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효과' 교육특구/자사고 재수생 확대.. 전체 '소폭 완화'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교육특구의 재수생 양산현상이 올해 심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1793개 특목/자사/일반고 등의 ‘졸업생 진로현황’을 기준으로 졸업생 중 재수생의 비율을 집계한 결과 톱10 전부가 교육특구 소재 학교(일반고 자사고)로 채워졌다. 

교육특구의 재수생 양산은 날로 정도를 더해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재수생을 배출한 경기고는 올해도 재수인원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재수비율 1위를 차지, 절대/상대 수치 모두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휘문고 단대부고 반포고 현대고 등 연속해서 최고 수준의 재수비율을 꾸준히 기록한 교육특구 일반고와 자사고가 톱100 내 곳곳에 포진했다. 

올해 전국 고교의 재수비율은 지난해 대비 다소 완화됐지만, 톱100 고교들의 재수생 배출은 더욱 심화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전국 1793개교의 재수비율은 평균 19.5%로 지난해 1776개교의 21.1% 대비 낮아진 반면, 톱100의 평균 재수비율은 48.7%로 지난해 48.3% 대비 높아졌다. 재수생을 대량 배출하는 일부 고교들로의 ‘쏠림’ 현상이 한층 심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톱100 중에서도 상위권과 하위권의 양상이 달랐다는 점이다. 상위 고교들은 지난해보다 더욱 많은 재수생을 배출하는 경향인 반면 하위권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재수를 택한 재수비율 50% 이상 고교 수가 지난해 27개교에서 올해 33개교로 대폭 늘어난 반면, 톱100의 경계선은 41.7%에서 40.2%로 소폭이나마 낮아졌다. 

재수생 양산의 사회적 비용이 크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한 상황.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회 풍토’가 바뀌지 않는 이상 교육특구의 재수 선택은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처럼 의대만 바라보는 풍토가 바뀌지 않는 이상 교육열기가 높은 교육특구나 상대적으로 진학에 대한 열망이 큰 자사고에서 재수생 대량 양산 현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 지역적 특성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배경을 고려할 때 재수생 양산의 책임을 개별 학교로 돌려 비판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전국 1793개 특목/자사/일반고 등의 졸업생 진로현황을 조사한 결과 진학/취업 중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은 '재수' 추정 인원의 비율은 48.7%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가장 재수비율이 높은 곳은 73.2%로 10명 7명 이상이 재수를 선택한 경기고였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18 재수비율 톱10.. 교육특구 일반고, 자사고 ‘싹쓸이’>
올해 전국에서 가장 재수비율이 높은 학교는 강남 소재 일반고인 경기고였다. 학교알리미를 토대로 졸업자 중 진학/취업 중 어느 것도 택하지 않아 ‘재수 자원’으로 분류되는 인원들의 비율을 집계한 결과 경기고는 545명의 졸업자 중 399명이 진학과 취업 중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아 73.2%의 재수비율을 기록했다. 고3 졸업생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재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해 1위 휘문고가 기록한 60.2%와 비교하더라도 차이가 상당했다. 평준화이전 전국 최고 명문이었던 경기고는 고입 평준화 이후 다소 주춤한 양상이었지만, 최근 교육열기가 뜨거운 강남 소재 학교란 특징으로 인해 재수생을 연일 양산해내고 있는 모양새다. 

경기고에 이어 재수비율이 높은 곳은 해운대고(68.9%) 휘문고(65.3%) 양정고(60.8%) 중동고(60.6%) 세화여고(59.3%) 서현고(59.1%) 단대부고(58.6%) 경신고(58.2%) 중산고(57.4%) 순이었다. 휘문고는 지난해 1위, 단대부고는 지난해 2위를 기록했던 곳으로 2년연속 톱10에 들었다. 해운대고는 지난해 21위로 톱10 밖이었지만, 한 해 전인 2016년에는 전국 1위의 재수비율을 기록했고, 중동고도 같은 해 2위를 차지했었다. 

