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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교사 교장’ 교장공모제 50%로 확대.. 전교조 교총 모두 ‘반발’

기사승인 2018.03.13  18: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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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성 무시” vs “정책 후퇴”.. ‘오락가락 정책행보’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경력 15년 이상이면 평교사도 교장이 될 수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현행 15%에서 50%로 확대된다. 지난해말 15% 비율 제한 자체를 없앤 당초 입법예고안에 비하면 한 발 물러선 안이다. 입법예고안 발표 이후 교총 등 보수성향 교원단체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절충안을 제시한 모습이지만 애매한 절충안으로 전교조와 교총 양쪽 교원단체의 반발을 샀다. 수능개편 유예, 유치원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에 이어 정부 출범 이후 3번째 오락가락한 정책 행보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교육부는 교장공모제 개선을 위한 ‘교육공무원임용령’ 일부개정령안이 13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자율학교 등에서 교장자격증 유무와 관계없이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교원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학교를 현행 신청 학교의 15% 이내에서 50%까지 확대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지난해말 공개한 입법예고안에 비해 상당히 후퇴해 유감”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강하게 드러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60일 넘게 지속돼온 교총의 강력한 반대 투쟁과 교육현장의 반대여론을 수렴한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비율 확대를 두고 교장 전문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애매한 절충’ 찬반 모두 반발.. ‘오락가락 정책행보’ 재연>

교육부는 논란을 의식한 듯 입법예고 후 법제처통합입법예고시스템, 공문, 팩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의견수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원정책과 장미란 과장은 “일부에서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자격증 유무와 관계없이 학교 구성원이 선택한 유능한 교장을 임용하는 것으로 자율학교 뿐만 아니라 일반학교로까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반면, 일부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그동안 승진을 준비하던 교원들의 신뢰를 침해하고 심사과정의 공정성을 저해가 우려된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냈다”고 전했다. 

교육부의 의견수렴 결과에 따르면 내부형 공모비율 15% 제한 삭제에 관한 찬성의견은 931건, 반대의견은 929건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내부형 공모제의 점진적 확대가 필요하다는 등 기타의견은 55건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장공모제와 관련한 찬반양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학교구성원이 원하는 유능한 교사의 교장임용 기회를 확대한다는 국정과제의 취지를 살리면서, 급격한 변화에 따른 교육 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50% 비율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절충안이 발표되자 교총과 전교조 양쪽 모두 반발했다. 전교조는 13일 논평을 내고 개선안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총 등 반대 목소리를 지나치게 의식한 결과”라며 “내달 중 교장자격증 폐지 10만 교원 서명운동을 돌입하고, 교장선출보직제 입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15%에서 50%로 바꾼 것을 두고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로 의미부여하고 있으나, 일부 시도에서 1개 학교도 신청이 어려웠던 기존의 제한을 다소 완화했을 뿐, 지난해 12월26일 발표한 입법예고안에 비해 상당히 후퇴한 내용”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긍정적 측면을 언급하며 교육현장에서도 지지여론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교조 측은 “학교현장을 경험한 교사들은 교장승진제도에 대해 비판적”이라며 “오랜 세월 동안 유지한 관료형 교장 승진제도가 교육활동에 소홀하게 만들고 학교 교육력을 떨어뜨려왔다는 것은 교단의 상식이다. 학교공동체에 대한 교장의 제왕적 권력 행사와 비민주적인 통제로 권위적인 학교문화가 자리 잡은 것도 ‘자격증 갖춘 무자격 교장의 양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교총 대변인은 “교육부가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와 교장 공모지정 비율 폐지를 동시에 철회한 것은 교총의 강력한 투쟁과 교육현장 우려를 반영한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무자격 교장공모제 자체의 전문성 무시와 운영상의 불골정성, 정책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비율을 15%에서 50% 이내로 확대한 데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같은 날 입장을 발표했다. 교장공모제는 15년 이상의 교육경력만 있으면 자격증이 없어도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해 전문성을 정면으로 무시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특정단체 출신을 임용하기 위한 교육감의 ‘코드인사’ ‘보은인사’ 제도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비율 확대로 인한 교장공모제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고 코드/보은이사로 악용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다각적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 대변인은 “이번처럼 정부가 마음대로 하위법률을 개정해 법적 안정성을 흔들리지 못하도록 상위법인 교육공무원법으로 공모 비율을 제한하는 데 우선적으로 집중할 것”이라며 “오는 6.13 교육감선거에 각 후보자를 대상으로 교장공모제 비율 축소를 제안하고 공약으로 반영하는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장공모제 운영 시 나타나는 불공정 사례와 특정집단의 조직적 개입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 모니터링과 함께 문제를 제기하는 등 필요한 후속활동과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의 오락가락한 정책행보에 비판의 화살이 쏠렸다. 한 교육계 인사는 “일단 정책을 질러 놓고 논란이 일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는 교육부 모습이 새 정부 들어 벌써 세 번째”라고 꼬집었다. “현장 여론을 수렴하려는 의도는 긍정적이지만 어느 쪽에서도 욕먹지 않으려다 더 큰 화를 불러 올 수 있다”면서 “교육정책은 가능한 변화와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일관성을 추구하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지난해 8월 교육부는 2021수능에서 전면 절대평가 도입을 두고 일부 도입, 전면 절대평가 등 2개 안을 제시하더니 돌연 ‘개편 유예’를 발표하면서 뭇매를 맞았다. 두 가지 여론을 둘러싼 갈등여론이 고조되자 1년 뒤로 미룬 셈이다. 12월에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방과후 영어수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입장을 뒤집기도 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방과후 영어수업을 금지할 경우 고비용의 사교육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이 청와대 청원을 넣는 등 거세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미 일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영어수업 금지를 알린 각 시도교육청 장학관들은 교육부의 입장번복이 알려지자 장관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자격증 없어도 교장공모 가능.. 15%에서 50%로 확대>
지난해말 공개한 교장공모제 개선 예고안의 핵심은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사도 교장이 될 수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 응시 비율을 폐지하는 것이다. 기존 교장공모제는 내부형 교장공모제 실시학교의 85% 이상이 초빙형 교장공모제와 동일하게 교장자격증 소지자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해 교장자격증 미소지자가 응모할 수 있는 비율은 15%로 제한됐다. 예고안에서는 아예 응모비율을 제한을 없어 자격증이 없어도 누구나 교장공모제에 응모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13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에서는 15% 이내에서 50%로 상한을 제시했다. 비율을 아예 폐지하는 것에서 50%까지만 확대하는 것으로 물러선 셈이다. 앞서 입법예고안 발표 이후 교총 등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발생한 강력한 반대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15% 비율 제한으로 7개교가 신청을 해야 1개 학교에서 참여할 수 있고, 6개교가 신청할 경우 시행이 불가한 규정도 없앴다. 개선안에서는 학교 1곳만 신청해도 교장공모제 실시가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기존 규정이 적용된 올해 3월1일까지를 기준으로 교장공모제를 실시하는 1792개교 가운데 교장자격증 미소지자는 89명이다. 이 가운데 내부형은 56명, 개방형은 33명이 임용됐다. 전체 9955개 국공립학교 가운데 0.6%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학교공모교장심사위원회 위원 구성 비율과 방법을 법령에 명시하고 학부모, 교원, 지역위원을 고르게 구성해 학교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심사가 끝난 후에는 학교와 교육청심사위원회 위원 명단을 공개해 심사의 투명성과 공정을 높일 방침이다. 각 시도에서 안정적으로 교장공모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시도별 결원 교장의 1/3에서 2/3 범위에서 교장공모제를 실시하도록 한 현행 권고사항은 유지한다. 

