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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 포함 14개 진보 교육감 '싹쓸이'.. 현장혼란 커지나

기사승인 2018.06.14  16: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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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학교 확대 가능성..외고 자사고 폐지 급물살 타나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13일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면서 외고/자사고 폐지 흐름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7개 시도에서 대전 대구 경북을 제외한 나머지 14개지역은 모두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됐다. 외고/자사고 폐지와 더불어 혁신학교 등 진보 교육감이 내세워 온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확대/추진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공약인 외고/자사고 폐지 문제는 격렬한 반대 여론 끝에 국가교육회의를 통해 결정할 것으로 미뤄졌지만, 외고 자사고 일반고 고입 동시실시가 추진되면서 사실상 폐지 수순에 돌입한 사안이다. 교육부 입장은 선발시기 조정은 고교유형의 폐지나 존립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게 교육계의 인식이다. 

교육부의 입장에 발맞춰 그간 진보 교육감들은 외고/자사고 폐지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비롯해 전국 14개 시도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외고/자사고 폐지 정책이 급속도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 교육감의 또 다른 주요 정책인 ‘혁신학교’의 확대도 점쳐진다. 혁신학교는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2009년 경기도교육감 재임 시절 도입한 학교 모델로, 현재 진보 교육감 지역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현 정부는 혁신학교 확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전국적으로 규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진보 정권과 진보 교육감이 결합하면서 교육 정책이 편향될 우려도 제기된다. 서로 견제하는 힘이 사라져 한 쪽으로 치우친 정책이 ‘브레이크’ 없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우려를 반영하듯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중립적이고 균형적인 교육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그동안 지역교육은 사실상 ‘진영논리에 기댄 한 쪽으로 치우친 교육’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교육에는 결코 보수와 진보가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외고/자사고 폐지 급물살 예고>

외고/자사고 폐지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교육 정책 중 하나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면서 폐지 흐름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교육부는 올해 고교 입시부터 외고 국제고 자사고와 일반고의 입학전형을 동시에 실시하기로 하면서 외고 자사고 폐지에 시동을 건 상태다. 

외고/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이들 고교가 사교육을 유발하고 있다는 근거를 들고 있다. 지난해 외고/자사고 폐지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전국단위 자사고 5개교(광양제철고 민사고 상산고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는 정면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비판에 대해 5개교는 현재 자사고 선발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지적이라고 반박했다. 지필평가나 교과지식 질문이 금지된 데다 추첨으로 선발하는 경우도 있어 사교육이 침범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지역 광역단위 자사고의 경우 1단계에서 정원의 1.5배수를 추첨으로 선발하며, 2단계에서는 면접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내신성적을 따지지 않고 일단 지원하면 추첨 대상이 되는 식이다. 

외고/자사고 폐지의 포석으로 읽히는 고입 동시실시가 확정되면서 전북소재 전국단위 자사고인 상산고 총동창회는 5월 기자회견을 통해 “입학전형 기본계획안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과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계획안 철회를 주장하기도 했다. 교육청이 공개한 고입 계획안에 따르면 지역 내 자사고와 외고에 지원했다 불합격한 학생들의 평준화 지역 일반고 배정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계획안에 따르면 전북 자사고인 상산고 남성고 군산중앙고, 전북외고에 불합격한 학생들은 지역 내 정원 미달 학교가 있더라도 집에서 멀리 떨어진 비평준화 지역 미달 학교의 추가모집에 지원하거나 재수를 해야 한다. 