톱10을 집계한 결과 재수생 양산의 주된 통로는 올해도 교육특구였음이 확인됐다. 특히, 문제는 강남이었다. 교육열이 높은 지역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서울 강남 소재 일반고와 자사고가 5개교로 절반을 차지했다.  강남 밖 교육특구들도 재수생을 다량 배출했다. 나머지 5개교 중 서초구 소재 고교와 ‘목동’으로 대표되는 양천구 소재 고교가 각 1개교 존재했다. 서울 외 지역에서는  대구 수성구와 분당지역 고교도 각 1개교 자리했다. 해운대고가 자리한 부산 해운대구도 교육열기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올해 재수비율 톱10의 또 다른 특징은 자사고의 재수생 배출이 상당히 심화됐다는 점이다. 경기고 서현고 단대부고 중산고를 제외한 6개교가 교육열기가 높은 지역의 광역단위 자사고로 채워졌다. 지난해 톱10 내 광역단위 자사고가 4개교였던 것과 비교하면 재수생 배출의 산실로 자사고가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교육특구와 자사고라는 두 요인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시너지를 일으킨 상황이다. 

교육특구의 과도한 재수생 배출 기세는 꺾일 기미를 모르는 모양새다. 지난해에도 톱10 중 8개교는 교육특구의 차지였다. 나머지 2개교는 전북 전주시와 서울 동작구에서 나왔지만, 모두 자사고였다. 매년 교육특구 내 일반고와 자사고들이 재수생 ‘본산’ 역할을 하는 양상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심각했던 곳은 경기고 단대부고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단 한 차례도 톱10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다. 특히, 경기고는 최근 4년간 톱5에 꾸준히 들기까지 했다. 2015년 15위에서 2016년 3위를 차지한 이래로 3년연속 톱3에 꼽힌 휘문고도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이들 세 학교가 올해 배출한 추정 재수생은 무려 1025명으로 소규모 대학정원에 맞먹는다. 

재수비율이 높은 고교들은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재수생이 양산되는 것을 피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진학을 독려하더라도 워낙 눈이 높은 학부모/학생들을 설득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 고교 교사는 “학교 입장에서도 학생들이 무작정 재수를 택하는 것은 피하고 싶은 일이다. 수시 6회, 정시 3회의 기회를 모두 사용했음에도 불합격해 재수를 택한다면 이해하겠지만 특정 대학을 합격하고도 재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안타깝다. 최근 들어 정시비율이 줄고 있기에 재수가 결코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평소에도 강조하고 있지만, 더 좋은 대학을 원한다며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줄지 않고 있다. 다른 교육특구 내 고교들이나 자사고들도 비슷한 사정일 것”고 말했다. 

이처럼 재수비율이 높게 형성되는 원인으로는 ‘의대’가 단연 첫 손에 꼽힌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최고 관심 대상으로 자리매김해 있는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재수를 선택하는 인원들이 많다. 한 대입 전문가는 “상위대학들의 특성화학과들도 재수를 선택하게 만드는 원인이지만, 재수를 부추기는 가장 큰 원인은 기형적으로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의대다. 우수 수험생이 몰려 경쟁이 치열한 의대 진학만을 목표로 삼는 수험생들이 많다 보니 재수생이 대거 양산되는 것”이라며 “교육특구는 주변 지역에 비해 집값 등 진입장벽이 높아 거주자들의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경우가 많다. 금전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는 학부모들은 의대를 자녀들이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가장 좋은 수단으로 여기곤 한다. 이 같은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의대 선호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톱11부터 50까지.. 교육특구 편중 ‘심화’, 절반 이상 재수 선택도 늘어>
톱10 밖 순위에서도 교육특구의 과도한 재수생 배출 현상은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톱11부터 톱50까지의 40개교 가운데 교육특구 고교는 모두 22개교로 지난해 대비 늘어났다. 동일 순위 내 2015년과 2016년은 각 18개교, 2017년은 20개교가 교육특구 소재 고교였지만, 올해는 2개교가 더 늘어난 상황이다. 세부지역별로 보면 강남 8개교, 서초 6개교, 양천 5개교는 지난해와 동일한 숫자인 반면, 송파는 지난해 1개교에서 3개교로 늘어났다. 

톱11부터 톱20까지는 반포고(57.3%) 상산고(57.2%) 청담고(56.8%) 강서고(56.5%) 현대고(56.1%) 서초고(56%) 신일고(55.9%) 영동고(55.1%) 경문고(54.9%) 세화고(54.2%) 순이었다. 2016년만 하더라도 톱11부터 톱20 내 교육특구 고교는 3개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대부분 교육열 높은 지역 학교들로 채워지고 있는 양상이다. 상산고는 전북 전주시, 경문고는 서울 동작구로 교육특구 밖 학교였지만, 자사고로 분류된다. 

