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특성화 GIST대학 83.5% '선두'..UNIST KAIST DGIST 포스텍순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대학교육의 ‘질’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인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어디일까. 최근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교원 강의담당 비율을 분석한 결과 상위17개대학 중에서는 홍익대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홍대는 올해 1학기에 개설한 10433학점 가운데 72.2%인 7536.2학점을 전임교원이 맡아 강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건국대 인하대 단국대 성균관대 순이었다. 상위17개대학 대비 규모가 작은데다 연구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배경으로 전임교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이공계특성화대 중에서는 GIST대학이 83.5%로 선두에 섰다. 

전임교원 강의비율은 ‘비전임’이 아닌 ‘전임’ 교원이 전체 개설된 학점 가운데 얼마나 많은 양을 맡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시간강사 겸임교원 초빙교원 등으로 구성된 비전임교원보다 전임교원의 강의 질이 꼭 높다고 볼 수만은 없겠지만, 불안정한 계약관계거나 대학에 ‘한 발’을 걸친 교원들에 비해 대학교육을 주도하는 전임교원이 얼마나 많은 강의를 맡고 있는지는 대학 교육의 질을 따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지표다. 

아쉬운 부분은 올해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정체’ 상태란 점이다. 1년간과 1학기라는 기준의 차이는 있지만, 최근 2년간의 수치와 비교했을 때 상위17개대학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2016년 57.6%에서 2017년 58.7%로 오른 상위대학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은 올해 1학기 기준 58.6%로 0.1%p 하락,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물론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소폭이나마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는 배경은 존재한다. 전임교원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놓여 있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이 양산된단 지적에 힘입어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구 대학구조개혁평가) 평가지표에서 전임교원 강의비율 항목이 제외된 때문이다. 2012년 54.6%에 그치던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올해 전체 185개대학 기준 65.7%까지 오르기까지 그간 있던 대학구조개혁평가 등의 영향이 컸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수강신청 대란’이 항상 일어날 만큼 강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전체 개설학점이 1개 학기 기준 다소 늘어난 점은 전임교원 강의비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 가능한 부분이다. 

문제는 평가지표 제외란 ‘강수’가 의도와는 다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여전히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늘어난 대학들이 있고, 전반적인 감소 수치도 크지 않다는 점을 볼 때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채용행태가 여전히 대학가에 만연해 있단 분석이 가능하다. 대학교육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표 중 하나를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채용은 여전하단 점에서 잘못된 조치란 평가를 피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전임교원 강의비율을 평가지표로 유지하되 비정년트랙의 경우 전임교원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택했어야 한단 지적도 제기된다. 

여전히 상위대학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전국 평균을 밑도는 부분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상위 17개대학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은 항상 전국 평균보다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전국 평균 비율은 65.7%지만, 상위17개대는 58.6%로 격차가 컸다.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선망의 대학들이 정작 교육의 질은 낮은 아이러니한 모습”이라며 “전임교원 상당수가 비정년트랙으로 채워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낮은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라 보기 어렵다. 전임교원에 더 많은 강의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교원 강의담당 비율을 분석한 결과 상위대학 중에서는 홍익대, 이공계특성화대 중에서는 GIST대학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사진=홍익대 제공

<전임교원 강의비율.. 상위대학 홍익대, 이공계특성화 GIST대학 ‘최고’>
최근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교원 강의담당 비율을 분석한 결과 상위17개대학 중에서는 홍익대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대는 올해 1학기에 개설한 1만433학점 가운데 72.2%인 7536.2학점을 전임교원이 맡아 강의한다. 

통상 소수점 단위로 구성되지 않는 학점이 소수점으로 나뉘는 것은 분반, 팀티칭 등의 존재 때문이다. 같은 과목이 여러 개 반으로 개설됐고 전임교원과 비전임교원이 이를 나눠 맡는 경우, 한 과목 내 시간을 구분해 전임교원/비전임교원이 동시 투입되는 경우 등을 계산하다 보면 학점이 소수점으로 나눠지는 사례가 발생한다. 

홍대 다음으로는 건국대 인하대 단국대 성균관대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건대는 66%(전임교원 4232.7학점/전체 6416학점), 인하대는 65.4%(4644.2학점/7098.7학점), 단대는 64%(7444학점/1만1633학점), 성대는 62.2%(3896.5학점/6267.6학점)의 수업을 전임교원이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홍대가 전임교원 강의비율 1위를 기록한 것은 다소 이례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최근 2년간 계속해서 최고 비율을 보여오던 단대의 비율이 소폭 하락한 사이 유독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크게 오르며 1위를 꿰찬 때문이다. 지난해 홍대가 개설한 총 학점이 2만87학점이었단 점을 보면, 수업을 줄이면서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오른 것도 아닌 상황이다. 홍대 외 다른 상위대학도 전반적으로 학점을 늘리며 ‘수강대란’이 매년 일어날만큼 강의부족에 시달리는 현상을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대의 약진 원인은 차후 공시될 교원 확보율 등의 지표 변화를 통해 파악 가능할 전망이다. 

톱5 다음으론 경희대 한양대 숙명여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순이다. 전체 1만1324.7학점 가운데 6914.6학점을 전임교원이 맡아 61.1%를 기록한 경희대는 톱5 밖에선 유일하게 60% 이상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을 보인 상위대학이기도 했다. 한양대는 59.5%(4567.6학점/7675학점)의 비율을 기록했으며, 숙명여대 57.7%(2898.1학점/5020학점), 중앙대 57%(5652학점/9907.5학점), 서울시립대 56.7%(2146.5학점/3786.6학점) 등 대학별 차이는 크지 않은 편이었다. 

