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체제 잣대로 ‘특목자사> 지역내 일반고> 특구진입순’ 판단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2019학년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일반고 고입 동시실시의 실패조짐이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 수요자들이 고입 동시실시 방침을 자사고 외고 국제고 폐지정책의 일환으로 받아들이면서 신학기를 앞두고 ‘8학군’으로 상징되는 교육특구의 전세값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 누누이 경고해온 풍선효과가 정책시행 전부터 시작된 셈이다. 선발효과가 교육특구로 분산되면서 평준화시절 위력을 떨쳤던 ‘8학군’ 신화가 부동산 폭등과 함께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특목자사고를 무력화하려고 특목자사고의 설립 배경이었던 8학군 쏠림을 재등장시키는 셈이다.

실제로 특목자사고의 소재지는 철저하게 과거 8학군 집중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설립부터 난립해 원칙이 모호했던 광역자사고를 제외하면 은평구에 세워진 전국단위 자사고 하나고를 비롯해 과고 외고 국제고 가운데 강남 서초 노원 양천 등 교육특구에 자리한 학교는 한 곳도 없다. 철저히 8학군 집중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수시 등록실적 분석 결과, 마포구 서대문구 은평구를 합쳐 99명에 그친 서부학군의 실적은 하나고를 포함할 경우 246명으로 늘어난다. 수시실적 50명에 불과한 성동광진학군도 대원외고가 131명을 더하며 실적을 181명으로 끌어올린다. 대일외고가 있는 성북구, 세종과고가 있는 구로구 등도 마찬가지다. 특목자사가 교육특구에 대항해 서울 지역별 안배를 이루는 한 축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교육부의 특목자사 무력화정책은 사교육과 경제력 중심의 교육특구 쏠림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지역 쏠림의 한계를 안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소통없이 밀어붙인 현 정책의 성패와는 상관없이 시장이 미리 움직인 묻지마 교육특구 쏠림 현상은 과연 수요자 입장에서 합리적일까. 우선 현재의 교육특구 쏠림 조짐은 특목자사고의 실적이 떨어지고 교육특구 내 일반고 실적이 상승할 것이라는 맹목적 판단에 기인한다. 하지만 이는 전제부터 틀린 위험한 판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당장 선발효과를 약화시킨다고 특목자사의 실적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특목자사고의 입시실적은 선발효과가 아닌 학교차원에서 완성한 수시체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고입 동시실시가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일반고들 역시 수시체제를 놓고 옥석가리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교육특구 일반고 역시 수시체제 여부로 극명하게 나뉜다. 심지어 교육특구가 아닌 지역에서도 수시체제를 통해 신흥명문으로 부상한 일반고가 적지않다. 묻지마 교육특구 진입이 위험한 배경들이다.

물론 일반고 실적만 볼 때 최근 3년간 서울 11개 학군별 서울대 수시 등록실적을 따져보면 강남서초학군의 위력이 대단한 것도 사실이다. 서울 일반고에서 수시로 서울대에 등록한 인원은 최근 3년간 1172명. 이 가운데 강남서초학군에서 나온 등록자가 358명으로 전체 인원 가운데 30.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4년제대학 수시비중이 70%를 넘어 74%를 차지하고, 상위17개대에서 학종 비중이 38.8%에 달하면서 대세로 군림한 학종에 강남학교들도 어느 정도 적응한 모습이다.

그렇다고 8학군 일반고의 서울대 수시 실적이 묻지마 교육특구행의 근거가 되긴 어렵다. 특목자사고의 수시실적이 엄연하고 교육특구가 아닌 지역에서도 강동구 소재 한영고처럼 수시실적 역시 만만치 않은 학교가 존재하는 데다 교육특구 내에도 정시에 의존해 수시실적이 좋지 않은 학교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올해 고교선택에서 특목자사의 수시경쟁력을 가장 큰 변수로 제시했다. “수시체제 관점에서 이미 자리 잡은 특목자사고의 경쟁력이 엄연한 상태다. 애초 특목자사고가 선발효과로 대입에서 성과를 낸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원외고의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2011학년 외고입시가 영어내신위주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바뀌고 선발범위도 광역단위로 축소되면서 교육계에선 선발효과가 약화된 원년의 실적인 2014대입부터 대원외고의 실적이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결과는 예상을 벗어났다. 2014학년 대원외고는 오히려 전년실적 83명보다 늘어난 97명의 합격실적으로 경쟁력을 과시했다. 선발효과가 아니라 해외대학진학의 노하우를 서울대 학종으로 접목시킨 수시체제의 경쟁력이 성공요인으로 지목됐다. 결국 고입 동시실시로 일부 선발에 영향이 미칠 수 있지만 이미 완성된 특목자사고의 수시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당국이 고입 동시실시를 예고한 2019 고입지형에서 가장 합리적인 수요자의 선택은 무엇일까. 이미 수시체제를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어 학교별 수시체제를 잣대로 선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목자사고 진학 가능여부를 먼저 따지고 이어 지역 내 수시체제를 갖춘 일반고가 어디인지 확인한 다음 교육특구 진입 여부를 타진하는 수순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019학년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일반고 고입 동시실시의 실패조짐이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 수요자들이 고입 동시실시 방침을 자사고 외고 국제고 폐지정책의 일환으로 받아들이면서 신학기를 앞두고‘8학군’으로 상징되는 교육특구의 전세값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 누누이 경고해온 풍선효과가 정책시행 전부터 시작된 셈이다. 사진은 최근 3년간 서울대 수시 등록실적 36명으로 강남학군 최다 수시실적을 낸 서울고의 모습. /사진=베리타스알파DB

