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4년제 8곳, 전문대 1곳.. 인상률 1% 안팎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올해도 전국 대학 대부분이 1학기 등록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인하한다. 4년제대학 194곳 가운데 8곳, 전문대 136곳 가운데 1곳만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9곳 모두 사립대학으로 인상률은 1% 안팎이다. 올해부터 입학금 단계적 감축이 실시되면서 신입생들의 학비부담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이 재정난을 호소하면서도 등록금 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정부가 다양한 재정지원사업 선정지표를 활용해 강력한 등록금 억제책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학들이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대학의 계열별 전공별 1학기 등록금 현황은 내달 대학알리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1일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 330곳의 등록금 심의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전체 330개 대학 가운데 321개 대학(97.3%)이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내렸다. 4년제대학은 194곳 가운데 174곳이 등록금을 동결했고 12곳이 등록금을 낮췄다. 전문대는 136개교 가운데 128곳이 등록금을 동결하고 7곳이 인하했다. 1개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등록금을 인상한 4년제대학은 8곳이다. 이중 덕성여대는 재정상황을 인상배경으로 설명했으며, 나머지 7곳은 신학계열 대학으로 시설 개선과 재정악화, 입학정원 감소 등을 이유로 들었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넘길 수 없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다. 올해 등록금을 올린 4년제대 8개교, 전문대 1개교 등 9곳은 모두 사립대였다. 이 가운데 1곳은 인상률은 법정 상한인 1.8%로 정했으나 대부분은 1%대 중반, 일부는 1% 미만으로 인상률을 책정했다. 

올해도 전국 대학 대부분이 1학기 등록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인하한다. 4년제대학 194곳 가운데 8곳, 전문대 136곳 가운데 1곳만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9곳 모두 사립대학으로 인상률은 1% 안팎이다. 올해부터 입학금 단계적 감축이 실시되면서 신입생들의 학비부담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진=중앙대 제공

<올해부터 입학금 폐지.. 대학 재정난 호소>
올해부터 적용되는 입학금 폐지로 신입생들이 학비 부담을 덜 전망이다. 지난해말 교육부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기나긴 줄다리기 끝에 사립대 입학금 폐지에 합의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립 전문대 역시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입학금 축소와 폐지에 합의했다. 전국 41개 국공립대는 이보다 앞서 신입생 입학금을 전면 폐지하는 데 뜻을 모았다. 

4년제 사립대는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거쳐 입학금의 20%를 제외한 실비용 80%를 4~5년 이내에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입학금 폐지기간은 대학별 입학금 수준에 따라 다르다. 입학금이 전체 사립대 평균인 77만3000원 미만인 95개교는 내년부터 2021년까지 입학금 실비용 20%를 제외한 나머지 80%를 매년 20% 감축한다. 입학금이 평균 이상인 61개대학은 2022년까지 실비용 20%를 제외한 80%를 5년간 16%씩 줄일 예정이다.

실비용 20%를 제외한 나머지 80%를 모두 감축하는 2021년과 2022년에는 입학금을 완전 폐지하고 신입생 등록금에 포함해 징수한다. 학생 부담을 없애기 위해 등록금에 포함되는 입학금 실비용 20%는 정부가 국가장학금으로 지원한다. 이에 따라 2021, 2022년 신입생은 실질 입학금 부담이 0원이 돼 3~4년 후 사실상 사립대 입학금을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국정과제인 입학금 폐지가 계속된 진통 끝에 마무리됐지만 잡음이 만만치 않다. 사립대 측이 등록금 동결에 입학금 폐지까지 겹치면서 재정난을 호소한 데다 입학금 폐지가 완성되는 2022학년부터는 입학금 중 실비용에 해당하는 금액을 등록금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조삼모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입학금 실비용의 경우 2021~2022년까지는 국가장학금으로 지원하지만, 2022년 이후부터는 신입생 등록금으로 포함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2022년 이후 해당 등록금만큼 국가장학금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 교육 관계자는 “입학금 ‘폐지’라고 홍보했지만, 사실상 실비만큼 등록금이 오르는 셈이라 완전한 폐지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해초 전국 대학 총장들은 10년간 등록금 동결에 입학금 폐지가 겹쳐지면서 악화된 재정상황을 해결하고자 정부에 투자확대를 건의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1월 열린 정기총회에서 향후 5년간 정부가 매년 2조8000억원을 대학에 추가로 투자해 2023년까지 고등교육예산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고등교육 재정 단계적 확충모델’을 제안했다. 대구대 김민희 교수는 "국내대학의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 총액은 OECD 평균의 59.3%에 불과하고, 총액의 수준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며 "이중 정부지원에 해당하는 공공재원은 OECD 평균 공공재원의 28.8%로 정부지원 수준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사립대 국고지원금 역시 축소세라고 덧붙였다. 2016회계연도 기준 사립대 국고지원금은 교비회계 총액의 15%에 해당하지만 이 중 국가장학금이 10.9%를 차지해 실질적인 사립대 국고지원금 규모는 4.1%에 그친다는 것이다. 