올해는 졸업생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재수를 선택하는 학교 수도 늘어났다. 개포고(54.1%) 대일고(53.7%) 상문고(53.5%) 양재고(53.5%) 서울공연예고(52.2%) 한가람고(51.9%) 선사고(51.6%) 신목고(51.5%) 압구정고(50.9%) 서울고(50.5%) 이화여고(50.4%) 영일고(50.3%) 백석고(50%) 순으로 톱33까지 50% 이상 재수비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50% 이상 재수비율을 기록한 학교는 27개교로 올해보다 6개교나 적었다. 재수생이 교육특구와 자사고에서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 한층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톱34부터 톱50 고교는 50%를 밑돌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45% 이상의 재수비율을 기록했다. 숙명여고(49.5%) 중대부고(49.5%) 여의도고(49.3%) 경기여고(49%) 광남고(48.8%) 목동고(48.7%) 수지고(48.7%) 고양외고(48.4%) 안산동산고(48.2%) 한일고(48.1%) 영동일고(48.1%) 보인고(48%) 보성고(47.8%) 진명여고(47.4%) 배재고(47.3%) 우신고(47.2%) 여의도여고(47.1%) 순이었다. 톱33까지의 고교들에 비해서는 그나마 교육특구 편중이 덜했지만, 강남 서초 양천 등에 자리한 학교들이 즐비하긴 마찬가지였다. 

<톱 51부터 톱100.. 지난해 대비 재수생 양산 ‘완화’>
톱100 가운데 하위권에 위치한 고교들은 그나마 지난해 대비 재수비율이 다소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41.7%에서 톱100이 끊겼지만, 올해는 40.2%로 톱100의 경계선이 다소 낮아졌다. 2015년 4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상위권 고교들의 재수생 양산은 날로 정도를 더해가는 반면, 하위권은 완화 양상을 띤 것으로 풀이된다.

톱51부터 톱100은 대성고(47%)를 필두로 장훈고(46.9%) 창덕여고(46.8%) 낙생고(46%) 저현고(45.6%) 신서고(45.4%) 세원고(45.3%) 정발고(45.1%) 한대부고(45%) 삼각산고(44.6%) 진관고(44.6%) 돌마고(44.6%) 명덕고(44.5%) 청평고(44.4%) 대진여고(44.2%) 분당중앙고(44.1%) 양서고(44%) 가락고(43.9%) 용산고(43.8%) 분당영덕여고(43.8%) 진선여고(43.6%) 상암고(43.3%) 동성고(43.3%) 현대청운고(43.3%) 은광여고(43.2%) 과천중앙고(43.1%) 정신여고(43%) 선덕고(43%) 중앙고(42.9%) 광양고(42.9%) 안곡고(42.7%) 상명사대부여고(42.3%) 백신고(42.3%) 동덕여고(42.2%) 보정고(42%) 가재울고(41.8%) 시흥능곡고(41.8%) 경일여고(41.6%) 동백고(41.4%) 등촌고(41.4%) 일산대진고(41.2%) 대화고(41.1%) 환일고(41.1%) 한광고(41%) 분당고(40.7%) 건대부고(40.5%) 영신여고(40.4%) 당곡고(40.3%) 세마고(40.2%) 한성고(40.2%) 순이었다. 교육특구 고교는 총 7개교로 지난해 11개교 대비 다소 줄었다. 
 
지난해에는 하위 50위 가운데 자사고가 9개교나 됐지만, 올해는 8개교로 1개교가 줄어든 상황. 다만, 이를 두고 자사고의 재수생 양산이 완화됐다고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다. 전체 톱100 내 자사고는 24개교에서 25개교로 도리어 늘어났기 때문이다. 상위권으로 올라선 자사고들이 많은 탓에 50위보다 낮은 순위의 자사고가 줄어든 것에 불과했다. 