<달라진 2019고입지형.. 학교 경쟁력 중심 재편 전망>
2019고입은 상당한 판도변화를 예고한다. 여전히 자사고 외고를 중심으로 반대여론이 격화된 가운데 교육부는 올해부터 고입 동시실시를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지난 11월 시도교육청부교육감회의에서 입법예고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고입 동시실시가 확정됐다. 개정안에 따라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 학교장이 선발권을 가진 전기모집 고교 가운데 일부가 후기모집 고교로 전환해 일반고와 고입을 동시에 실시한다. 선발 시기는 미뤄지지만 입학전형 실시에 대한 권한은 기존과 동일하게 학교장이 갖는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게 된다.

고입 동시실시로 수험생들의 고교 선택권은 크게 좁아졌다. 이제까지 수험생들은 전기고로 분류된 과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 가운데 1곳을 선택해 지원한 뒤 전형을 치렀다. 전기선발에서 불합격하더라도 전기고에 지원하지 않은 다른 학생들과 동일하게 일반고에 지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달라진 2019고입에서는 과고를 제외한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일반고를 동일선상에 놓고 1곳에 지원해야 한다. 교육계를 비롯해 학부모들이 고입재수를 우려하는 이유다. 일반고는 배정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불합격할 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선발체제인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모집인원보다 지원자가 많아 탈락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전까지는 탈락하더라도 일반고에 지원할 수 있었지만 고입을 동시에 실시하게 되면서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전형결과를 받아들 때쯤 일반고도 배정이 마무리되는 셈이다. 물론 정원이 남은 일반고에 추가 배정될 수 있다. 다만 이미 일반고 배정이 끝난 뒤인 탓에 집에서 멀거나 학생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고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일반고 추가선발과 배정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특별시와 광역시의 경우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지원할 때 ‘불합격 시 교육감이 임의로 일반고에 배정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도 단위에선 불합격생이 일반고 진학을 희망할 경우 현재와 동일하게인근 비평준화 지역 추가모집 일반고에 지원한다. 만약 일반고 추가배정에 동의하지 않는 학생이 있다면 미달된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추가모집에도 탈락한다면 다음 해 고입을 준비, 교육계가 우려하는 ‘고입재수생’이 발생하는 셈이다.

원거리 비선호 고교에 배정되거나 최악의 경우 고입재수를 선택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에 수험생들의 고교 선택이 보다 신중해질 전망이다. 영재학교나 과고 진학을 목표하는 이과 성향 중학생이 아니라면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고민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경쟁률 하락 전망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일반고 대비 우수한 강사진과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여전히 대입에 유리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경쟁률이 다소 낮아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에도 경쟁률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며 “오히려 경쟁률이 낮아지는 것은 내신의 불리함을 다소 무릅쓰고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있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시기 조정으로 향후 고입판도 재편에 관심이 쏠린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경쟁률이 약간 낮아질 뿐 큰 불이익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험생들의 선택지가 달라지면서 유일하게 전기고로 남게 된 과고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데 예측이 모였다. 전기-후기 선발체제에서벗어나 ‘특차’ 성격으로 진행되는 과학영재학교 과학예술영재학교 역시 인기상승 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포함한 일반고는 고교유형보다는 학교 경쟁력을 중심으로 수험생들의 선호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중에서 탄탄한 교육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진학실적을 내고 있는 고교들이 더 부각되고, 일반고에서도 마찬가지로 수시체제를 갖춘 고교의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교유형에 관계없이 교육력과 진학실적에 따라 학교별 옥석가리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학군별 일반고 서울대 수시실적.. 강남서초학군 30.5%>
고입 동시실시로 강남 8학군이 부활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진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지원해 탈락의 위험을 감수하기보단 처음부터 일반고에 지원해 대입실적이 우수한 일반고에 진학하려는 수험생이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교육 시장이 공고한 강남학군이 학종중심 대입지형에선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강남학군의 공력은 여전했다. 과거보다는 격차가 완화됐지만 여전히 강남학군의 서울대 수시 등록실적이 우세했다.

