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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 입학금 폐지.. 2022년 등록금 인상 예정

기사승인 2018.02.19  15: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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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밀어붙이기에 대학가 반발.. 실비 20% '부족'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올해부터 2022년까지 입학금이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실비를 제외한 나머지 입학금을 매년 일정분을 정해 4년간 감축해 나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잡음이 만만찮다. 2022년부터 실비만큼 등록금을 올릴 수 있도록 해 수요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돌아오는 혜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 대학들은 교육부가 제대로 된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결정이라며 반발하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전국 모든 대학 330개교가 2022년까지 입학금 전면 폐지 합의에 따른 이행계획을 수립해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입학금 감축 계획은 각 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와 자체 논의를 거쳐 확정된 자료를 교육부에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획에 따르면 입학금이 평균(773만원) 미만인 4년제 대학 92개교는 올해부터 입학금 실비용(20%)을 제외한 나머지를 4년 동안 매년 20%씩 감축한다. 입학금이 평균 이상인 4년제 대학 61개교는 실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를 5년 동안 16%씩 감축한다. 전문대학 128개교는 입학금 실비용(33%)을 제외한 나머지를 5년 동안 매년 13.4%씩 감축할 계획이다.

2022년부터 입학금 중 실비는 등록금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을 두고 ‘조삼모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입학금이 줄어드는 대신 등록금이 오르기 때문이다. 입학금 실비용의 경우 2021~2022년까지는 국가장학금으로 지원하지만, 2022년 이후부터는 신입생 등록금으로 포함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2022년 이후 해당 등록금만큼 국가장학금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 교육 관계자는 “입학금 ‘폐지’라고 홍보했지만, 사실상 실비만큼 등록금이 오르는 셈이라 완전한 폐지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합의.. 실비용 20% 관철>

입학금 폐지 논의는 그간 교육부와 사립대 간 입장 차를 확인하며 도돌이표를 반복해왔다. 향후 5년간 단계적 폐지로 결정했지만 여전히 대학가에서는 일방적 결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실비를 입학금의 20%만으로 한정한 데 대해서도 지적이 제기된다. 사립대는 지난해 입학금의 실소요비용을 40% 내외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교육부는 기존 20%로 관철한 상황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별로 입학금 책정 수준이 다르고, 줄일 수 있는 비용에도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일괄적으로 20%만 남기고 다 줄이라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20%를 고수하자 사립대 측은 국가장학금 Ⅱ유형에 쓰이는 재정 일부를 대학 재정에 직접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의 소득 수준에 따라 지급되는 Ⅰ유형과 달리 Ⅱ유형은 정부가 대학의 학비 경감 노력에 대응해 지급한다. 사총협은 대학이 학비 경감을 위해 노력해도 국가장학금은 학생에게 돌아가는 혜택이기 때문에 대학 재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모든 사립대에 일반재정지원 1000억원 가량을 구분 없이 지원해달라는 요구조건도 제시했다.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선 모든 대학이 혜택을 보기 어렵지만 입학금 폐지는 모든 사립대 재정에 충격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교육부는 두 방안 모두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국가장학금을 사립대 교비로 지원하는 것은 국가장학금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고, 모든 사립대에 일괄적으로 재정지원을 할 경우 입학금 단계적 폐지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견이었다. 

결국 지난해 11월, 실비를 20% 수준으로 인정한 폐지방안이 확정됐다. 이번에 발표된 감축 계획은 지난해 11월 합의된 사안을 재확인한 절차다. 교육부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대학/학생/정부 간 입학금 제도 개선 협의체’ 3차 회의 결과, 각 대학은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거쳐 입학금의 20%를 제외한 80%를 4~5년 이내에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입학금 폐지기간은 대학별 입학금 수준에 따라 다르다. 입학금이 전체 사립대 입학금 평균인 77만3000원 미만인 4년제 대학 95곳은 내년부터 2021년까지 입학금의 실비용 20%를 제외한 나머지 80%를 매년 20% 감축한다. 입학금이 평균 이상인 4년제 대학 61곳은 2022년까지 실비용 20%를 제외한 나머지 80%를 5년간 16%씩 줄인다. 

교육부는 사립대가 입학금 폐지에 합의한 대신 일반재정지원 대상인 자율개선대학 비율을 60% 이상으로 늘리고 예산지원을 지속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일반재정지원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결과 일정 수준 이상인 자율개선대학이면 별도의 평가 없이 지원한다. 이와 함께 신/편입생의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도 확대한다. 교육부는 사총협은 대학 측이 꾸준히 요구해왔던 대학 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등록금 동결 자구책.. “등록금 인상 불가피”>
입학금 폐지는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안이다. 정권 출범 초기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올해부터 대학 등록금 부담을 경감하고자 입학금의 단계적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41개 국공립대가 입학금 전면 폐지에 합의하면서 사립대까지 논의가 확산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사립대 입학금 제도 개선 협의체’를 출범하고 사립대 입학금 폐지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협의체는 10개 사립대 기획처장이 참여했고 사립대와 함께 입학금 축소 방안을 마련하게 위해 구성됐다. 

