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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특위 위원장, 학종-수능 비율 “실효성 없다”

기사승인 2018.05.17  19: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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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선발 도입도 회의적.. 수능 절대평가만 정하나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올해 8월 발표될 2022 대입 개편안의 결정 주체인 국가교육회의의 김진경 대입제도 개편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교육부가 요청한 핵심 논의사항인 ‘학종-수능 비율’문제를 두고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려 파문이 예상된다. 이미 교육계에서 여러 차례 지적된 내용을 대입특위 위원장이 직접 확인한 발언인 때문이다. 또 다른 핵심논의사항인 모집시기 통합문제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친 탓에 대입특위가 ‘현상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냔 추측까지 불러 일으키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당초 국가교육회의에 요청했던 논의사항들은 교육회의에서 핵심적으로 숙의/공론화해달라고 요청한 핵심 논의사항과 추가 논의사항으로 분류된다. 핵심 논의사항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수능 간 적정비율 ▲수시/정시 통합 여부 ▲수능 평가방법이다. 이 중 2개 사항에 대해 김 위원장이 난색을 표함에 따라 수능 절대평가 도입 여부만 결정되는 것 아니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 대입 전문가는 “최초 교육부가 ‘나열식’ 개편안을 내놓던 당시부터 교육계에선 선거를 앞두고 나온 ‘면피용’ 개편안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교육정책에 대한 깊이 있는 검토 없이 양극단을 모두 늘어놓은 안을 내놓은 때문이다.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대입정책을 사안별로 결정하라고 요구한 것부터가 무리수였다. 교육정책은 예측 가능성이 주어져야 하는 특성상 한번 정해지면 정해진 시기까진 바꾸기 쉽지 않다. 교육부를 과감히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를 신설해 깊이 있는 논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남은 핵심 논의사항인 수능 절대평가 여부마저 제대로 결정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대입특위 위원장의 돌출발언.. ‘학종-수능 비율 실효성 없어’>

김 위원장은 17일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학종-수능은 일률적인 비율을 제시하기 어렵다”며 “적정비율을 정해도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대학별로 소재지 등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비율 강제는 오히려 대학들의 학생선발에 어려움만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단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일률적인 비율이 제시될 시 지방대와 전문대에 피해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지방대나 전문대는 수능 선발인원이 매우 적다”며 “일괄적인 비율을 정할 시 학생선발에 있어 곤란한 측면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대로 학종-수능 비율 조정 문제는 최초 교육부가 ‘2022 대입개편 이송안’을 발표한 순간부터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학별로 처한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전형비율을 강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대학 자율권을 침해하는 방안이기도 한 때문이다. 

이송안 발표 당시 교육부가 제시한 자료를 보더라도 전체 대학을 기준으로 했을 때와 수도권/지방으로 소재지를 구분했을 때 대학들의 전형비율 양상은 달리 나타났다. 2019학년 기준 전체 대학의 전형비중은 교과가 41.5%로 가장 많고 학종 24.4%, 수능 20.7% 순으로 이어졌지만, 수도권 대학만 놓고 보면 학종이 33.4%, 수능이 24.7%로 교과의 21.7%를 압도하는 규모였다. 반면, 지방 대학은 교과가 53.1%로 절반 이상의 비중을 보이는 가운데 학종 19.2%, 수능 18.4%로 학종과 수능의 비중이 비슷했다. 

내년에 치러질 2020학년 대입도 마찬가지다. 종로학원이 최근 내놓은 정원내 기준 ‘2020학년 권역별 수시/정시 모집인원 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선 정시 비중이 32.2%인 반면, 광주/호남은 18.3%, 대구/경북은 19.1%, 부산/울산/경남은 19.6% 등으로 낮은 정시 비중을 보였다. 7만2574명의 서울 다음으로 많은 6만3192명 모집 예정인 대전/충청도 20.5%로 정시비중이 낮은 편이었다. 이처럼 전형별 비중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전국 대학에 일괄적인 학종-수능 비율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단 게 중론이었다. 

만약 특정 비율을 제시하더라도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이냐는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정한 비율을 대학들이 거부하는 경우 이를 규제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교육부가 대학들의 전형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마침 같은 날 선정결과가 발표된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이다. 다만, 교육부는 사업지원 대상이 아닌 대학들에 대입전형 변화를 요청할 방법이 없다. 애당초 사업의 취지부터가 대입전형 개선 ‘유도’로 제시되는 상황이다. 

사업에 선정되는 대학 수는 2017년 62개대학, 2018년 68개대학에 그친다. 2016년에는 60개대학이 선정되는 등 많아도 70개 대학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 대학이 200여 개란 점을 고려하면 대다수 대학은 교육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다. 