서울대 수시는 전 전형이 학종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학교별 수시체제 구축 정도를 파악하는 데 최선의 잣대가 된다. 개인의 학업능력이나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시실적과 달리 서울대 수시실적은 학생을 관찰하며 학생부를 기재한 교사진과 다양한 교육경험을 제공하는 고교 경쟁력을 드러낸다. 최근 3년간 서울대 수시실적으로 서울 내 학군별 고교경쟁력을 가늠해봤다.

학군별로 서울대 수시 등록실적이 가장 많은 학군은 강남서초학군이었다. 2015학년 113명, 2016학년 123명, 2017학년 122명으로 358명이었다. 3년간 수시등록자 1172명 가운데 30.5%를 차지한다. 강남서초학군의 뒤를 이은 강동송파학군도 161명(13.7%)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이어 강서양천(10.6%) 북부(10.2%) 서부(8.4%) 중부(6.2%) 동작관악(4.8%) 성동광진(4.3%) 성북강북(4.2%) 남부(3.7%) 동부(3.4%) 순이다. 강남학군에 이어 송파구 양천구 노원구 등 교육특구가 속한 학군의 실적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물론 학군별로 학생수가 다르기 때문에 서울대 등록자에서 격차를 빚을 수밖에 없다. 다만 학생수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강남학군에서 두 배 이상의 서울대 수시실적이 나온 것은 사실이었다. 2017년 기준 전체 학생수와 3년간 등록 인원을 비교해도 강남서초가 1.4%로 강동송파 0.6%를 월등히 앞질렀다. 강남서초 학생수가 2만6907명, 강동송파 학생수가 2만5102명으로 995명 차이지만 등록자는 강남서초 358명, 강동송파 153명으로 두 배 이상 차이 난다.

서울지역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그간 이 같은 지역별 교육격차를 완화하는 역할을 해왔다. 대다수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서울 중심부에서 벗어난 곳에 터를 잡은 데는 교육 양극화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하나고다. 하나고는 서울시의 필요에 의해 설립됐다. 은평/길음 뉴타운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우수학교 유치가 절실했지만 나서는 학교가 없었다. 외대부고(당시 용인외고)가 경기에 개교하면서 서울의 우수인재가 경기로 유출되는 현상이 나타나 구청장들의 아우성이 빗발쳤다. 서울시가 평소 사회환원운동을 해온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 회장에게 설립을 부탁해 세워진 학교가 하나고다. 서울시가 부지를 임대했고, 강북개발 취지에 따라 강남3구 출신 학생의 선발비율을 20%로 제한하고 있다.

2009~2010년 당시 정부의 자사고 확대 정책에 따라 전환을 희망하는 일반고들의 신청을대부분 수용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광역단위자사고를 제외하면 전국자사고 과고 외고 국제고 가운데 강남구 서초구에 소재지를 둔 특목자사고는 없다. 서울 내 유일한 전국단위 자사고인 하나고가 은평구에 자리하고 역시 유일한 국제고인 서울국제고는 종로구에 터를 잡았다. 세종과고(구로구) 한성과고(서대문구) 대원외고(광진구) 대일외고(성북구) 한영외고(강동구) 명덕외고(강서구) 이화외고(중구) 서울외고(도봉구) 등 대부분 서울 외곽에 자리한다. 고입 동시실시로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경쟁률이일부 하락하고 강남 쏠림현상이 두드러진다면이제껏 유지해온 균형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강남에서 주목할 일반고? ‘단연 서울고’.. 강남 내에서도 실적 차>
강남서초학군 내에서도 단연 두드러지는 고교는 서울고다. 서울고는 학군 내에서는 물론 서울 전역에서 유일하게 지난 3년간 매년 10명이 넘는 서울대 수시 등록실적을 유지해온 고교다. 교육특구의 롤모델이라 할만하다. 수시 정시 합산 서울대 등록실적에서 지난해 서울고와 함께 톱3를 차지한 강서고와 단대부고가 정시에 편중된 실적을 보인 것과 달리 매년 수시실적이 압도적인 특징이다. 2016대입 톱3를 이룬 단대부고(수시5명/정시16명) 숙명여고(수시5명/정시14명) 영동고(수시5명/정시13명) 등 3개교도 정시실적이 두드러졌다. 반면 서울고는 2016학년 대입에서도 수시11명 정시5명으로 수시체제가 뚜렷했다. 광역단위 자사고처럼 먼저 우수학생을 선발할 수있는 여건도 아니라는 데서 학생 개개인의 능력보다 고교 경쟁력이 부각된다. 가장 최근인 2018대입에서도 수시 최초합 11명을 기록하며 일반고 ‘정상’ 자리를 고수했다.

