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서남대 49명 포함 2928명.. 2019 전북대 원광대 한시적 선발 ‘가닥’

-‘이례적’ 수시축소 전환.. 7개 의대 정시확대
-수시 ‘최대전형’ 학종 27.6% 교과 논술 특기자 순.. 정시 37.2%
-정시 모집군 변화.. 아주대 가군, 충북대 나군 이동
-가톨릭관동대 정시 인문 별도선발.. 3명 예정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최근 대입에서 전공을 기준으로 대학을 선택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곳은 의대다.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는 인원들 상당수는 자연계열에서 나오고, 이들 대부분은 의대를 택한 것으로 추정될 만큼 최상위 수험생들의 관심도가 높은 전공이다. 의대 입시는 현재 전국 최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각축장’으로 자리매김하며 대입전반을 뒤흔드는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2019학년은 특히 의대 입시에 변화가 많은 해다. 그동안 부실대학으로 지정되며 물의를 빚어온 서남대 폐교가 확정되면서 의대 체제부터 크게 흔들린다. 서남대 폐교로 생기는 49명의 여분 정원은 일단 2019학년에는 원광대와 전북대에서 한시적으로 선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0학년 이후에는 특정 의대 배정, 의대 신설, 국립보건의대 신설 등 3가지 유력한 가닥을 놓고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의전원 체제를 도입했다가 의대 체제로 전환을 결정한 11개 의대가 학사편입학 종료시점에 맞춰 정원을 환원, 학부인원이 크게 늘어나는 해이기도 하다. 조선대 부산대 경북대 경희대 전북대 충남대 가톨릭대 경상대 이화여대 인하대 가천대 등 11개 의대에서 늘어나는 학부 인원은 무려 307명에 달한다.

소폭의 ‘정시확대’ 현상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정원이 환원된 의대 가운데 조선대 전북대 이화여대 등이 확대 인원을 정시에 주로 배정하고, 정원변화가 없음에도 건양대 전남대 연세대 한양대가 정시 모집인원이 소폭 늘리면서 발생한 일이다. 비록 2018학년 37.1%(941명), 2019학년 37.2%(1071명)로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축소 추세를 보여오던 의대 정시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만으로도 수험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엔 충분하다.

의전원 체제에서 의대 전환을 결정하며 2018학년 한시적으로 학부모집을 중단했던 제주대가 의대 학부모집에 복귀하는 시점이란 점도 잊어선 안 된다. 한해 전인 2018학년 앞서 같은 절차를 밟았던 동국대에 이어 제주대는 2019학년 학부 입시로만 전체 정원 4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그동안 찾아보기 어렵던 정시 모집군 변화도 주목할만한 의대입시의 변화다. 2017학년 인하대가 나군에서 다군으로 이동한 것을 제외하면 모집군 변화가 없던 의대 입시에서 아주대의 가군이동, 충북대의 나군이동 등 동시다발적인 모집군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가톨릭관동대가 인문계열 수험생을 위해 3명의 별도 정원을 배정한 것도 2019 의대 입시에서 필히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이화여대에서만 인문계열 정원배정이 실시되면서 인문계열 남학생들은 가산점 등으로 인해 상당부분 불리함을 감수해야 하는 순천향대 지원 외엔 정시에서 의대진학의 길이 없었다. 2019학년부터 가톨릭관동대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기면서 인문계열의 의대 진학 문호가 넓어진 상황이다. 모집군이 서울대와 동일한 가군이어서 서울대 경영/경제 등 선호도 높은 모집단위와 가톨릭관동대 의대를 두고 고민하는 경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19학년은 특히 의대 입시에 변화가 많은 해다. 전국 41개 의대의 일원인 서남대의 폐교가 확정, 전북대와 원광대로 인원이 분산된 가운데 7개 의대가 이례적으로 수시를 축소, 정시확대에 돌입하며 아주대가 가군, 충북대가 나군으로 이동하는 등 정시 모집군 변화까지 예정돼있다. 가톨릭관동대는 정시에서 3명을 인문계열로 별도 선발할 예정이다. /사진=울산대 제공

<의대 체제 ‘흔들’.. 41개교에서 40개교 체제로>
그동안 전국 의대 입시는 38개 의대와 3개 의전원의 41개교 체제로 진행됐다. 의전원들이 대거 의대로 전환한 탓에 의대/의전원 숫자에는 변동이 생기기도 하지만, 전체 의대/의전원 수가 41개교란 점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2019학년엔 의대 체제에 변화가 생긴다. 2018학년 모집정지 처분을 받은 서남대가 결국 폐교 처분을 받아 2019학년부턴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때문이다.