물론 사업 선정을 노리는 대학이라면 교육부의 통제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존재한다. 하지만 사업에 지원하는 대학까지를 통제범위라 보더라도 전체 대학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올해 해당 사업에 지원한 대학 수는 94개교뿐이었다. 애당초 사업선정에 손 놓고 지원조차 하지 않는 대학은 교육부의 방침을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입시를 꾸릴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부분적인 정책’을 언급했다. 이처럼 일률적 비율 제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보니 수험생들에게 영향력이 큰 수도권 상위대학을 중심으로 전형 비율을 따져 전적비율을 권고하겠다는 것이다. 대교협 등의 기관이 상위대학 입학처장과 수요자들의 만남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얘기도 거론됐다. 

다만, 부분적인 정책도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상위대학을 전부 통제할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대학까지를 권고 대상으로 삼을지도 문제의 소지가 큰 부분이다. 국가가 나서 대학들의 서열을 나눈단 인상을 줄 수 있어서다. 

<수시/정시 통합선발 어려워.. 혼란 가능성>
교육부가 2022 대입 개편안에 담은 핵심 논의사항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수능 간 적정비율 ▲수시/정시 통합 여부 ▲수능 평가방법이다. 김 위원장은 수시/정시 통합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수시와 정시를 통합선발하면 전형 간 칸막이가 허물어져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나올 수 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전형 간 칸막이가 허물어진다는 것은 수시/정시 통합선발 시 등장할 수 있는 ‘통합전형’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능 이후 대입이 진행되면, 학생부 전반과 수능까지 모두 평가요소로 삼는 전형이 나올 수 있고, 이 경우 수요자 부담이 매우 커질 것이란 얘기다. 지난해 대입정책 2차포럼에서 통합선발을 주장한 김현 전 경희대 입학처장도 수능과 대학별고사 등을 혼합하는 전형을 제시하기도 했다. 

수시/정시 통합선발이 논의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엿보이는 상황이다. “통합 문제는 심각하게 토론해 공론화 범위를 정해야 한다. 특위 차원에서 정리도 가능”하단 것이 김 위원장의 발언이다. 향후 이어질 공론화 과정에서 해당 논의를 제외할 수 있단 것이다. 

<표류하는 ‘대입개편’ 어디로 가나> 김 위원장의 발언은 교육부가 이송한 대입개편안 가운데 핵심 논의사항으로 제시된 학종-수능의 적정비율 조정에 사실상 손을 놓겠다는 얘기나 마찬가지이기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개 핵심 논의사항 가운데 2개 사안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탓에 남은 수능 평가방법만 논의대상이 되는 것 아니냔 분석도 제시된다. 

2022학년 대입개편안 확정까지 남은 기간이 3개월 남짓하단 점 때문에 국가교육회의가 ‘현상 유지’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 아니냔 추측도 나온다. 당장의 선거를 의식, 큰 변화를 줄 것처럼 나섰지만 정작 몸을 사리고 있단 얘기다. 한 교육 전문가는 “이번에 나오는 2022 대입 개편안은 다음 대선과 맞물려 적용된다. 대입에서 큰 변화를 주는 경우 현장 혼란이 극심해지고 사교육이 위세를 떨치게 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내달 있을 선거 때문에 일단 여러 방안들은 꺼내놨지만, 뚜렷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현상 유지’ 수준의 개편안이 나올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불과 하루 전 브리핑을 통해 공론화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시민참여단 400명이 대입개편안을 결정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특위마저 중심을 잡지 못하는 탓에 현장 혼란만 키우고 있단 지적도 있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여론 수렴을 하겠다면서 사안들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제시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여론 수렴이 의미가 있긴 한 것인지, 공론화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여름 충격을 안겼던 ‘1년 유예’가 다시 되풀이될 수 있단 전망도 조심스레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지난해 교육부는 2021학년 수능 절대평가 적용 문제를 끝내 확정짓지 못하고 1년 유예, 올해 8월 대입개편안에 포함시킨 상태다. 교육계에선 차라리 결정을 유예하고 국가교육위원회를 꾸려 개편안을 결정하는 것이 나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한 대입 전문가는 “2022학년 수능에 절대평가를 전면 도입하는 문제는 이미 1년을 유예했단 점을 볼 때 올해 8월까지 어떻게든 결정이 나야 한다. 하지만 다른 문제들은 아니다. 수시/정시 통합선발과 수능-학종 적정비율은 파급력이 큰 사안이기에 3개월 남짓한 시간동안 공론화를 거쳐 정해져서는 안 된다. 현장 혼란을 가중시킨 교육부의 공과를 명확히 한 후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를 구성해 명확한 방향부터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현장에서 경청한 여론의 일부를 전한 것에 불과하다. 대입특위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며 "2022학년 대입개편 공론범위는 열린마당과 전문가협의회결과 국민의견수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정한다. 이달 말에는 국가교육회의 전체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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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연 기자 hayeon@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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