사립대 측은 이 같은 상황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위해 고등교육재정지원법 제정도 촉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난 10년간 등록금 부담완화 조치에 따른 정책성과 공동점검도 요구했다. 대학 총장들은 “반값등록금 조치에 대한 정책성과를 점검해봐야 한다”며 “정부와 대학사회가 공동으로 정책평가를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해 입학등록금, 연세대 중앙대(안성) 이화여대 톱3>
지난해 신입생이 부담하는 학비가 가장 비싼 대학은 연세대였다. 계열 구분 없이 입학금과 등록금 1학기분을 합산한 ‘입학등록금’을 기준으로 보면 상위17개대학 가운데 연세대(서울) 중앙대(안성) 이화여대 한양대(서울) 홍익대(세종) 순으로 입학등록금이 높았다. 계열별로 보면 ▲인문사회계열에서는 연세대 ▲자연과학 ▲의학 ▲예체능계열에서는 이화여대 ▲공학계열에서는 고려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별 전체 평균 입학등록금을 비교할 경우 사립대 가운데 신한대(동두천캠) 연세대(서울) 명지대(용인캠) 을지대(대전캠) 중앙대(안성캠) 순으로 작년과 동일하게 톱5를 형성했다. 신한대는 기존 신흥대와 한북대가 통합된 대학이다. 신한대(동두천캠)에 입학하는 신입생은 입학 등록금으로 550만5700원을 내야 했다. 2017년 대부분의 대학들이 등록금을 작년과 동일하게 유지한 가운데 신한대 역시 등록금을 동결했지만 여전히 1위였다. 

본/분교 체제로 본교에 해당하는 연세대(서울)의 입학등록금은 549만3350원이었다. 명지대(용인캠) 543만4800원, 을지대(대전캠) 532만7800원, 중앙대(안성캠) 530만7350원 순이었다. 명지대는 서울캠에 인문계, 용인캠에 이공계가 몰려있다는 점, 중앙대 안성캠에 예체능계열이 몰려있다는 점이 높은 입학 등록금의 이유로 추정된다. 통상 계열별 등록금은 의학계열 공학계열 예체능계열 자연과학계열 인문사회계열 순으로 높게 형성되는 때문이다. 

톱5를 포함해 500만원대의 입학등록금을 보인 대학은 총 21개 대학이다. 한국산기대(525만1850원), 신한대(의정부캠)(522만9400원), 가톨릭대(성의캠)(520만9600원), 이화여대(520만9200원), 한양대(서울)(520만7300원), 홍익대(세종)(519만3200원), 연세대(원주)(517만5050원), 한양대(ERICA)(516만50원), 한국항공대 (515만6850원), 성균관대 (512만2600원), 홍익대(서울)(511만6800원), 고려대(서울)(511만3750원), 고려대(세종)(507만4600원), 추계예대(503만5400원), 건국대(서울)(502만1800원), 아주대(501만5850원)  순이었다.

국/공립대의 경우 KAIST(378만6000원), UNIST(338만3700원), 서울대 (315만100원), 서울과기대(272만4250원), 인천대 (259만550원) 순으로 입학등록금과 1년 수업료가 높았다. 하지만 사립대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에 속했다. 사립대 중 가장 비싼 연세대가 549만3350원인 반면 국/공립대 중 가장 비싼 KAIST가 378만6000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매년 대학알리미를 통해 전국 대학의 등록금 현황을 공개한다. 항목은 각 대학의 ▲1인당 입학금 ▲1인당 연간 수업료와 5개 계열별(▲인문사회 ▲자연과학 ▲공학 ▲의학 ▲예체능)평균 등으로 구성된다. <베리타스알파>는 공개된 등록금 현황을 재가공해 신입생이 입학 시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금액을 산출한다. 대학 신입생에게는 등록금 뿐만 아니라 입학금도 필수 부담 비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1년 수업료는 절반으로 나눠 1학기분으로 만든 뒤 입학금을 더해 ‘입학등록금’이라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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