서남대가 폐교처분을 받은 것은 그간의 부실경영 때문이다. 서남대는 설립자가 수백억원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고 징역/벌금형을 선고받으면서 경영난이 급가속, 2010년 학자금대출제한대학, 2011~2012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2013년~2014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경영부실대학,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 E(최하)등급 등 대학이 받을 수 있는 불명예는 전부 받을만큼 부실한 운영을 이어왔다.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견하고, 정상화계획 제출을 독려하는 등의 행동에 나섰지만 재정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탓에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서남대 인수 시 49명의 의대 정원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의대 신설/증원을 할 수 있단 이유로 여러 대학들이 인수전을 펼치기도 했지만, 이 역시 전부 무산됐다.

결국 서남대는 지난해 학교 폐쇄 계고를 거쳐 현재는 2월말 폐쇄 방침이 확정된 상태다. 재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실시되는 특별편입학 실시 대학들이 이미 배정됐고, 의대 학생들도 전북대와 원광대로 각각 자리를 옮겨 학업을 이어나가기로 결정됐다.

서남대가 사라짐에 따라 의대/의전원 체제는 2019학년부터 전체 40개교로 바뀐다. 현 경북대 의대의 전신인 대구의전이 설립된 1923년을 시작으로 1998년 제주대에 의대가 설립, 현재의 41개교 체제를 갖춘 이래 무려 20년만의 일이다.

서남대가 사라지며 발생한 49명의 정원공백은 일단 특별편입학을 실시하는 원광대와 전북대에서 한시적으로 선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한 끝에 서남대 의대 정원을 2019학년 한시적으로 서남대와 같은 전북지역 내 의대인 원광대와 전북대에 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학별로 배정될 모집인원 규모는 차후 별도 발표될 예정이다.

임시로 선발이 진행되는 2019학년 이후 서남대 의대 정원의 향배는 아직 미정이다. 지역 내 의료인력 수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보니 지자체마다 의대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지역은 본래 지역 내 의대정원이었던 만큼 원광대/전북대에 고스란히 해당 정원을 배정하거나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기득권을 주장하는 중이다. 반면, 목포대와 순천대 등 전남지역 의대들은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다는 이유로 의대 신설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공주대, 창원대 등 제3의 지역에 있는 대학들도 그간 의대유치를 위해 유관학과를 설립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해왔다며 의대 유치에 뛰어들려는 모양새다.

보건복지부가 주장하는 국립보건의대도 서남대 정원의 종착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의료취약지역의 공공보건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으로 국립보건의대 신설을 주장해왔다. 재작년 발표한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안에도 보건의대 설치방안이 거론됐으며, 국회에 관련 법안이 상정되기도 했다. 끝내 계류되긴 했지만 50명에서 150명 규모로 의료취약지역의 10년 의무복무를 조건으로 의사면허를 부여하는 대신 학비/수업료 전액면제, 경찰대학/사관학교에 준하는 생활비/교재비 지원 등의 유인책이 담겼다.

그동안 국립보건의대 설립에 가장 큰 걸림돌은 의료계였다. 대한의사협회 등은 의사인력을 줄여야 하는 형국인데 새로운 의대를 설립하는 것은 합당치 못하다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해 왔다. 정부가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근거로 내세운 OECD 통계는 국가마다 차이가 큰 의료환경, 의료서비스 이용 성향, 의료시스템 등을 반영하지 못한 단편적인 근거에 불과하다는 구체적인 비판까지 더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기회에 보건의대 설립을 적극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립보건의대의 설치비와 운영비 등 투입비용 대비 공공보건인력 배출로 나타나는 편익이 효율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존재하는 데다 반대여론까지 잠재울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 때문이다. 이미 존재하던 서남대 의대정원을 국립보건의대로 전환하면 인력 확대 반대 논리는 힘을 잃게 된다.

서남대 의대 정원의 향배에 따라 의대 체제는 바뀌거나 현재 모습을 유지할 전망이다. 전북지역 내 의대가 정원을 흡수하는 형태인 경우 40개교 체제가 이어지겠지만, 국립보건의대 신설이나 타 지자체 의대 설립으로 결론이 나게 되면 의대 체제는 다시 41개교 체제로 회귀한다.