이어 연세대 55.5%(4462.2학점/8035.3학점), 동국대 55.3%(3592.9학점/6492.3학점), 이화여대 54.1%(3484.3학점/6437.2학점), 서강대 54.1%(1664.7학점/3078학점), 한국외대 50.7%(5089.2학점/10038학점), 서울대 50.6%(4387.9학점/8671.1학점) 순이었다. 고대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은 46.4%(3713.9학점/8006.3학점)로 상위대학 중에선 제일 낮았다. 

이공계특성화대는 전반적으로 뛰어난 전임교원 강의비율을 보였다. GIST대학이 기록한 83.5%(547.6학점/656학점)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은 전국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수준이다. 이어 UNIST 77.4%(866학점/1119.5학점), KAIST 72.5%(1196학점/1650학점), DGIST 63.6%(430.5학점/677학점), 포스텍 63.5%(574.4학점/903.9학점) 순으로 가장 비율이 낮은 포스텍조차 상위대학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전임교원의 강의 참여 양상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소규모인데다 ‘연구력’에 방점이 찍혀 있어 우수 교원 확보에 열의를 보이는 대학인 만큼 전임교원 강의비율 역시 높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뛰어난 모습을 보인 이공계특성화대와 달리 상위대학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편이었다. 교육부가 발표한 전국 185개대학의 65.7%와 비교하면 이를 넘긴 대학은 홍대와 건대의 2개교 뿐이다. 나머지 대학은 전부 평균을 밑도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수도권 70개대학 평균인 61.9%로 기준을 낮추더라도 평균 이상의 모습을 보인 대학은 5개교에 그쳤다. 

상위대학에서 전임교원들의 빈자리를 주로 메우는 것은 시간강사였다. 상위17개대학이 올해 1학기 개설한 전체 13만320.3학점 가운데 전임교원이 강의를 맡은 비율은 58.6%(7만6327.5학점). 나머지 41.4%(5만3992.8학점) 중 26.6%(3만4645.7학점)의 강의는 시간강사가 맡고 있었다. 

다만, 대학별로 시간강사 비율의 차이는 컸다. 43.4%의 시간강사 강의 비율을 보인 외대를 필두로 37.9%의 연대, 35.4%의 서울대, 35.1%의 이대, 34%의 동대, 33.5%의 중대 등 평균을 훌쩍 넘기는 시간강사 강의비율을 기록한 대학이 있는 반면, 성대는 시간강사 강의비율이 겨우 0.3%에 불과했고, 홍대 7%, 한대 16.4%, 인하대 17.4% 등도 비교적 시간강사의 비중이 낮은 편이었다. 성대는 시간강사 대신 초빙/겸임/기타 교원을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대학의 전임교원 강의비율은 지난해 대비 정체된 모양새다. 2017년 58.7%에서 올해 58.6%로 소폭 하락이다. 홍대를 비롯해 건대 인하대 성대 등 전임교원의 강의비율을 크게 늘린 대학들이 있지만, 단대 숙대 시립대 동대 등 비율을 줄인 대학들이 더 많았던 때문이다. 다만, 0.1%p에 불과한 차이이기에 2학기 강의 배정에 따라 상승/하락이 뒤집힐 수 있어 확연한 ‘하락’추이로 판정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2017년 현황을 볼 때 1학기와 2학기 개설학점이나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차이가 너무 적기에 얼마든지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상위대학들이 전임교원 강의비율에서 상당한 선방을 보였단 평가도 존재한다.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지표에서 제외돼 비율하락이 예상됐던 때문이다. 그간 대학평가 지표로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활용되면서 ‘비정년트랙’이 양산된단 지적으로 인해 올해 시작되는 2주기 역량진단에선 해당 지표를 제외, 더 이상 전임교원 강의비율을 평가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대학 전임교원은 ‘정년트랙’과 ‘비정년트랙’으로 구분된다. 정년트랙은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의 순으로 이어지는 통상의 교원을 의미하는 반면, 비정년트랙은 이와 다르다. ‘강의중점’ ‘연구중점’ ‘산학협력중점’ 등으로 구분되는 비정년트랙은 단기계약이 가능해 신분상 불안정성을 띄게 된다. 계속해서 재직하더라도 재계약을 계속하는 구조로 정년이 보장되지 않으며, 보직 등도 맡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3년 연세대에서 시작, 현재는 대학가 전반에 퍼져 있다. 지난해 10월 박경미(더불어민주) 의원이 49개 대학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비정년트랙을 전체 교원의 4분의 1이상 채용한 대학이 25개대학에 달하는 상황이다. 2008년 평균 70.8% 수준이던 전임교원 확보율이 2016년 85.9%까지 상승한 것도 ‘비정년트랙’을 전임교원으로 인정한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평가지표 삭제에도 불구하고 상위대학은 물론 전국 대학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여전히 비정년트랙 채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어 문제다. 한 대학 관계자는 “비정년트랙 채용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기에 평가지표를 삭제하더라도 갑작스레 양상이 달라지기 어렵다”라며 “비정년트랙이 진정 문제라고 판단했다면, 전임교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어야 한다. 전임교원 강의비율이 대학평가에 적합한 지표인지는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비정년트랙 채용 감소와는 거리가 먼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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