서울고의 막강 실적은 교사들의 남다른 노력에서 기인한다. 과학중점학급을 운영하는 데다 교육특구인 서초구 소재라는 점에서 일반고임에도 우수한 인재가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불신의 시선도 있다. 하지만 서울고에 따르면 신입생의 중학교 내신 성적은 백분위 기준 54% 수준이며, 과학중점반이라 하더라도 33%선에 그친다. 내신 10% 이내인 학생은 전체 학생 중 1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울고 선발효과의 공백을 교사들의 땀방울로 메웠다. 서울고는 과학중점반에 더해 이수반 인문사회영재반 수학영재반 등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특징이다. 이수반은 과학중점반과 동일한 교육과정을 실시하는 반이다. 과고 수준의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으로, 과고 재직 경험이 있는 교사들이 수업부터 동아리활동,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입시전략을 위한 노력은 교사들을 ‘공교육 전문가’로 만들었다. 진학의 키를 쥔 학년 부장을 비롯한 주요 교사들이 모여 입시전략팀을 짰다. 연중 몇 차례에 걸쳐 주요 대학들의 입학처를 방문해 학교의 장점과 특색을 알리려 노력하고, 모집요강만으로는 알기 힘든 전형의 주요 변화, 실질내용을 살피는 데 주력한다.

경기여고의 수시실적도 눈에 띈다. 강남학군 여고 중에서 전체 등록자수로 따지면 숙명여고가 앞서지만 경기여고는 숙명여고와 달리 수시실적이 두드러진다. 2015학년 9명(수시5명/정시4명), 2016학년 14명(수시10명/정시4명), 2017학년 10명(수시8명/정시2명)으로 이어진다. 여고 중에선 진선여고도 상승세를 눈여겨볼 만하다. 진선여고는 2015학년 12명(수시9명/정시3명), 2016학년 7명(수시4명/정시3명), 2017학년 11명(수시6명/정시5명)으로 수시가 주춤하는 듯하지만 2018수시 최초합 9명으로 재도약을 노린다.

양재고와 상문고도 수시체제가 뚜렷한 일반고다. 양재고는 지난해 수시실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2017학년 6명, 2016학년 9명, 2015학년 8명 등 3년간 수시로만 23명이 등록했다. 서울고가 남학교, 경기여고가 여학교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학에서는 양재고가 남다른 영역을 구축한 양상이다. 상문고보다 학생수는 400여 명이 적지만 실적은 1명 더 많다. 사립 남학교인 상문고는 여학생보다 정시에서 강세를 보이는 남학교임에도 수시실적이 뚜렷하다. 2015학년 수시5명 정시4명으로 수시 정시 비중이 비슷했지만 2016학년 서울대 등록자 7명 전원이 수시를 통한 데 이어 2017학년에는 수시10명 정시1명으로 수시실적이 더 늘었다.

<학군별‘ 주목’ 일반고>
강남학군은 아니지만 학군별로 뚜렷한 수시실적을 내는 고교들도 눈길을 끈다. 고입 동시실시로 우수한 일반고를 선택하려는 수험생들이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이들 고교들의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강동구 소재 한영고는 교육특구 일반고가 아닐 뿐더러 과학중점학급을 운영하는 고교도 아니지만 실적은 강남서초학군 고교 못지않다. 2017학년 9명, 2016학년 8명, 2015학년 8명 등 25명으로 서울대 수시실적으로는 서울고 다음이다. 2018수시에선 11명이 수시 최초합을 거머쥐며 서울고와 일반고 투톱체제를 겨냥한다. 한영고의 부상은 서울대 수시확대와 함께 시작됐다. 정창헌 전 교장이 방과후 프로그램 대부분을 교사들에게 맡기는 강수를 비롯해 수시 프로그램 정착에 앞장섰다. 현 배경석 교장과 함께 공교육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유제숙 연구부장, 박여진 진학지도부장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활동과 섬세한 대입지도가 만나면서 시너지를 냈다. 학년별 활동별로 교육활동을 모두 연계해 심화 확장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 전반을 구성했다. 방과후학교와 독서토론활동, 강동구와 연계한 탐구활동 등 교과와 비교과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도록 마련, 매년 확대되는 학종체제에서 성과가 더욱 기대된다.