<모집인원 2928명 ‘대폭 확대’.. 의전원에서 의대 완전전환 11개교, 제주대 ‘복귀’>
2019학년 의대 입시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학부 모집인원이 대폭 확대된 점이다. 수시/정시 정원내기준으로 2016학년 2300명에 불과했던 의대 모집인원은 2017학년 2482명, 2018학년 2533명으로 확대된 데 이어 2019학년에는 2879명으로 다시 늘어난다. 원광대 전북대가 한시적으로 흡수할 예정인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까지 반영하면 실제 2019학년 의대 학부 모집인원은 2928명에 이른다.

의대 모집인원이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였지만, 2019학년에 특히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2017학년부터 의전원 체제를 전면 포기한 11개대학의 전체 의대정원이 학부 모집인원으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2019학년 정원이 환원되는 의대는 조선대 부산대 경북대 경희대 전북대 충남대 가톨릭대 경상대 이화여대 인하대 가천대(정원 순)다. 이들 대학의 학부 모집인원은 2018학년 717명에서 2019학년 1024명으로 307명이나 늘어날 예정이다.

이처럼 의대 학부 모집인원이 자꾸 변하는 것은 2005학년 첫 도입된 의전원 체제에서 비롯됐다. 2002년 김대중 정부는 학부지식/사회경험 등을 접목시킨 의료인 양성이란 취지 아래 의전원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히고 대학들을 압박했다. 본래는 시범사업 격으로 의전원을 일부 도입해 경과를 살펴본 후 의대와 의전원 중 더 바람직한 의사양성체제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의전원에 대한 대학들의 반응이 부정적이었던 탓에 벌어진 일이다. 당시 정부는 전혀 연관이 없는 로스쿨 선정에 의전원 전환 여부를 반영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하게 나선 끝에 대학들을 대거 의전원으로 전환하거나 의대와 의전원 체제를 병행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대부분의 대학들은 의전원 체제를 포기했다. 교육과정 체계가 다른 의전원과 의대를 동시에 운영하는 데 따른 부담이 크고, 선호도가 높아 충분히 우수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의대를 두고 굳이 의전원 체제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하던 서울대 전남대 연세대 한양대 고려대 중앙대 영남대 충북대 동아대 성균관대 아주대 등 11개교였다. 이들 대학은 2014학년까지만 의전원 선발을 실시하고 2015학년부턴 의전원 체제를 포기, 의대로 전환하겠다고 결정했다.

다만, 의전원이 갑작스레 없어지는 데 대한 반발이 컸다. 기존 의전원 입학을 위해 준비해오던 수험생들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높았던 때문이다. 의대 입시와 의전원 입시는 지원자격과 전형방법 등에서 차이가 커 교차 대비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여기서 교육부는 학사편입학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본래 학사편입학은 학부 재학생 중 결원이 생긴 경우에 실시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기존 의전원 수험생들의 기회상실이라는 역효과를 막기 위해선 꼭 필요한 제도였다. 정원의 30% 수준에서 학사편입학을 계속해서 실시함으로써 기존 의전원 수험생들에게 일정 기회를 부여하는 완충작용을 꾀한 것이다. 의대/의전원 병행 11개대학의 경우 2015학년부터 4년간 학사편입학을 실시하기로 했다.

학사편입학으로 입학하는 경우에는 대학 3학년 과정부터 학업을 시작하게 된다. 때문에 학사편입학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2년 전부터 신입생을 일부 미선발해 학사편입학 정원을 비워둬야 한다. 예를 들어 2018학년까지 학사편입학을 실시하는 대학의 경우 의대 정원이 100명이면 30명은 2016학년까지 미선발하고, 70명만 선발해둬야 차후 학사편입학을 실시할 수 있다.

이들 11개 대학의 학사편입학 종료시점은 2018학년이었기에 2016학년까지만 정원을 학사편입학 대비 목적으로 일부 미선발하고, 2017학년부턴 정원이 본래대로 환원될 계획이었다. 다만, 교육부가 학사편입학 실시 4년 이후에는 대학 자율에 맡긴다는 공문을 보내는 등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로 서울대와 연대는 학사편입학을 1년 연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2017학년 9개교, 2018학년 2개교가 각각 정원이 환원되는 결과가 됐다. 2017학년과 2018학년 연달아 의대 학부 모집인원이 늘어난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2018학년에는 기존에 의전원 체제를 고수해오며 정시에서만 군외모집 성격의 학/석사통합과정 선발을 이어오던 동국대가 의대로 완전 전환, 49명을 전부 의대 모집인원에 배정하게 된 영향도 있었다.

