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했지만, 올해 월드컵에 대한 열기는 예년같지 않습니다.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대개 대표팀 실력에 비례합니다. 이번의 경우 16강 진출 가능성은커녕, 조별리그 3패를 예상하는 국민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비관적인 전망이 많은 만큼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월드컵 열기가 뜨겁지 않은 건 수험생들에겐 오히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월드컵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클수록 수험생들은 ‘경기를 봐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월드컵이 있는 해 고3은 남학생 성적이 떨어지고 여학생 성적이 높아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입니다. 축구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남학생은 축구 경기 시청에 열중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일분 일초가 소중한 수험생이기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뺏겨선 안된다는 걱정이 만들어낸 말일 겁니다.

사실 저도 월드컵이 개막하던 해에 수능을 치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월드컵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높았던 탓에 축구 경기장에 모여 큰 스크린을 보며 응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축구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건만 ‘야간자율학습’까지 빠져가며 시도했던 하루의 일탈이었습니다.

그날 한국은 상대팀에게 4대 1로 대패했지만 그래도 마냥 즐거웠습니다. 수험생 시절은 공부 외엔 무엇을 해도 재미있을 때니까요. 월드컵 모든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려 했다면 그 해 수능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었겠지만, 정말 보고싶은 몇몇 경기만 골라서 본 건 오히려 긍정적인 스트레스 해소 창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벌써 올해의 절반인 6월이 다 지나갔습니다. 축구 경기로 치자면 전반전이 끝난 셈입니다. 후반전을 대비하는 하프타임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승패를 결정짓는 역전골은 항상 ‘후반전’에 터지기 때문입니다. 심리적인 동기 부여의 시간, 전반전을 거울 삼아 새롭게 출발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합니다. 전반전에서의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그 원인을 빠르게 분석하고 후반전에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경기 상황이 좋다 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을 꼼꼼히 점검해 빈틈을 메워야 하겠지요.

분석이 끝났다면 전반적 성적은 잊어야 합니다.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0대 0에서 새로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홀가분하게 경기에 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순간 너무 조급해지고, 이기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순간 자만하기 마련입니다.

올해 한국 대표팀이 비관적인 전망을 보란 듯 뒤엎는 반전의 승리를 이뤄내기를 바라며, 전국 수험생들의 짜릿한 후반전 뒤집기 역시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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