위원구성은 보다 구체화됐다. 학부모위원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교원과 외부위원에 대한 규정이 없어 학교 구성원의 의견이 고르게 반영되지 못한다는 측면을 감안했다. 심사위 위원수는 현행과 동일한 10명 내지 20명이지만, 학부모 교원 외부위원 등 위원구성비율을 명시했다. 위원의 40~50%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추천하는 학부모여야 하며, 30~40%는 교직원 전체회의 무기명 투표를 통해 선출된 교원이어야 한다. 교장은 위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위원의 10~30%는 학운위가 추천하는 지역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현행 규정에서는 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학운위가 추천하는 학부모로 규정하도록 한 것 외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었다. 비공개로 했던 위원구성도 심사가 끝난 후 1,2차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도록 했다. 교장공모제 심사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교장공모제를 실시하기 위해선 학부모와 교원을 대상으로 찬반 등 설문조사를 먼저 실시해야 한다. 학운위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실시 여부 등을 심사한다. 이후 온라인을 통해 모집을 공고를 실시한다. 1차 학교 심사, 2차 교육청 심사를 거쳐 최종 1명을 선정해 교육부장관에서 임용을 제청하는 방식이다. 

<‘능력에 따른 임용’ 교장공모제.. 취지 좋지만 학교 혼란 우려> 교장공모제는 승진위주의 교직문화를 개선해 교장 임용방식의 다양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대다수 학교에서 이뤄지는 승진방식이 교장의 독선적 운영을 부추기고 잦은 근무지 변경으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능력중심 교장 임용으로 단위학교 자율성을 강화하고 책임경영을 유도하려는 목적이다. 1996년 초빙교장제가 처음으로 도입된 이후 2002년 노무현 대통령 공약과 함께 교장공모제 도입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2007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2010년까지 3년간 시범 운영을 실시한 뒤 2012년 교육공무원법 개정으로 교장공모제가 법제화됐다. 2017년 3월1일 기준 전국 국공립학교 9955개교 가운데 18%인 1792개교가 공모학교로 지정돼 운영 중이다.

교장공모제는 3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초빙형은 일반학교에서 교장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하며 ▲내부형은 자율학교와 자공고에서 운영하며 신청학교의 15% 범위 내로 교장자격증 미소지자도 응모할 수 있다. 교장자격증 미소지자의 경우 초중등학교 교육경력이 15년 이상인 교육공무원이나 사립학교 교원이어야 한다. ▲개방형은 특성화중/고 특목고 예/체고에서 운영하며 교장자격증 미소지자를 대상으로 한다. 해당학교 교육과정과 관련된 기관 또는 단체에서 3년 이상 종사한 경력을 갖춰야 한다. 

4년 임기가 보장되는 공모교장의 특성상 잦은 교장 교체로 인한 학교 혼란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학교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다. 현장 교사들은 학교 특성을 반영한 장기계획으로 일관성이 있는 학교 운영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도서벽지 지역의 경우 교장 발령 이후 1년 만에 전보를 신청, 잦은 교장 교체로 학부모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방형 교장공모의 경우 기업인이나 공무원처럼 교원 자격증이 없는 이들도 교장 응모를 허용해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교장공모제 확대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교장을 임용한다는 취지지만, 교장자격증 미소지자의 비율을 대폭 확대하면서 학교 내 혼란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내부형’ 교장공모는 도입단계부터 반대 목소리가 높아 교장공모제의 당초 취지까지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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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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