의대/의전원 병행대학들의 의대전환 흐름 이후 의전원 체제였던 대학 11개교도 의대 전환에 나섰다. 2017입시부터 의전원을 포기, 학사편입학을 실시하면서 학사편입학 종료시점은 2020학년으로 결정됐다. 때문에 이들 대학은 2018학년까지는 일부 정원을 학부에서 미선발해야 했지만, 2019학년부턴 전체 정원을 학부에서 모집할 수 있게 됐다. 2019학년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난 이유다.

2019학년 의대 인원 확대엔 정원환원 11개교에 더해 제주대가 복귀한 사정도 더해진다. 그간 제주대와 동국대는 의전원 체제면서 학부 모집을 실시하는 독특한 사례였다. 의전원에 우수자원 조기확보 목적으로 마련된 학/석사 통합과정은 졸업시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았지만 2개 의전원만 활용하는 제도였다. 하지만, 현재 이 제도를 활용하는 사례는 완전히 사라졌다. 동국대가 앞선 2016년 의대 전환을 결정, 2017학년에 한시적으로 모집을 중단한 후 2018학년 의대 학부모집에 전면 나선 것처럼 제주대가 한 해 뒤인 2017년 의대전환을 결정한 때문이다. 제주대는 2018학년 한시적으로 모집을 중단한 후 2019학년부터 다시 학부모집으로 복귀한다. 제주대 정원인 40명까지 더해지면서 전체 의대 학부모집 정원은 2018학년 2582명에서 2019학년 2929명으로 크게 확대됐다.

나머지 의대/의전원은 체제 변화가 없다. 순천향대 연세대(원주) 인제대 계명대 고신대 한림대원광대 가톨릭관동대 건양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울산대 을지대는 의대 체제, 건대(글로컬) 차의과학대 강원대는 의전원 체제를 각각 유지 중이다.

<‘이례적’ 수시 ‘소폭축소’ 62.%.. 7개교 정시확대>
아직 정원 세부 배정안이 나오지 않은 데다 전형방법도 확정되지 않은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제외하고 보면, 2019학년 의대 학부 모집인원 2879명 가운데 수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62.8%다. 전국 37개 의대가 모두 수시모집을 실시한다. 2017학년까지만 하더라도 단대가 정시로만 선발을 진행했지만, 2018학년부턴 학종을 통해 수시선발을 도입한 상태다.

62.8%의 비중은 한해 전과 비교하면 소폭축소된 수치다. 2018학년 전국 의대 수시비율은 62.9%로 0.1%p 컸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2016학년 55.6%, 2017학년 57.8%, 2018학년 62.9%로 이어져오던 일련의 수시확대 흐름이 깨졌다는 것은 독특한 현상으로 봐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의대는 수시축소와 무관하다. 2019학년 정원환원으로 모집인원이 큰 폭으로 늘어난 11개 의대를 보더라도 부산대 경북대 충남대 가톨릭대 경상대 인하대 가천대의 7개교는 수시를 소폭이나마 늘렸고, 경희대는 2018학년과 사실상 동일한 전형별 비중을 유지했다.

정원이 늘어난 의대들 가운데 정시확대에 나선 것은 조선대 전북대 이화여대의 3개교다. 늘어난 정원을 배정하는 과정에서 정시에 다소 무게를 싣는 결정을 내린 곳들이다. 여러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물이란 게 대학들의 설명이다. 정시비중을 늘린 한 의대 관계자는 “정시는 별다른 준비 없이 인원을 늘릴 수 있는 전형이다. 수능성적 학생부성적 산출만 잘 이뤄지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 학종이나 논술 등 수시는 갑작스레 인력을 확대하면 평가/채점 인력을 확충해야 하는 등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때문에 일단은 정시에 좀 더 많은 인원을 배정했다. 여건을 살펴 차차 수시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원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도 정시 인원을 늘린 의대도 있다. 건양대 전남대 연대 한대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전남대는 전체 125명 정원 중 12명을 수시에서 정시로 이동시키며 적극적인 정시 확대 행보를 보였다. 학종 모집인원은 고스란히 유지됐지만 교과전형이 크게 축소된 모양새다. 연대는 논술을 줄여 정시 5명을 늘렸고, 건양대는 교과 인원 6명을 정시로 이동시켰다. 한대는 학종과 논술에서 각 1명을 줄여 2명의 정시인원을 늘린 모습이다.

