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학생부-대학별고사, 정시 수능

[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고교 입학을 앞둔 예비 고1들에게 대학 입시는 아직 ‘먼 이야기’로만 느껴질 수 있다. 본격적인 입시에 돌입하지 않았기에 입시 관련 용어도 낯설다. 수시/정시가 정확히 무엇을 나타내는지, 논술과 적성고사, 수능 등은 대입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지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지금부터라도 대입 관련 정보를 알아두는 것은 남보다 한발짝 더 대학 합격에 다가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정보를 아는 만큼 입시와 관련해 보다 여유를 갖고 대비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이 대입에 관련한 수많은 용어 중 고교생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대입전형’과 관련한 내용들에 대해 정리했다. 김 소장은 “대입의 골격이라 할 수 있는 대입전형의 틀을 잘 알고 있어야 향후 세부적인 대입 관련 내용들을 머릿속에 기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큰 틀의 수시 구분.. 학생부전형과 대학별고사전형> 
대학에서 학생을 모집하는 방법은 크게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으로 나눌 수 있다. 수시는 9월 중에 모집하며 총 6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정시는 수능 이후에 모집을 시작하며 보통 12월 마지막 주부터 1월 첫째 주에 원서접수를 진행한다. 

수시는 다시 ‘학생부전형’과 ‘대학별고사전형’으로 나뉜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학생부전형은 학생부내용을 주로 평가하는 반면, 대학별고사전형은 대학별로 시행하는 고사(시험)의 성적을 주로 평가한다. 학생부전형에는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 대학별고사전형에는 논술전형과 적성전형이 포함된다. 적성전형은 대교협 분류법에 따르면 학생부교과전형에 속하지만, 교과보단 적성고사의 영향력이 크기에 대학별고사전형으로 보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쉽다. 학생부전형과 대학별고사전형에 속하지 않는 특기자전형은 상위대학에서만 부분적으로 시행되는 전형이며 폐지가 추진되고 있어 2021학년 대입까지 살아남을지조차 불투명하다. 

대학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정시는 수능 성적을 기반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 때문에 수능성적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정시모집 이후 학생들을 선발하는 전형은 더 이상 없으므로 정시는 대학으로 가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수시-정시를 전부 거쳤음에도 모집인원을 전부 채우지 못한 경우 ‘추가모집’이 실시되기도 하지만, 이는 예외사항에 불과하며 모든 대학이 실시하지 않기에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사진=이투스 제공

<수시, 학생부전형>
- 학생부교과전형, 교과+수능

학생부교과전형은 명칭답게 교과성적(내신성적)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다. 대학별 내신성적 산출 방식에 따라 학생들을 정량 평가하는 전형이기에 비교과 영역이 훌륭하더라도 내신성적이 낮으면 합격하긴 쉽지 않다. 

또 다른 특징은 수능의 영향력이 강하게 발휘되는 경우가 많단 점이다.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을 적용하는 대학들이 많기 때문에 수능 학습을 병행하는 것은 필수다. 내신성적이 아무리 훌륭해도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불합격된다. 미리 수능을 대비해 수능최저에 발목 잡히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 

교과전형은 내신성적이 주요 평가요소인 만큼 학습관리를 꼼꼼히 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물론 대학별 내신 성적 산출 방식이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진학 희망 대학에 따라 준비 과정은 다를 수 있다. 다만 특정 과목에만 신경쓰기보단 전 과목을 두루 챙기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김 소장은 “고1이라는 시기를 고려해 본다면 대학별 내신 비중에 맞춰 특정 교과목만 준비하는 편식 학습보다 교과목 전반을 골고루 학습하는 것이 좋다. 대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고3 때 대학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법이기도 하다”라고 조언했다. 

2019학년 기준 상위대학 학생부교과전형으론 고려대 학교추천Ⅰ, 중앙대 학생부교과, 한양대 학생부교과 등이 대표적이다. 고대 학교추천Ⅰ은 교과성적 100%로 3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 100%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중대 학생부교과는 교과성적 70%와 출결/봉사 30%를 합산해 합격자를 정한다. 한대 학생부교과는 교과성적 100% 반영이다. 고대 중대는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반면, 한대는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 학생부종합전형, 서류평가+면접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는 ‘3년간의 학교 활동’이다. 학종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된 내용을 토대로 학생의 발전 가능성, 전공 적합성, 학업 역량, 인성 등을 정성적으로 종합평가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이 내신을 수치화해 평가하는 전형이라면, 학종은 학업 역량이라는 평가요소를 바탕으로 학년별 성적추이, 원점수, 고교 상황 등 학생의 노력과 처한 배경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평가하는 차이다. 더하여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창의적 체험활동, 독서 등 학생부 전반에서 드러난 역량을 평가하는 특징도 있다. 서울대를 비롯해 상위대학 학종에선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면접의 영향력이 큰 점도 잊어선 안된다. 