<‘규모’ 기준 톱10.. 교육특구 ‘싹쓸이’, 경기고 '2관왕'>
졸업생 규모의 크고 적음에 영향이 덜한 비율 대신 절대적인 ‘규모’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교육특구의 재수생 양산 문제는 심각했다. 올해 가장 많은 재수생을 배출한 전국 10개 고교는 모두 교육특구 내 고교들의 차지였다. 경기고가 399명으로 가장 많은 재수생을 배출한 가운데 단대부고(317명) 휘문고(309명) 강서고(308명) 서울고(306명) 진명여고(300명) 숙명여고(296명) 신목고(288명) 경기여고(280명) 목동고(270명) 순으로 이어졌다. 졸업생 규모는 500명을 밑돈 휘문고를 제외하면 대부분 550명에서 600명 수준이었다. 

재수비율과 마찬가지로 최상위권은 매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모양새다. 1위인 경기고와 단대부고는 지난해에도 순위가 동일했다. 그밖에 강서고 서울고 진명여고 신목고 목동고도 지난해 10위 내에 들었던 곳이다. 3위인 휘문고는 그간 비율은 다소 높더라도 절대 규모는 많지 않은 편이었지만, 이제는 비율에 이어 규모까지 연이어 상위권에 자리하며 재수생 양산문제를 심각히 고민해야 하는 상태였다. 

<재수생 배출 0명.. 전국 75개교 감소>
과도한 수준의 재수생을 배출하는 고교들과 달리 재수생이 없는 학교도 존재한다. 올해 학교알리미에 ‘기타’ 인원이 0명으로 공시된 고교 수는 75개교였다. 지난해 93개교, 2015년과 2016년의 89개교와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숫자다. 다만, 졸업생 전부가 취업이나 진학을 선택함으로써 사회적 ‘손실’을 막았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올해도 재수생이 발생하지 않은 고교는 대부분 일반고(자공고 포함)였다. 경북예고 울산외고 강원체고의 3개교만 특목고다. 지난해 재수비율 0%를 기록한 일반고 외 고교유형이 영재학교인 대전과고 1개교 뿐이었다는 점에 비하면, 특목고에서도 재수생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사례이기에 눈길을 끈다. 

올해 재수생이 없는 고교는 졸업인원이 많은 순으로 김해삼문고(경남 김해시) 양명여고(경기 안양시) 경북예고(대구 남구) 일신여고(충북 청주시) 학익여고(인천 남구) 인천고(인천 남구) 전주근영여고(전북 전주시) 광주동신여고(광주 북구) 구산고(경남 김해시) 계양고(인천 계양구) 빛고을고(광주 북구) 신천고(경기 시흥시) 창원신월고(경남 창원시) 여천고(전남 여수시) 포항여고(경북 포항시) 상일여고(광주 서구) 한영고(전남 여수시) 신선여고(울산 남구) 성호고(경기 오산시) 인천영선고(인천 부평구) 대천여고(충남 보령시) 창원봉림고(경남 창원시) 지산고(부산 금정구) 하양여고(경북 경산시) 대전제일고(대전 서구) 진천고(충북 진천군) 영락고(서울 관악구) 울산외고(울산 북구) 마산삼진고(경남 창원시) 영주여고(경북 영주시) 대성일고(경남 거창군) 횡성고(강원 횡성군) 금산여고(충남 금산군) 삼천포중앙고(경남 사천시) 백송고(경기 고양시) 대창고(경북 예천군) 장안제일고(부산 기장군) 아림고(경남 거창군) 주문진고(강원 강릉시) 영해고(경북 영덕군) 양구여고(강원 양구군) 영덕여고(경북 영덕군) 문막고(강원 원주시) 강원체고(강원 춘천시) 금남고(경남 하동군) 장흥관산고(전남 장흥군) 청송여고(경북 청송군) 한국마사고(전북 장수군) 청산고(충북 옥천군) 백령고(인천 옹진군) 둔내고(강원 횡성군) 덕산고(경남 산청군) 목도고(충북 괴산군) 청송고(경북 청송군) 여남고(전남 여수시) 서상고(경남 함양군) 동해삼육고(강원 동해시) 가은고(경북 문경시) 벌교여고(전남 보성군) 등이다. 가장 졸업생이 많은 김해삼문고는 무려 453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곳이었다. 김해삼문고 졸업생은 취업 20명, 진학 433명으로 진로가 구분됐다.