결국 정원이 늘어난 대학 중 3개교, 정원변화가 없지만 정시를 늘린 4개교 등 7개의대가 2019학년 이례적으로 발생한 수시축소 현상의 주된 원인이다. 교육계에선 이 같은 변화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정시보단 수시에 무게를 둔 전형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교육 전문가는 “모든 전공에 적용될 수 있는 얘기긴 하지만, 의대는 특히 인성이 중요시돼야 하는 전공이다.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 있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수시에선 면접, 서류평가 등을 통해 최소한의 인성검증이 행해질 수 있지만, 정시는 수능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구조 상 인성평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2018학년 정시에서도 의대 면접이 실시되는 곳은 서울대 고대 아주대 인제대까지 4개교에 불과했다. 대교협이 2019학년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발표할 때만 하더라도 의학계열에 전면적으로 인/적성평가가 도입될 것으로 보였지만, 이후 진행은 지지부진하다. 현재 서울대 등이 실시하는 다중미니면접이나 인/적성평가를 전면 도입하지 않는 이상에는 정시보다 수시에 맞춰 선발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수시 변화상.. 학종 27.6% 최다, 교과 논술 특기자 순>
한해 전보다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수시는 여전히 정시보단 비중이 확연히 큰 전형이다. 개별 전형들을 따로 놓고 보면 정시가 최대 전형이지만, 수시 전체를 합산해서 보면 37.2%의 정시보단 62.8%인 수시의 몸집이 더 크다.

때문에 의대 합격을 위해서는 수시를 적극 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 중에서도 학종이 최우선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 수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큰 전형이며, 지속적인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9의대 수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전형은 27.6%의 학종이다. 이어 24.8%의 교과, 9%의 논술, 1.6%의 특기자 순이다. 2018학년 처음으로 교과를 누르고 수시에서의 최대전형이 된 학종은 2019학년 들어 더욱 그 격차를 키운 모양새다. 2018학년에는 학종 26.3%, 교과 24.8%로 학종의 비중이 2019학년에 비해 다소 낮았다.

2019의대 학종은 변화상이 제법 많다. 울산대 학생부종합, 중대 탐구형인재, 연대(원주) 면접형, 가톨릭관동대 고른기회, 충북대 학생부종합Ⅰ 등 그간 의대와는 거리가 멀던 전형들에 의대선발이 도입된 변화들이 눈길을 끈다. 반면, 가톨릭관동대 강원인재, 충북대 지역인재처럼 2018학년과 달리 2019학년에는 의대를 선발하지 않는 전형들도 존재하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018학년까진 논술전형이던 지역인재를 학종으로 전환한 울산대도 주의깊게 살펴야 할 의대다.

교과 역시 마찬가지다. 연대(원주) 학생부교과는 2019학년 들어 의대를 선발하지 않기로 한 전형인 반면, 충남대 지역인재, 충북대 지역인재, 가천대 학생부우수자 등은 2019학년부터 의대 선발을 실시하는 전형으로 변경됐다. 올해부터 학부모집으로 복귀한 제주대도 수시에선 교과로만 선발을 진행한다. 일반학생1 14명, 지역인재 6명으로 총 2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논술에도 일부 변화가 존재한다. 성대가 2018학년까지 이어온 의대 논술선발을 2019학년 들어 없애기로 결정한 때문이다. 이로써 성대는 최상위 의대로 불리는 ‘빅5(서울대 가톨릭대 연세대 성균관대 울산대)’ 중 서울대에 이어 두 번째로 수시에서 학종100%선발을 실시하는 대학이 됐다.