강동송파에서는 영동일고 오금고 등 공학체제 학교들의 실적이 한영고의 뒤를 이었다. 영동일고는 2017학년 3명, 2016학년 7명, 2015학년 3명의 실적이며, 오금고는 2017학년 4명, 2016학년 5명, 2015학년 3명이 수시합격으로 서울대에 등록했다. 여학교 중에선 정신여고, 남학교 중에선 보성고가 최근 3년간 각 11명의 수시 등록실적이다.

강서양천에서는 최근 3년간 신목고의 수시실적이 가장 많았다. 마포고 양천고 대일고 등 사립 남학교 사이에서 공학인데다 공립고라는 약점을 딛고 두각을 나타냈다. 목동 신시가지 조성과 함께 1987년 개교한 비교적 젊은 학교로 짧은 역사에 비해 대입실적은 꾸준하다. 2017학년 4명,2016학년 5명, 2015학년 7명의 수시실적이다. 강서양천에서는 마포고와 양천고도 꾸준한 대입실적을 내고 있다. 마포고는 과학중점학급 3학급을운영한다는 이점도 있다. 최근 3년간 실적으로는 세 학교의 실적에 미치지 못하지만 실적 상승세인 대일고도 눈에 띈다. 대일고는 2015학년 2명에 이어 2016학년과 2017학년 각 5명의 실적이다.

북부학군에서는 서라벌고와 청원고의 실적이 두드러진다. 서라벌고와 청원고는 지난 3년간 각 16명의 서울대 수시 등록실적을 냈다. 서라벌고는 2017학년 4명, 2016학년 7명, 2015학년 5명, 청원고는 2017학년 5명, 2016학년 4명, 2015학년 7명으로 동률이다. 북부 전통강자인 서라벌고와 강북의 다크호스로 자리 잡은 청원고가 양강체제를 갖췄다. 사립 남학교인 서라벌고는 교육특구인 노원구 소재이긴 하나 지하철역에서 동떨어진 불암산 자락에 터를 잡아 인근 대진고에 비해 학생 유치가 불리한 여건에도 뛰어난 실적이 돋보인다. 학생수 1600여 명으로 서라벌고와 규모가 비슷한 청원고도 사립 남학교다. 청원고는 특히 자연계열 중심의 수시체제 구축을 동력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5대입에서는 수시최초합격자 6명 가운데 1명을 제외 모두 자연계열이며 추가합격자도 화학생물공학부 합격이었다. 청원고는 수시중심 체제가 구축되기 전인 2004년부터 과학부 교사들을 중심으로 동아리 활동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라벌고와 청원고에 이어 사립 남학교인 재현고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서라벌고와 청원고가 전교생 1600여 명에 3년간 16명의 서울대 수시등록자를 배출한 것과 비교해도 학생수 1300여 명, 수시실적 13명의 재현고도 못지않다. 노원구 내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사립고인 재현고는책 읽기를 중심으로 한 독서교육이 핵심이다. 독서교육에 무게를 두고 기독교 학교로 인성교육도 강조한다. 여학교 중에선 영신여고와 대진여고가 눈에 띈다. 영신여고는 대진여고에 비해 학생수는 200명가량 적지만 최근 3년간 11명의 수시 등록자를 냈다. 대진여고는 이보다 한 명 적은 10명이지만 2015학년 1명, 2016학년 4명에서2017학년 5명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는 특징이다.