전북과 비슷한 상황인 곳은 경기 충북 강원 제주 등 총 5곳이다. 전남 충남 경남 경북 등이 자사고 외고 국제고 불합격자를 포함한 추가모집을 실시해 평준화 일반고 배정을 허용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역에 따른 고교 선택권이 달라지는 양상으로 교육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이 같은 정책은 자사고/외고 지원율을 떨어뜨려 일반고 전환을 유도하려는 의도란 지적도 있었다. 한 자사고 교감은 “올해 고입 계획안은 자사고에 지원하는 것 자체를 매우 어렵게 만드는 자사고 말살정책의 일환”이라며 “가고 싶은 학교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했다는 이유만으로 통학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원하지도 않는 비평준화 미달 학교의 추가모집에 지원하든지 고입재수를 하라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신뢰보호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상산고는 “2001년 당시 교육부는 자율형사립고 전신인 자립형사립고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면서 자사고로 지정되면 전기학교로 학생들을 우선선발 할 수 있다는 운영요건을 제시했다”며 “운영요건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인적 물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상산고 운영에 피땀어린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엄격한 운영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학생 납입금 약 589억원의 74.7%에 이르는 약 440억원을 학교발전을 위해 지원해왔고, 전국에서 모여든 학생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학습향상에 도움을 주고자 190억원을 들여 950명 수용의 대규모 기숙사도 건립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라 상산고가 자사고로 지정돼있다 하더라도 그 전과 달리 후기학교로 선발하도록 규정한다면 우리법인의 자사고 제도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 같은 신뢰위반은 학교뿐 아니라 자사고 입학을 목표로 공부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도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교육감 성향 따른 지역별 불균형 우려도>
외고/자사고 지정/폐지가 교육감 권한으로 넘어가면서, 교육감 성향에 따라 정책이 엇갈릴 가능성도 있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지난해 교육자치정책협의회에서 교육자치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교육자치 정책 로드맵’을 심의 의결했다. 이 가운데 시도교육청 자율성 확대의 일환으로 교육감이 외고 국제고 자사고를 지정/취소할 때 교육부 장관의 동의가 필요한 절차를 폐지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교육감의 의지나 성향에 따라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더 늘어나거나 아예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한 교육 전문가는 “고교교육의 지역별 불균형을 심화하고 자사고가 없는 지역의 위장전입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거주지에 따라 교육기회가 달리 제공된다는 불평등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지정/취소를 교육감 권한으로 둔 것은 주로 진보 교육감이 요구한 내용이다. 2014년 조희연 교육감의 서울 자사고 폐지 사태가 계기가 된 교육부의 지정취소 동의권은 애초 ‘협의’만 거치게 돼 있었으나, 그 해 초중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동의’로 바뀌었다. 당시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자사고 지정취소 움직임에 교육부가 제동을 걸려는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에 조 교육감 등은 교육부의 동의권 폐지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유지하는 지역으로의 쏠림현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자사고 외고 국제고 지정/취소 권한 이양이 실현될 경우 많은 학생들이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존재하는 지역으로 이탈할 수 있다”며 “또 다른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혁신학교 확대 가능성> 혁신학교도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혁신학교는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2009년 경기교육감 재임 시절 도입한 학교 모델이다. 김상곤 장관이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시절부터 교육공약 전반을 설계하면서 혁신학교 역시 ‘공교육 혁신’의 모델로 전면 등장했다. 혁신학교는 입시위주 주입식 교육 대신 창의적/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높이는 교육을 추구한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무학년제, 집중이수제, 교과 통합, 창의적 재량 활동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다.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교 운영 및 교과 과정의 자율권을 주고, 교육 과정을 각 학교에 현실에 맞게 다양화/특성화한다고 설명한다.