성대가 논술에서 의대선발을 폐지하기로 한 것은 전공 특수성을 고려한 결과물이다. 성대 입학관계자는 “의대 논술폐지는 의학계열의 특성을 고려할 때 논술보다 학종 선발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내부 의견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중에서도 최상위 선호도를 지닌 성대가 논술선발을 포기한 것은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끝에 내린 결론이란 분석도 존재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의대 논술은 공교육정상화법 발효 이후 난이도를 낮추는 게 관건이다. 2년 연속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할 시 모집정지 등이 주어지는 것은 의대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의대 지원자들의 학업역량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너무 쉽게 논술고사를 출제하면 동점자가 대량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미 2018학년 수시 논술의 경우 의대가 아닌 다른 모집단위에서조차 동점자가 상당수 나오고 있다. 이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면 정시 모집인원을 대폭 줄이는 결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성대는 과감하게 논술에서의 의대 선발을 폐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양새지만 명확한 방향을 정하지 못한 대학들의 경우 고충이 클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눈여겨볼만한 의대 논술의 또 다른 변화는 인하대가 선발을 재개한다는 점이다. 2017학년까지 논술로 의대를 선발해오다 2018학년 선발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던 인하대는 2019학년 다시 의대 논술선발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전형방법은 논술70%에 학생부교과30% 합산이며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의 4개영역 중 3개영역 이상 1등급을 받으면 수능최저를 충족한다. 과탐은 2과목 평균을 적용하기에 2과목 모두 1등급이 나와야만 수능최저에 활용 가능하다.

특기자는 수시전형 가운데 한해 전과 같은 모습을 유지한 유일한 전형이다. 연대 고대 이대 연대(원주)의 4개교가 2019학년에도 고스란히 특기자 선발을 이어나간다. 모집인원도 변함이 없다. 연대가 과학공학인재로 가장 많은 27명을 선발, 명실상부한 특기자중심의 전형체제를 이어나가는 가운데 고대는 10명, 이대는 5명, 연대(원주)는 3명을 각각 특기자로 선발할 예정이다.

<정시 변화상.. 모집군 변화, 가톨릭관동 인문 신설 ‘눈길’>
정시도 변화가 많은 편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모집군을 바꾼 의대가 있다는 점이다. 최근 4년간 의대 정시에서 모집군을 바꾼 것은 2017학년 나군에서 다군으로 이동한 인하대가 유일했다. 하지만, 2019학년에는 2개 대학이 동시에 모집군을 바꾼다. 가군 선발이던 충북대는 나군, 다군 선발이던 아주대는 가군으로 모집군을 옮긴다.

두 대학의 모집군 이동이 정시에 미치는 변화를 잘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서울지역 내지 빅5 의대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의대 정시는 가군 서울대 경희대 중대 이대, 나군 가톨릭대 연대 성대 고대 한대 등이 포진돼있는 구조다. 이들이 마지막 1장의 원서를 집어넣는 다군에 수도권 의대라곤 단대 인하대 아주대의 3개교만 존재했다. 최상위권 내지 상위권 의대에 지원하는 경우 다군의 선택지는 그다지 많지 않았던 셈이다. 다군에서 한 축을 이루던 아주대의 가군 이동은 상위권 의대 수험생들에게 단국대와 인하대 중 양자택일을 강요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지원자가 늘어남에 따라 합격선이나 경쟁률이 높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역거점국립대인 충북대의 모집군 변화도 눈여겨봐야 한다. 그간 인접지역 거점국립대인 충남대와 함께 가군에서 모집을 실시, 지원자가 다소 분산됐던 것이 이제는 가군과 나군으로 분산되며 선택의 폭을 넓게 만든 때문이다. 통상 의대 지원 시 지역 내 거점국립대 지원을 병행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모집군을 옮긴 충북대와 가군 선발을 유지하는 충남대 모두 경쟁률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인문계열이 별도 신설된 점이다. 가톨릭관동대는 대다수 의대와 마찬가지로 그간 정시에서 자연계열 수험생에게만 문호를 개방해왔는데, 2019학년부턴 3명의 모집인원을 인문계에 별도 배정하기로 했다. 이처럼 인문계열을 별도선발하는 사례는 가톨릭관동대 외에는 이대가 유일하다.

가톨릭관동대의 인문 별도선발은 인문계열 남자 수험생들에게 있어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대만 인문계열 선발을 실시한 탓에 남자 수험생은 인문계열인 경우 의대 진학을 사실상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순천향대처럼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의대가 있긴 하지만, 수학(가) 과탐 선택자에게 백분위 각 10%를 가산해줘 수학(나) 사탐 조합인 통상의 인문계열 수험생이 지원해 합격하기란 쉽지 않았다. 2019학년부턴 최상위권 인문계열 수험생들도 성별구분 없이 의대를 노려볼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된 셈이다.

관건은 모집군이 서울대와 겹친다는 점이다. 가톨릭관동대 의대는 서울대와 같은 가군에서 모집을 실시한다. 희소성이 높아 성적대가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가톨릭관동대 의대에 지원가능한 수능성적이라면 서울대 역시 지원 가능하다고 봐야한다. 두 선택지를 놓고 수험생들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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