종로구 중구 용산구를 포괄하는 중부에서는 용산고, 성동광진에서는 대원여고가 학군내 수시실적 톱을 이뤘다. 상대적으로 학교수가 적은 중부학군이지만 용산고는 2017학년 4명, 2016학년 5명, 2015학년 6명으로 최근 3년간 매년 4명 이상의 실적이다. 대원여고는 최근 3년간 14명의 수시 등록실적을 낸 가운데 상승세로 눈길을끈다. 2017학년 6명, 2016학년 5명, 2015학년 3명이다. 대원여고는 3년간 서울대 등록실적이 전원수시실적으로 학종중심 수시체제 강점이 돋보인다. 특히 뒤이은 광남고와 비교해 학생수가 500여 명 가량 적지만 더 많은 실적을 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마포구 서대문구 은평구가 포함된 서부학군에서는 예일여고의 실적이 기대를 모은다. 2015학년 2명, 2016학년 3명에서 2017학년 수시실적이 7명으로 크게 뛰었다. 과학중점학급을 운영하는 예일여고는 다양한 심화수업이 특징이다. 심화생명과학 등 과학관련교과는 물론이고 심화영어나 비교문화 수업 등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해방과후학교로 심화학습 요구를 충족했다.

<특목자사 대입실적, 여전히 압도적.. 고입동시실시 영향 크지 않을 듯>
일반고의 수시실적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상위권 중학생들에게 특목자사고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선택지다. 고입 동시실시로 비선호 일반고에 배정될 수 있다는 위험부담에도 오랜 기간일반고 대비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수년간 쌓인 대입 데이터로 전문가들이 즐비한 때문이다. 특히 서울은 매년 서울대 등록실적 전국 톱5에 드는 하나고와 대원외고가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어 특목자사고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할 전망이다.

2018대입에서 서울대 수시 1단계 75명, 최초합 57명으로 첫 정상에 등극, 돌풍을 일으킨 하나고는 특히 수시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지난 3년간 등록실적은 2017학년 48명, 2016학년 53명, 2015학년 46명 등 147명으로 압도적이다. 서울 은평구 소재 전국단위 자사고 하나고는 전교생 600명 남짓 소규모 신생학교라는 점에서 공력을 더한다. 전교생 기숙사 체제로 ‘무학년무계열제’를 운영하며 고교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학년 때 일반 고교과정에 집중, 대략의 수능준비를 마치고 2~3학년때 고급과정 등 적성에 맞는 커리큘럼을 경험하며 일주일에 나흘은 90분씩 1인2기에 시간을 들여야 한다. 여타 고교생에 비해 몇 배는 바쁜 생활이지만 학생 스스로 학습계획을 세우고 과목을 선택해 특화된 교실을 찾아가는 등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학습태도로 학종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입 동시실시에서 빗겨간 세종과고와 한성과고는 전국 20개 과고 가운데 투톱 체제를 유지한다. 세종과고는 지난 3년간 45명, 한성과고는39명의 서울대 수시실적이다. 과고 특성상 이공계특성화대 진학률도 상당하다. 2017대입 등록결과에 따르면 세종과고는 KAIST 31명, 포스텍7명, GIST대학 6명, DGIST 5명 등 49명, 한성과고는 2017대입에서 KAIST 35명, 포스텍 6명, GIST대학 3명, DGIST 4명 등 48명이 이공계특성화대에 진학했다. 2019고입에서는 이과 성향 중학생들이 과고에 지원했다가 탈락하더라도 후기모집에서 자사고에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률 상승이 예견된다.

대원외고를 필두로 한 서울 6개 외고도 전국31개 외고 가운데 전국적 명성을 자랑하는 학교들이다. 지난 3년간 수시실적으로만 대원외고131명, 대일외고 83명, 한영외고 72명, 명덕외고 59명, 이화외고 12명, 서울외고 9명의 실적이다. 서울 유일의 국제고인 서울국제고도 지난 3년간 31명의 수시실적을 냈다. 2019 외고 국제고 입시는 고입 동시실시라는 불리한 여건이 있지만2019학년부터 영어 내신성적을 전면 성취평가제로 반영하는 변화도 있다. 2,3학년 4개학기 영어내신성적을 반영하는 외고와 국제고는 2018입시까지 2학년 성적은 절대평가인 성취도 점수, 3학년 성적은 상대평가인 석차9등급제 성적을 환산해 반영했다. 2019입시부터는 4개학기 모두 성취도 점수를 환산하면서 다소 문턱이 낮아지게 된 셈이다.