2017년 기준, 혁신학교는 진보 성향 교육감 지역 중심으로 전국 1177곳(초 691개교, 중 353개교, 고 120개교, 기타 13개교)에 자리하고 있다. 각 시도교육청은 혁신학교에 연평균 1억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해가며 확산을 장려하고 있는 현실이다. 혁신학교의 명칭도 다양하다. 서울/경기도 혁신학교, 강원 행복더하기학교, 광주 빛고을혁신학교, 충남 행복공감학교, 충북 행복씨앗학교, 경남 행복학교, 전남 무지개학교, 제주 다혼디배움학교 등이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 진보성향의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주도로 서울형 혁신학교가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재선에 성공하면서 확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혁신학교 확대 과정에서 응모 요건을 대폭 완화해 일부 구성원의 동의만으로 신청할 수 있게 한 점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기존에는 전체 교원 중 50% 이상, 전체 학부모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동의해야만 학교운영위원회에 상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청은 교원투표와 학부모 설문 가운데 하나에서만 50% 동의를 받으면 안건을 올릴 수 있도록 완화한 것이다. 특히 학부모 동의 절차와 관련해서는 모수를 ‘전체 학부모’에서 설문에 ‘참여한 학부모’로 바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소수의 동의만으로도 신청 요건을 갖추도록 해 구성원들 간 갈등의 소지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학력 저하 논란이다. 지난해 곽상도(자유한국)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아 ‘혁신학교 학업성취수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혁신학교 고교생이 11.9%에 달했기 때문이다. 전국 고교 평균이 4.5%에 그친 데 비하면 학력 저하 현상이 뚜렷했던 셈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기초학력미달자가 많은 곳을 우선 혁신학교로 지정했다”며 옹호하고 나섰지만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9년 첫 등장한 이래로 도입 10년에 다다를 때까지 꾸준히 학력미달 논란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기초학력미달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20점 미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사실상 수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학업을 포기한 인원으로 분류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학업 성취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해마다 중3과 고2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험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성적에 따라 ‘보통학력’(100점 만점에 50점 이상 수준) ‘기초학력’(20~50점) ‘기초학력미달’(20점 미만)로 구분한다. ‘혁신학교 학업성취수준’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6년 평가에서 고교 혁신학교는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59.6%로 전국 평균 82.8%을 크게 밑돌았다. 반면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기초학력 비율은 28.5%로 전국 평균 12.7%의 2배 이상이었다. 기초학력미달을 포함한 기초학력 이하 학생이 40.4%에 달한 셈이다. 

특히 영어에서 기초학력미달비율이 높았다. 혁신학교의 영어 기초학력미달 비율은 14.4%로 전국 평균 5.1%와 큰 격차를 보였다. 수학의 경우 12.9%(전국 평균 5.3%), 국어는 8.3%(3.2%)로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전국 평균을 크게 넘어섰다. 수학의 경우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낮은 편이었다. 혁신학교의 수학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52.4%로 전국 평균 78.2%에 비해 낮았다. 국어는 62.4%(전국 평균 84.1%), 영어는 64%(86%) 순이었다.

혁신학교의 성취도 저하 문제는 최근만의 문제는 아니다.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2014학년 69%에서 2015학년 67.9%, 2016학년 59.6%로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평균이 2014학년 85.2%에서 2015학년 81.8%로 줄어들었다가, 2016학년 82.8%로 다시 반등한 점에 비하면 혁신학교의 지난해 하락세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혁신학교와 전국 평균간 격차도 2015학년 13.9%p에서 2016학년 23.2%p로 대폭 늘어났다.

학력 저하 우려를 반영하듯 학생/학부모 반발로 혁신학교 지정이 무산된 경우도 있다. 지난해 충북 제천고는 혁신학교 지정을 추진했으나 내부 구성원 반발로 신청 자체가 무산됐다. 제천고 학교운영위원회는 학생 투표 결과 반대 의견이 많았고, 학부모/동문의 반대 의견 등을 고려해 혁신학교를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학생 대의원회 찬반 투표에서는 1~2학년 학생 500명 중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8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우려는 진학실적이었다. 입시위주의 교육 대신 토론과 발표 등을 통해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설명이 무색하게도, 사정관제(학생부종합전형의 전신) 아래 대입 실적이 초라했기 때문이다. 수시 전체를 사정관제로 운영해 선발했던 2014 서울대 입시의 경우, 당시 원년을 맞아 졸업생을 배출한 18개 혁신학교 중 16개교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나머지 두 학교도 각 1명에 그쳤다. 당시 서울대 실적을 1명이상 낸 전국 고교가 모두 864개교에 달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초라한 실적이다. 토론에 참여하는 창의적 수업방식이라는 점 때문에 학종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마저 만족시키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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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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