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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대입개편] '공정성 역행 학종개편'..학생부/자소서 글자수 축소, 추천서 폐지

기사승인 2018.08.17  1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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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교육부가 2022대입부터 학종 전형자료 대폭축소를 예고하면서 정성평가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형자료를 줄이는 개편 방향이 오히려 공정성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앞선다.  

교육부는 17일 2022대입 학종 공정성 제고 방안을 공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학생부 기재분량은 4000자에서 2200자로 절반가량 축소된다. 논란이 컸던 수상경력 자율동아리는 기재를 유지하는 대신 입력개수를 각 6개 3개로 제한한다. 소논문(R&E)은 학생부 모든 항목에서 기재할 수 없도록 한다. 사실중심 개조식으로 개편방안이 논의됐던 자소서는 현행 서술식을 유지하지만 분량을 5000자에서 3100자로 대폭 축소한다. 자소서 문항도 5000자에서 3100자로 줄어든다. 교사추천서는 폐지할 방침이다. 

교육계는 전형자료를 축소하는 것이 학종 공정성 확대와 역행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서울의 한 상위권대학 입학사정관은 “학종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되는 것이 공정성 투명성 객관성인데, 교육부 개선방안은 전반적으로 기록을 단순화하고 제출서류를 폐지하는 방향”이라며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단순화 방향이 오히려 학종평가를 더 어렵게 모호하게 할 수 있다. 공정성을 높인다는 노력이 오히려 공정성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가자로서 학종이 공정하고 믿을만한 전형이 되기 위해서는 풍부한 전형자료를 확보돼야 한다는 전제를 분명히 한 셈이다. 

교육부가 2022대입부터 학종 전형자료 대폭축소를 예고하면서 정성평가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형자료를 줄이는 개편 방향이 오히려 공정성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앞선다. /사진=강서고 제공

<‘분량축소’ 학생부, 4000자→2200자.. 수상경력 자율동아리 ‘개수제한’>
학생부 기재분량은 절반으로 축소한다. 창체 특기사항과 행특 종합의견을 합쳐 4000자에서 2200자로 줄어든다. 자율 동아리 봉사 진로 등 3000자를 입력할 수 있는 창체는 봉사활동을 없애고 자율(500자) 동아리(500자) 진로(700자) 등 3개영역 1700자로 제한한다. 행특 종합의견은 1000자에서 500자로 줄어든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 기재부담과 교사 간 기재격차 완화를 위해 항목별 특기사항 입력 글자 수를 축소한다”고 말했다. 

정책숙려제 결과만 해도 행특 기재분량 축소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교육부가 분량축소로 결론 낸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교육부가 입력대상을 모든 학생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던 세특과 제목과 저자만 입력하도록 한 독서활동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정책숙려 당시 시민참여단은 세특에 대해 현행과 동일하게 재능과 특기가 관찰될는 경우만 기재하는 방안으로 의견을 모았다.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는 현행대로 기재할 수 있지만 대입에 활용할 수 있는 개수를 제한한다. 수상경력은 학기당 1개 이내로 총 6개까지 대입자료로 제공할 수 있다. 자율동아리는 학년당 1개로 제한한다. 동아리명과 간단한 동아리 설명만 한글 30자 이내(공백포함)로 기재한다. 소논문(R&E)은 학생부 모든 항목에서 기재를 금지한다. 인적사항은 정책숙려제 결과대로 학적사항과 통합하고 학부모 정보는 삭제한다. 자격증및인증취득상황은 현행처럼 기재할 수는 있지만 대입 활용자료로는 제공하지 못한다.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 기재유지는 지난달 마무리된 정책숙려제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브리핑 당시 숙의 진행을 맡았던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이강원 소장은 “시민참여단 여러분이 수상경력 기재나 자율동아리 활동에서 부작용이 있더라도 해당 항목이 갖는 장점, 예컨대 성취도나 다양성 등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항목 자체를 삭제하거나 기재를 금지하기보다 현행을 유지하되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창의적체험활동상황은 교내 정규교육과정 교육활동을 중심으로 기록한다. △청소년단체활동은 교외 청소년단체활동은 기재하지 않고 학교교육계획에 따른 청소년단체활동은 단체명만 기재한다. △학교스포츠클럽활동은 개별적 특성을 중심으로 기재하도록 간소화한다. △봉사활동 실적은 교사의 관찰이 어려운 봉사활동의 성격을 고려해 특기사항에서는 삭제하지만 실적은 현행대로 입력할 수 있다. 교과학습발달상황의 세부능력및특기사항에 기재하는 △방과후학교 활동은 기재항목에서 제외한다. 

