 아닌 이상 체력은 매우 중요하다. 9시간의 초(超)집중을 필요로 하는 수능시험이나 장시간의 각종 시험과 고시들, 이틀에 걸쳐 치르는 의사국가고시가 그렇다. 심지어 변호사 시험은 중간 휴식일을 포함해 장장 5일이나 계속된다. 든든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평소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시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릴 때까지 한결같은 집중력을 유지하려면 그에 맞는 체력이 필요하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순간이 많아질수록 시험 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지고 문제를 깊이 파악하고 이해하는 통찰이 어렵게 된다. 신체와 두뇌는 서로 의존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둘 중 어느 한쪽만 좋아져서는 최상의 결과를 얻기 어렵다. 

체력이 아무리 좋아도 뇌가 피로에 빠져 있거나 해마를 포함한 뇌의 중요 부위에 혈류량이 감소하면 기억력과 학습력은 물론 인지기능이 떨어진다.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면 논리적인 사고가 힘들고 기호와 문자에 대한 이해력이 감소한다. 의사결정력이 약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뇌는 풍부한 혈액공급과 포도당을 필요로 한다. 이런 배경으로 혈액순환개선제인 은행잎 추출물 징코 성분을 포함한 포도당 수액주사가 일명 수능주사로 불리게 되었다. (혈액순환개선제인 징코 성분의 직접적인 기억력 향상 효과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로드 아일랜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ADHD 치료에 쓰이는 각성제 애더럴(Adderall)을 시험 때 복용하는 것은 시험 잘 보는 데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의학과 한의학을 함께 공부한 입장에서 보면 뇌신경 보호 효과가 있는 장원단이나 기억력과 학습 능력 향상 효과가 확인된 귀비탕이 오히려 시험 준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체력과 뇌기능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는 복합처방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험불안증을 예방하는 담력
절벽을 가로지르는 통나무 다리 아래로 천길 낭떠러지가 있다면 다리가 후들거리지 않고 건널 수 있을까? 성공에 100억원이 달린 자유투 기회가 단 한번이라면 손이 떨리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부담이 큰 시험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시험장에서 느끼는 심한 불안감과 연쇄반응 때문에 시험을 망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불안장애의 하나인 시험불안은 평소에는 자각하기 어렵다. 수능 시험처럼 결과가 중요하고 자주 보지 않는 시험에서 처음 느끼기 십상이다. 별 증상이 없더라도 유독 큰 시험에 약하다면 시험불안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수능시험을 치른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시험불안에 따라 수능시험에서 최대 10점의 점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신감이 성공을 부르는 것과 정반대다. 

그러나 무턱대고 불안감을 줄이는 약을 복용하면 시험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지기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안정제는 물론 흔히 사용하는 우황청심원도 주의해야 한다. 청심원은 중풍 즉 뇌졸중에 쓰이던 구급약이었지만, 신경안정 효과 때문에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시험 전에 복용하는 약이 되어 버렸다. 심장이 약하고 예민한 사람은 오히려 진정작용이 지나쳐 몽롱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두뇌활성이 저하되고 시험에 꼭 필요한 가벼운 긴장감마저 사라질 수 있다. 인지기능 저하의 우려 없이 시험 직전 복용하는 베타차단제인 인데놀이나, 과도한 진정작용에 대한 염려가 훨씬 적은 천왕보심단이 오히려 시험불안 예방과 치료에 적합하다.   

시험을 위한 약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양궁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은 과녁을 겨누어 활시위를 당겨 활을 쏘는 찰나다. 마찬가지로 시험에서 최상의 컨디션이 필요한 순간은 바로 시험을 보고 있는 시험 시간이다. 시험 한참 전에 이미 최상의 컨디션을 가지는 것은 별 소용이 없다. 최상의 컨디션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권투 선수나 마라톤 선수는 시합 당일에 최상의 컨디션이 되도록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린다. 시험 준비도 마찬가지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시험 당일에 나와야 한다. 혈관으로 주입되는 수액주사는 먹는 약보다 흡수가 빠르지만 대사와 체외 배출을 통해 빠르게 사라진다. 대부분의 수액주사는 몇시간 이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며칠 이내 대부분 사라진다. 이런 이유로 수액주사는 시험 직전보다 평소의 건강 관리나 피로 회복을 위해 더 많이 사용된다. 당일에 맞추어 약효를 기대한다면 시험날 아침과 점심 시간에도 먹을 수 있는 경구 복용 약이 더 효과적이다. 시험 때 복용과 휴대가 간편한 공진단 종류가 많이 처방되고 있다.

시험 잘 보는 약은 삼키거나 체내에 주입하면 지식과 정보가 내 것이 되는 약이 아니다. 신체와 두뇌를 시험 치르는 데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 추론능력,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는 약이 바로 시험 잘 보는 약이다. 평소 실력을 깎아먹는 시험불안증과 이로 인한 일련의 나쁜 반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약도 시험 잘 보는 약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는 두개의 알약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파란 알약은 바로 직전의 기억을 잊고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는 약. 빨간 알약은 진정한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약이다. 한번 선택하면 다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친절한 설명도 곁들여진다. 인생의 몇몇 중요한 시험은 네오의 눈 앞에 놓인 알약과 같은 갈림길이 된다. 합격 여부와 성적에 따라서 시험 이후의 삶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운명을 바꾸는 알약은 없지만 시험의 성패에 영향을 미칠 알약들은 우리 앞에 놓여있다. 먹을지 안 먹을지, 어떤 약을 선택할 것인지는 당신의 몫이다.

대한민국의원/한의원 배재원 원장 medi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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