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경험 중심 직업교육정책 재고 필요'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국내 직업계고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독일에 비해 약 7.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이 15일 발간한 ‘직업계 고등학교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국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은 수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15%로 독일 2%, 일본 4%에 비해 확연히 높았다. 보고서는 현장경험을 강조하는 국내 직업교육으로 인해 보통교과의 중요성을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직업계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2009년에 비해 2015년 증가했다. 수학은 5%에서 15%로, 과학은 3%에서 9%로 늘어났다. 반면 수학의 경우 독일은 기초학력 비율이 감소했고, 일본은 변화가 없었다. 과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도 한국은 9%로 나타났지만 일본과 독일은 2%에 그쳤다. 하지만 일반계고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독일 5%, 한국 4%, 일본 3% 순으로 국가 간 큰 차이가 없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조사(PISA)를 분석한 결과다. 

국내 직업계고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독일에 비해 약 7.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이 15일 발간한 ‘직업계 고등학교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국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은 수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15%로 독일 2%, 일본 4%에 비해 확연히 높았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고의 수학 과학 수업시간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일본과 독일에 비해 수학 수업시간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직업계고의 주당 수학 수업시간은 한국은 141분으로 독일(182분), 일본(172분)보다 확연히 적었으며 OECD 평균(171분)보다도 적었다. 주당 과학 수업시간은 한국이 121분으로 OECD 평균(148분)보다 낮지만 일본(116분) 독일(113분)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수업시간이 적을 뿐 아니라 수학과 과학 수업시간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수학의 경우 한국은 2009년 202분에서 2015년에는 141분으로 61분이 줄었다. 일본도 2009년 268분에서 2015년 172분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독일은 2009년 167분에서 2015년 182분으로 증가했다. 과학 수업시간은 한국이 2009년 147분에서 2015년 121분으로 26분 감소했다.

보고서는 분석결과에 따라 최근 10여 년간 진행된 취업 중심 특성화고 교육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임언 직능원 선임연구위원은 “고교 직업교육에서 기업 맞춤형 교육, 기업의 직무 내용을 중요시하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강조하고, 재학 중 실무 경험과 취업을 강조하는 흐름 때문에 학생들이 학업능력을 덜 중요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직업계고가 벤치마킹했던 독일의 경우 오히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이 줄고 수학 수업시간이 증가한 반면 한국은 보통교과의 수업시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임 연구위원은 “현장 실무 경험과 고졸 취업을 강조하는 것이 보통교과의 중요성을 폄하하거나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는 2012년 이후 국어 수학 과학의 학업성취수준 평가 대상학교에서 제외된 이후 국가 수준에서 모니터링 체제가 없는 상황이다. 대신 직업기초능력평가를 실시하고 있지만 보통교과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평가는 아니다.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생 개인과 사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현장기반 실무 교육만이 아니라 보통교과의 충실한 학습과 기초학력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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