동시에 사립대 입학금 실태조사에도 착수했다. 사립대 입학 실소요비용을 분석하기 위한 것으로 전국 4년제 사립대 156개교 가운데 80개교가 조사에 참여했다. 입학금 수입규모와 입학에 소용되는 실제 비용, 입학금 수입 중 입학 외 일반사용비용 등의 내역을 위주로 조사했다.  ‘사립대 입학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립대 입학금은 입학관련부서 운영비에는 14.2%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금의 5%는 입학식,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행사비로 사용됐고 8.7%는 신입생 진로/적성검사, 적응프로그램 등 학생지원 경비로 사용됐다. 홍보비 14.3%, 신/편입생 장학금 20%, 일반운영비 33.4% 등이었다.

이후 교육부와 사립대의 협의는 합의와 무산을 거듭했다. 사총협은 등록금 1.5% 인상 조건을 내걸었지만 교육부가 이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사립대는 입학금을 사실상 등록금 동결의 자구책으로 활용해, 대학 재정의 한 축을 담당했으므로 등록금 인상 없이는 폐지하기 힘들다는 입장이었다. 공립대와 사립대의 입학금 수준은 현저하게 다르다. 입학금이 전체 등록금에서 차지하는 비중 차이도 크기 때문에 접근을 달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9개 국공립대 신입생 1인당 입학금은 평균 14만9500원 수준으로 등록금 총액의 1%에 불과하다. 국립대 39곳으로 확대할 경우 2015년 세입 총액 3조9517억원 중 입학금 수입은 111억원으로 0.3% 수준에 그쳤다. 반면 159개 사립대의 입학금은 평균 72만3000원이다. 1년 등록금 대비 9.2%를 차지한다. 전국 19개 국공립대는 대학 입학금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지만, 사립대는 이 같은 결정이 쉽지 않은 이유다.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은 입학금 폐지 움직임이 본격화될 당시부터 제기됐다. 협의회 첫 모임을 앞두고 사총협은 “당장 (입학금을)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대학 재정 확충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입장을 선회해 단계적 폐지로 입장을 모았지만 등록금 자율 인상을 동시에 강력 건의하기도 했다. 사총협은 “입학금을 인하/조정해나가는 방향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입학금 감축 또는 폐지에 상응하는 재정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면 전향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이었다. 사총협은 “자율인상을 제한하고 있는 조치인 국가장학금Ⅱ 연계, 목적별 과제 평가 시 규제는 모두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헌적 소지가 있는 간접적 규제가 그대로 시행될 경우 사총협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이었다. 고등교육법령상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등록금 책정 자문위원회’로 개정해 대학의 자율적 운영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들 “정부 투자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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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은 악화된 재정상황을 해결하고자 올해 초 정부에 투자확대를 건의하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등록금 부담 완화 조치에 입학금 단계적 폐지가 더해지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기 때문이다. 4년제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향후 5년간 정부가 매년 2조8000억원을 대학에 추가 투자해 2023년까지 고등교육예산을 OECD 국가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고등교육재정 단계적 확충모델’ 정책을 제안했다.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하기 위해 ‘고등교육재정지원법’ 제정도 촉구했다. 

대학들은 입학금 폐지는 대학의 실질적 재정수입 감소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초래하기 때문에 재정 손실에 대한 보전방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교협에 따르면 입학금 폐지 시 예상되는 대학재정 감소금액은 국/공립대 117억7000만원, 사립대 2109억2000만원, 전문대 1279억8000만원이다. 4년제 대학의 경우 많게는 50억원, 평균 약 13억원의 수입이 감소한다. 

이에 대교협은 “사립대에 대한 실질적인 국고보조금 수준을 다른 나라 평균 수준인 교비회계 총액의 10% 내외 수준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등록금 부담완화 조치에 따른 정책성과 공동점검도 요구했다. 대학 총장들은 “반값등록금 조치에 대한 정책성과를 점검해봐야 한다”며 “정부와 대학사회가 공동으로 정책평가를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장호성 대교협 회장(단국대 총장)은 “대학간 통합협의체인 대교협은 공공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고등교육정책을 정부와 함께 고민하고 기획하는 실질적인 정책파트너가 돼야 한다”면서 “정부와 국회는 대학 교육력 회복과 재정 확충을 위한 현실적 정책 건의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재정지원사업.. 대학구조개혁평가와 연계> 일반재정지원사업은 올해 실시해 2019학년부터 적용되는 ‘대학기본역량진단’과 연계된다. 기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명칭을 바꾸고 평가방식과 내용도 대폭 수정했다. 그간 대학들은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와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선정대상 사이의 불일치를 지적해왔다. 다수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된 대학이 구조개혁평가에선 낮은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지적을 반영해 재정지원사업대상 선정 시 별도의 선정평가 없이 평가결과와 연계해 일정 수준 이상의 모든 대학에 재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A등급(최우수)를 받은 16% 내외의 정원자율감축대학을 최소 50%에서 최대 85%까지 확대해 일반재정지원 형태로 지원한다.

일반재정지원은 국립대와 사립대를 구분해 지원한다. 국립대의 경우 기존의 국립대 혁신지원사업을 ‘국립대학육성사업’으로 확대 개편한다. 사립대는 ‘자율협약형 대학지원사업’을 통해 일반재정지원을 제외한 특수목적지원사업은 산학협력(LINC)사업 연구(BK)사업 교육(특성화)사업의 3개 유형으로 각종 사업들을 통폐합해 단순화한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상향식 지원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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