다만, 고1의 경우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에 벌써부터 신경을 쏟을 필요는 없다. 자신의 역량이 학생부에 담길 수 있도록 체계적인 학교생활을 계획해 수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의학계열이나 최상위권 대학은 까다로운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수능성적 관리에도 신경을 쏟아야 한다. 

학종은 교내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고 활동적이며 적극적인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동아리나 자율 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은 평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아리를 이끌거나 창의적인 활동으로 지역 사회나 학교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한다면 자기주도성이나 경험의 다양성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자신을 최대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활동 전반에 대해 항상 꼼꼼하게 기록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대표적인 학종으론 서울대 일반전형이 있다. 서류평가 100%로 2배수를 선발한 후 1단계성적 50%와 면접및구술고사 50%를 합산해 합격자를 가린다. 사범대의 경우 면접및구술고사 비중이 30%로 낮아지고 20%비중의 교직면접이 추가된다. 수능최저는 적용하지 않는다. 

<수시, 대학별고사전형>
- 논술전형, 논술고사+수능

논술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논술고사 성적이다. 대체로 논술성적과 학생부가 함께 반영되지만 실제 계산을 해보면 내신의 실질적인 영향력은 낮거나 의미가 없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논술고사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다. 

논술전형에서 주의해야 할 대목은 수능최저다. 까다로운 수준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능최저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논술고사는 모의고사 성적 기준 3등급 이하 학생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주로 출제된다. 수능최저 이상의 수능실력/학업역량을 겸비해야 한다. 

논술전형은 시험에 강하고 고난도 문제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에서 시행하는 만큼 고난도 문제가 다수 출제되기 때문이다. 고난도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해나가는 능력은 기본이다. 자신의 의견을 올바르게 전달하는 서술 능력도 갖춰야 한다. 자연계열에서 실시되는 수리 논술에서도 서술 능력은 필요하다. 수능과 달리 논술은 풀이과정까지 평가요소에 들어가기에 논리적으로 풀이과정을 서술하지 못하면 감점을 피할 수 없다. 

논술의 경우 경쟁이 매우 치열한 전형이다. 여타 수시전형이나 정시에 비해 경쟁률이 상당히 높게 형성된다. 1회성 논술고사 성적이 합격과 불합격을 판단하는 주요 평가요소이기에 합격 확률도 높지만은 않다. 합격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시와 함께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적성전형, 적성고사
논술전형과 더불어 대학별고사전형으로 분류되는 적성전형 역시 논술전형과 마찬가지로 적성고사 성적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 내신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적성전형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몇개 대학에서만 실시되기에 상당히 제한적인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적성전형은 논술전형과 마찬가지로 시험에 강한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논술고사와의 차이점은 적성시험 난이도가 낮은 편이고 주어진 시간에 비해 문항 수가 다소 많다는 것이다. 주어진 시험시간이 많지 않기에 문제를 빨리 분석해 정확한 답을 도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많은 대학들이 실시하지 않는 전형이기에 고1부터 준비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고2까지는 다른 수시 전형 대비와 수능 학습을 충실히 하고, 본격적인 입시가 시작되는 고3 때 현실적인 합격 가능성 판단을 해본 후 적성전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정시, 수능>
정시에서 수능을 빼놓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시는 수능전형이라 불릴 만큼 수능의 영향력이 큰 전형이다. 서울 상위대학과 지역거점국립대학들은 대부분 국어 수학 탐구 영역 모두를 전반적으로 반영하지만, 그 외 대학들은 영역을 부분선택해 반영하는 경우가 많단 점이 특징이다. 

정시는 수능형 문제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적합한 전형이다. 하지만 학생들 대부분이 준비해야 하는 전형이기도 하다. 정시와 수시를 구분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는 생각보다는 두 가지 전형을 모두 준비해 합격 확률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수시와 정시 모두 어느 하나 합격을 100% 보장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아무리 잘 대비하더라도 대학의 선발 인원은 제한돼 있다. 경쟁 변수에 따라 얼마든지 불합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수시와 정시 모두를 준비해 어떠한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이에 대처해 합격 확률을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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