<자소서 ‘분량축소’ 5000자→3100자.. '교사추천서 폐지'>
사실중심 개조식 개선안으로 비판 받았던 자소서는 서술형을 유지한다. 다만 자소서 문항이 달라진다. 재학기간 중 ‘학업경험’과 ‘교내활동’을 기술하는 대교협 공통문항 1,2번은 하나로 통합한다. ‘배려 나눔 등에 관한 실천사례’를 작성하는 3번문항은 변경되는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학생의 개별 특성이 드러나는 방향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대교협과 대학 간 협의와 공동연구를 거쳐 3번문항 개선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글자수도 대폭 축소한다. 기존 4개문항 5000자에서 3개문항 3100자로 줄어든다. 각 1000자로 입력했던 1,2번 통합문항은 1500자 이내로 축소한다. 1500자로 분량이 가장 많았던 3번과 대학자율문항인 4번은 각 800자 이내로 글자수를 제한한다. 자소서 표절도 엄격하게 관리한다. 면접과 유사도 검증을 통해 대필이나 허위작성이 확인될 경우 0점 처리하던 것에서 의무적 탈락과 입학취소로 처벌을 강화한다. 

교사추천서는 폐지한다. 그동안 대학이 제기해왔던 추천서 폐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지 않은 모습이다. 7월 실시한 5차 대입정책포럼 당시 연세대 박정선 책임입학사정관은 “학생부의 모든 기록이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 노출되고, 기록이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교사들이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기록한다는 건 쉽지 않다”며 “자소서는 허위기재와 대필이 가능하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지만 추천서는 자소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 장치”라고 말했다. 자소서를 폐지하기다는 학생부 일부 항목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추천서 폐지로 교사의 작성부담을 덜 수는 있지만 평가 공정성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울의 한 자사고 교감은 “학종 서류평가처럼 정성평가에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와 자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천서를 학생부 행특 항목으로 대체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강원의 한 일반고 교사는 “행동특성및종합의견을 추천서로 활용하는 대신 학생과 학부모가 열람할 수 없도록 보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학별로 재정지원과 연계해 학종 평가기준을 공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별 여건과 특성에 따라 부정사례 공개도 유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모범사례를 공개할 경우 맞춤형 사교육 컨설팅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대입정책포럼을 통해 예고한 대로 대학알리미를 통해 대입전형별 신입생의 고교유형과 지역정보 공시도 추진한다.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수 입학사정관 평가와 회피제척을 의무화한다. 

다만 대학가에서는 사정관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사정관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계명대 박찬호 교수는 “다수 입학사정관 평가제는 평가원칙에 부합하는 것일 뿐 아니라 대부분 대학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며 “문제는 다수평가제 도입여부보다 사정관 평가전문성 강화, 평가자간 의견불일치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전임사정관 확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국내대학은 교수사정관인 위촉사정관 비중이 높아 평가자로서 전문성에 편차가 있다. 심사과정에서 평가자를 상시 점검하는 체계를 갖추기도 어렵다”면서“ 다수 평가제, 회피제척 의무화 조치와 함께 장기적으로 전문성을 갖춘 전임사정관 수를 늘리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형자료 대폭감소'.. 정성평가 위축 우려>
전형자료가 줄어들면서 학종 위축을 우려하는 시선이 제기된다. 교총 김재철 대변인은 “학생부 기재내용의 많은 부분이 삭제되거나 미기재 항목이 된다. 글자수도 대폭 축소돼 학생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제대로 된 평가와 선발이 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 교육 전문가는 “학종 평가자료가 축소될수록 정량화된 기준을 통해 학생을 선발할 수밖에 없다”며 “평가기준을 선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좋은 취지지만 역설적으로 학종을 정량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종 정성평가가 위축되면서 입시업계에서는 내신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정성평가 자료 축소에 대한 반작용으로 정량지표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평가내용이 줄어들면서 내신의 위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소논문과 다양한 방과후활동으로 학생부를 풍부하게 운영하던 자사고나 특목고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과도한 기재사항 축소는 학생부의 하향평준화를 낳는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학생부 기재수준을 끌어올리는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기재간극을 줄이겠다는데 목적을 뒀기 때문이다. 과도한 제한은 오히려 고교 현장의 부작용을 일으키고 학종의 선발도구로서 학생부를 무력화시킨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글자 수 축소로 학생부가 실적위주 나열식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활동 과정을 설명할 수 없어 결과만 내세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생부를 통해 학교생활과 학생의 발전과정을 살펴보겠다는 학종의 취지와는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남 창원의 한 고교 교사는 학생부에 제약사항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 간 학생부 기재사항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적지 말라’는 내용이 추가되고 항목별 글자 수 제한도 일부 항목에서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항목 자체가 사라지면 해당 활동이 교육적 의미가 없다고 인정하는 것”이라며 “현재 조건에서 학생 역량에 대한 정성 평가결과가 내신성적에 어느 정도까지 편차를 벌려줄 수 있을지, 정성평가를 가장한 내신평가가 돼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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