서울국제고는 지난해 사회통합전형 선발비율을 20%에서 30%로 확대하고 서울지역기회균등전형을 신설, 서울시 각 자치구에서 1명씩 총 25명을 지역구 쿼터로 선발했다. 사회통합전형 선발비율은 2022학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을 예고했다. 2018학년 30%(45명)에서 2년단위로 10%씩 확대, 2020학년에는 40%(60명),2022학년에는 50%(75명)다. 2019입시에서는 지난해 입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조희연 서울 교육감이 “국제고를 살리고 싶다”며 국제고가 일반고 전환 방침에 포함된 것에 아쉬움을 표해 외고와는 다른 길을 걷게 될 가능성도 생겼다. 조 교육감은 국제고에서 선발인원의 50%를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통합전형으로 뽑는 등 공적 기능을 강화한 사실에 무게를 두며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에도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22개 광역자사고는 실적차이가 뚜렷하다. 수시실적으로는 현대고가 독보적인 측면이다. 2017학년은 7명에 그쳤지만 2015학년 2016학년 각각 12명의 수시실적이다. 다만 강남구 소재 광역자사고로 여전히 정시비중이 높다. 2017학년에는 12명, 2016학년에는 10명, 2015학년에는 11명의 정시 등록실적이다. 반면 대성고는 수시체제가 돋보이는 광역자사고다. 합산 실적으로는 다소 저조한 편이지만 2017학년 전원 수시5명, 2016학년 수시8명 정시2명, 2015학년 수시7명 정시1명으로 학종을 겨냥한 수시체제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최근 3년간 중동고(18명) 세화고(17명) 보인고(16명) 휘문고(16명) 등의 실적도두드러진다. 다만 휘문고와 세화고는 강남학군 특성상 전체 등록실적에서 정시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2017학년의 경우 휘문고는 무려 34명의 등록자를 냈지만 수시가 7명, 정시가 27명이다. 세화고는 수시6명, 정시 21명으로 27명의 실적을 냈다. 서울고 경기여고 양재고 등 강남학군 일반고가 수시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광역자사고들의 변화가 요구된다. 대부분 남학교 일색인 광역자사고들 사이에서 이화여고와세화여고가 분투하고 있다. 이화여고는 최근 3년간 15명, 세화여고는 14명이다. 자사고 전환 이전에도 명문여고로 입지를 다져온 이화여고는 2년간 서울 22개 광역자사고 가운데 일반전형 최고경쟁률을 차지하며 상위권 여중생들 사이 관심을 독차지한다. 세화여고는 정시실적 비중도 상당한 특징이다.

<서울 일반고 배정방법.. ‘3단계’ 서울전역20%, 거주지 40%, 통합학군 40%>
서울 내 후기 일반고와 자공고는 선발이 아닌 배정방식이다. 중학교 석차연명부의 개인별 석차백분율을 기준으로 전체 정원만큼 교육감이 합격자(배정대상자)를 남녀 구분 없이 선발한다. 후기고의 경우 3단계를 거쳐 배정된다. 서울 일반고 배정체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학교군 분류를 파악해야 한다.

서울시내 학교군은 단일학교군 일반학교군 통합학교군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후기고 배정이 3단계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단일학교군은 서울시 전 지역 학교군 1개를 말한다.

일반학교군은 통상 인식하는 학교군으로 지원하는 학생의 거주지에 따라 분류한 학교군이다. 서울 25개 자치구를 인접한 지역끼리 묶어 총 11개 학교군으로 나눴다. ▲동부(동대문구/중랑구) ▲서부(마포구/서대문구/은평구) ▲남부(영등포구/구로구/금천구) ▲북부(노원구/도봉구) ▲중부(종로구/중구/용산구) ▲강동송파(강동구/송파구) ▲강서양천(강서구/양천구) ▲강남서초(강남구/서초구) ▲동작관악(동작구/관악구) ▲성동광진(성동구/광진구) ▲성북강북(강북구/성북구) 등이다. 예를 들어 동대문구에 살고 있는 학생의 일반학교군은 동부학교군이 되는 셈이다.

3단계 배정에서 활용되는 분류가 통합학교군이다. 11개 일반학교군 가운데 서로 인접하고 있는 2개의 학교군을 한 번 더 묶어 19개 학교군으로 나눴다. ▲동부/북부 ▲동부/중부 ▲동부/성동광진 ▲동부/성북강북 ▲서부/남부 ▲서부/중부 ▲서부/강서양천 ▲남부/중부 ▲남부/강서양천 ▲남부/동작관악 ▲북부/성북강북 ▲중부/강남서초 ▲중부/동작관악 ▲중부/성동광진 ▲중부/성북강북 ▲강동송파/강남서초 ▲강동송파/성동광진 ▲강남서초/동작관악 ▲강남서초/성동광진 등이다.

