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한 병이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땀이 나며 숨이 막혀 죽을 듯하다. 어지럽고 쓰러질 듯하기도 하고, 메스꺼움 등 소화기 장애도 나타나는 게 공황장애이다. 심하면 기절해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한다. 갑갑함 때문에 비행기를 타지 못하기도 하고, 운전 중 터널을 지나가기 힘들어 하기도 한다.

한방에선 공황장애를 어떤 병으로 볼까. 나타나는 증상은 동일해도 병의 원인이 다양할 수 있다는 게 한의학적인 시각이지만 공황장애는 병인이 간단한 편이다. 대부분 기의 흐름이 울체되고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에 나타난다. 연예인들의 스트레스로 인해 기울 증상이 잘 나타날 수 있고, 과도한 스케줄로 인해 체력이 떨어질 때가 많아서 공황장애가 잘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한뜸 한의원 황치혁 원장

한의원에 오는 공황장애 환자들도 당연히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고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들이다. 3년 전부터 공황장애가 나타났다는 40대 초반의 여자 환자분은 공황장애 환자의 전형이었다.

맥을 보니 가늘고 약하다. 맥이 가늘다는 것은 기력의 떨어짐을 의미한다. 심장과 혈관계를 지나는 혈액량이 적기 때문에 기운 혹은 기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몸의 곳곳으로 보내주는 혈액량이 적다는 것은 세포 단위로 공급되는 에너지가 부족함을 뜻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맥이 가늘고 약하면 손발과 아랫배 등이 찬 증상으로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환자의 맥은 가늘면서도 장부 간의 균형도 깨져 있었다. 약한 가운데서도 위와 간의 기운은 몰려 있는 맥이 나왔다. 기운이 몰린다는 건 그 장부가 무리하고 있거나, 그 장부로 들어오는 기운이 잘 흘러오고 나가지를 못하고 울체현상이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부족한 기가 울체까지 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기가 체한 정도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기의 흐름이 끊어지는 기절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 환자도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정신을 잃어서 응급실로 실려 가는 등 기절 현상이 간혹 나타났다. 경락을 흐르는 기의 흐름이 끊겼다는 것은 경락이라는 통로로 흐르는 기운의 양이 줄어들며 경락이 좁아졌다가 어느 순간 심리적 혹은 육체적인 충격으로 꽉 막힌 것으로 봐도 된다.

경락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병이 나지만 공황장애는 다른 경락보다도 임맥의 흐름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많다. 우리 몸을 나무라고 보면 임맥은 줄기의 통로 즉 메인스트림이다. 12경락을 줄기와 연결되는 가지라고 보면, 줄기에 해당되는 임맥의 문제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공황장애 환자는 우선 전중혈(두 젖꼭지의 중간)의 압통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전중을 눌러 아프다면 일단 임맥의 기 흐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전중은 임맥은 물론이고 심포경락의 문제도 확인할 수 있고 폐와 신 등 다른 여러 경락이 교차해서 지나가는 중요한 혈이므로 이곳이 막히면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난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화병, 공황장애 등이 있다. 바꾸어 말하면 전중의 통증이 공황장애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공황장애 환자의 대부분은 전중을 누르면 아파한다.

이 환자의 맥을 보면서 느낀 또 하나의 특징은 손바닥의 땀이었다. 임상에서 보면 손에 땀이 많은 사람들은 예민한 분들이다. 이 환자도 예민했다. 본인은 물론이고 같이 온 언니도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남들은 다 무시하고 지나가는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공황장애 환자는 위의 설명과 같이 기력이 떨어지고 기의 흐름이 울체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법도 당연히 두 증상을 다스리는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우선 기의 흐름이 막힌 것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선 향부자 등의 한약이나 임맥을 다스리는 침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뜸한의원에선 치료 초기엔 뜸을 주로 사용한다. 임독맥의 기운행을 촉진시키는 뜸을 뜨면 가슴이 갑갑하거나 아픈 듯한 증상, 어지럽거나 메스꺼운 느낌,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은 증상 등을 없앨 수 있다.

임맥의 기 흐름을 정상화시킨 후에 그 다음엔 기운을 올려주는 치료를 하면 된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탕약이다. 황기 인삼 향부자 등의 보기약이나 행기약으로 기운을 올려주면 땀이 많고, 손발이 떨리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에서 열이 나는 증상을 없앨 수 있다.

조금만 움직이거나 긴장해도 땀이 많은 것을 자한(自汗)이라고 한다. 기운이 떨어지면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보기법으로 치료가 된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은 정서적인 원인도 있지만 체력저하도 중요한 원인이 된다. 체력이 떨어지면 당연히 심장의 기능도 저하되게 마련이다.

공황장애 환자들이 자가치료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위에서 말한 전중혈에 통증이 있다면 통증부위를 살살 비벼 통증을 없애 주면 가슴의 갑갑함을 줄일 수 있다. 본인들이 알고 있는 공황장애를 일으키는 일들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위에서 기력이 떨어지면 공황장애가 나타난다고 했듯이 몸이 피곤해지면 증세가 심해진다. 본인의 체력에 부담되는 육체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소화가 되지 않는 밀가루 음식 등을 먹어도 증상이 악화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뜸 한의원 황치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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