반면 율면고(경기 이천시) 금성고(경북 의성군) 내면고(강원 홍천군) 임계고(강원 정선군) 무풍고(전북 무주군) 완도금일고(전남 완도군) 신등고(경남 산청군) 마령고(전북 진안군) 안흥고(강원 횡성군) 해리고(전북 고창군) 가곡고(강원 삼척시) 옥종고(경남 하동군) 하의고(전남 신안군) 위도고(전북 부안군) 서도고(인천 강화군) 하장고(강원 삼척시)는 상대적으로 적은 졸업규모가 재수비율 0%를 기록하는 데 일익을 담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졸업생이 적은 하장고는 단 한명의 졸업생이 진학을 선택한 사례였다. 

<‘재수비율’은? ‘재수 가능성’ 가늠 고교 선택잣대>
재수비율은 고입 수요자들에게 있어 고교 선택 잣대로 활용할 수 있는 지표다. 재수 여부는 개인의 선택 문제지만, 고교 전반에 형성돼 있는 ‘분위기’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재수로 인한 시간과 기회비용을 낭비하기 싫은 경우라면 재수비율이 높은 학교로 진학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수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경우라 하더라도 ‘분위기’에 휩쓸려 재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한번 형성된 학교의 분위기는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수요자들은 기억해야 한다. 지난해 재수비율 최상위권을 기록한 교육특구나 자사고들이 올해도 여전히 높은 순위에 오른 것만 봐도 ‘고착화’ 현상이 있음은 명확히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교육특구 내 고교들이나 자사고 진학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입 전문가는 “재수비율이 높은 고교가 밀집해 있는 교육특구 내에서의 진학이나 자사고로의 진학을 피하는 것도 재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예전에는 이들 학교가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좋은 진학실적을 거두면서 수험생들의 관심을 모았지만, 최근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의 중심축으로 자리하며 꼭 교육특구 내 학교들이나 자사고가 아니더라도 교육 프로그램을 잘 갖춘 학교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교육특구와 거리가 먼 서울 강동구 소재 학교면서 뛰어난 교육/진학지도 프로그램과 교사진의 노력을 바탕으로 서울대 등록자 기준 일반고 진학실적 1위를 차지하는 한영고다. 오히려 높은 재수비율을 기록한 교육특구 내 고교들의 뛰어난 진학실적은 재수생에 크게 의존한 것일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더하여 교육특구나 자사고 진학 시 경쟁이 치열해 학생부를 잘 준비하기 오히려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수비율’ 조사 어떻게 진행됐나>
재수비율 조사는 전국 초/중/고교의 정보를 공시하는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게재된 ‘졸업생의 진로 현황’을 전수조사함으로써 이뤄진다. 전체 현황을 조사한 것은 올해로 4년차다. 그간 고교서열화 등을 이유로 모든 데이터를 고교별로만 발표해오던 학교알리미가 2015년부터 집합용 공개데이터를 공개함으로써 전체 조사대상 고교를 확정지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일반고 진학률을 조사할 수 있게 됐다. 2015년만 하더라도 교육부/평가원이 고교별 수능 응시인원과 성적 등을 공개함으로써 재수생 현황을 알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었지만, 현재는 일체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학교알리미를 통해서만 재수 인원을 짐작할 수 있다.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졸업생의 진로 현황은 ‘진학’ ‘취업’ ‘기타’의 3개 항목으로 구분된다. 진학은 4년제 대학과 전문대 해외대학으로 진학한 현황이다. 취업은 한 달간 근로시간이 60시간 이상으로 일정소득을 거둔 경우를 뜻한다. 진학과 취업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학생들은 기타 항목으로 분류된다. 대학 진학이 설립 취지인 영재학교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등에서 진학과 취업 중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상 ‘재수생’이 됐음을 의미한다. 

올해 재수비율 조사 대상 고교 수는 2018년 졸업생을 배출한 전국 영재학교/특목고(마이스터고 제외)/자사고/일반고(자공고 포함)를 기준으로 총 1793개교다. 학교알리미가 집합데이터 형태로 공개한 전국 졸업생 배출 고교 수는 2073개교지만, 이 중 재수비율과 무관한 학교유형은 전부 제외했다. 제외된 학교는 특수학교 177개교, 산업정보학교와 오디세이학교 등 33개교, 방송통신고 42개교 등이다. 집합데이터에는 명단이 수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아직 졸업생이 나오지 않은 고교들도 모두 제외했다. 2016년까지는 통상의 인문/자연계열 고교와 다른 ‘무대’란 점으로 제외했던 예고/체고도 지난해부터는 대학진학이 목표인 특목고라는 점을 고려해 전부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상태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