배정은 3단계로 이뤄진다. 학교별 모집정원에 따라 1단계 20%, 2단계 40%, 3단계 40%가 배정된다. 1단계에서 지원자 가운데 지망 순위별로 학교별 모집정원의 20%, 중부학교군의 경우 60%를 전산 추첨해 배정한다. 2단계 역시 지망 순위별로 학교별 모집정원의 40%를 전산 추첨한다. 1,2단계만으로 정원의 60%가 배정되는 셈이다. 3단계는 1,2단계에서 추첨 배정되지 않은 40%(중부학교군 제외)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사항과 통학 편의, 학교별 배치여건과 적정 학급수, 종교 등을 고려해 통합학교군 범위 내에서 추첨 배정한다.

배정은 3단계로 이뤄지지만 수험생의 지원은 2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단일학교군 가운데 2개교를 지원한다. 서울 전역에 소재하는 고교 가운데 지망 순위별로 2개교를 선택할 수 있다. 2단계는 일반학교군에 따라 지원한다. 수험생이 거주하는 일반학교군에 소재하는 고교 중에서 서로 다른 2개교를 선택해 지망 순위별로 지원할 수 있다. 학생이 1단계 단일학교군 지원에서 일반학교군 소재 학교를 지원한 경우, 2단계 일반학교군 지원에서 1단계 지망학교와 중복지원도 가능하다. 마포구에 살고 있는 학생이 1단계에서 마포구 소재 경성고에 지원했더라도 2단계 지원에서 다시 경성고와 서울여고를 지원할 수 있는 셈이다.

후기고 지원은 필수지만 과학이나 예술체육 등 교과중점학교 지원은 선택사항이다. 학생 거주지에 관계없이 희망자에 한해 중점학급을 운영하는 고교 가운데 1개교만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계열간 중복지원은 할 수 없다. 지난해 기준 중점학급을 운영하는 고교는 26개교다. 과학중점학급은 휘경여고(2학급/여) 혜원여고(2학급/여) 선정고(3학급/공학) 예일여고(2학급/여) 신도림고(2학급/공학) 여의도고(3학급/남) 대진고(3학급/남) 용화여고(2학급/여) 창동고(3학급/공학) 용산고(4학급/남) 경복고(3학급/남) 강일고(2학급/공학) 방산고(2학급/공학) 잠신고(3학급/공학) 마포고(3학급/남) 명덕고(3학급/남) 경기고(3학급/남) 반포고(3학급/공학) 서울고(3학급/남) 숭의여고(2학급/여) 영등포고(2학급/남) 무학여고(2학급/여) 등 22개교에 분포해있다. 예술체육중점학급은 송곡고(체육/2학급/남) 송곡여고(미술/2학급/여) 영신여고(음악/1학급/여) 대원여고(음악/2학급/여) 등 4개교다.

과학중점학급은 2단계 배정으로 이뤄지는 반면, 예술체육중점학급은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1,2단계를 거쳐 선발한다. 과학중점학급의 경우 1단계에서 학교 소재 일반학교군 거주 지원자 가운데 학교별 모집정원의 50%를 추첨 배정한다. 2단계에서 1단계 탈락자를 포함해 타 학교군 거주 지원자 가운데 나머지 50%를 추첨 배정한다. 거주지에 가까운 학교로 배정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예술체육중점학급은 2단계를 거친다. 1단계에서 중학교 내신성적(220점)과 자소서(80점)로 정원의 1.5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과 면접(60점)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강남 8학군이란?>
고교평준화가 강남을 만들었다는 말이 나올 만큼 학군 프리미엄은 1970년대 강남개발사와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다. 강남개발에 맞춰 1976년 경기고가 종로구 화동에서 강남구 삼성동으로 이전한 것을 시작으로 휘문고 정신여고 서울고 숙명여고 중동고 경기여고 보성고 등이 줄줄이 강남/서초/송파로 옮겨왔다. 정부가 강북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서울 시민들을 한강 이남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국정과제로 삼았지만 인구가 강남으로 이전하지 않자 강북 명문고를 움직인 것이다. 교육열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맹모들이 주거이전에 부응했다. 1974년 고교평준화가 실시되고 학군제가 모습을 갖추면서 강남이 교육 중심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1980년 거주지 중심 완전학군제가 도입되면서 8학군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을 지역에 따라 9개 학군으로 나누고 거주지를 중심으로 학군을 배정하자 강남 8학군 이사 수요가 늘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외고 과고 등 특목고가 8학군 일반고의 자리를 대체하기도 했지만 2000년 과외 금지가 위헌으로 결정되면서 사교육 시장이 급속도로 번성하기 시작, 학부모들은 다시 8학군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정부가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국정과제로 꺼내들면서 또 다시 8학군의 상징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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